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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살아지는걸까,살아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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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2010-01-06)   즐겨찾기(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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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

m 이랑 연락되지 않은 지 벌써 수 년 째다.

그녀는 초등학교 5학년 여름에 처음 만나 중학교 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다.
말하자면 소꿉친구인 셈인데 그녀 말고도 내게는 2명이 더 있다.
나를 포함하면 모두 사총사인데 한 명을 제외하곤 심지어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살았다.
우리는 인생의 푸릇한 시기를 함께 보내며 서로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어떤 어른이 되고 어디에 살게 될 지는 모르지만 그 때도 지금처럼 서로의 곁을 지키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친구가 다른 지방의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가면서 사이가 소원해졌다.
거리가 멀어도 마음은 가까웠던 다른 친구에 비해 그녀는 더 멀게 느껴졌다.
따지고 보면 학창시절에도 그다지 마음 맞는 친구는 아니었다.
우리는 혈액형이 안맞아서 성격도 안맞는다 농담처럼 웃으며 서로 흉을 보기도 했다.

그저 내게는 친구보다 차라리 한 집에서 아웅다웅 거리는 자매 같은 존재였다.
시시콜콜한 얘기나 장난을 주고 받는것도 아니고 척하면 착하는 맛은 없어도 그녀는 고민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겐 말하지 않아도 우리에겐 모두 털어놓곤 했다.

그녀는 지나치게 성실하고 진지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되돌아보면 나는 m의 그런 점을 사랑했던 것 같다.
그녀의 소녀답게 순수하고 여성스러운 감성은 이성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시험이 끝나면 거의 우리 집에 모여 떡볶이나 라면 같은 간식도 같이 먹고 만화책도 읽곤 했는데 그녀는그 순정만화 속 여주인공 타입이었다.


어쨌거나 시쳇말로 나와는 코드가 맞지 않지만 좋은 남자에게 시집가 우아한 인생을 살 거라 믿었다.

그러나 연락이 뜸해졌던 그 몇 년동안 아주 가끔 만나는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m이 너무 살이 쪄 건강을 해쳤고  그런 본인의 모습이 싫어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소릴 사총사의 한 멤버에게 들었다.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가게가 너무 바빠 연락도 뜸한 것일뿐 무소식이 희소식인 줄 알았는데....조금 충격을 받았다. 
바로 연락을 취해봤지만 M은 내 연락에 전혀 반응이 없었다.나뿐 아니라 다른 친구의 연락도 차단한 듯했다.

어째서일까. 나와 나를 둘러싼 주변은 거의 큰 탈은 없다. 내 주위의 삶은 언제나 잔잔하다 따분할 정도로....
그렇게 생각해왔는데 어느 날 정신차려 보니 격랑에 휩쓸려 나와 친구들은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그때의 우리의 시절은 너무 아름다웠다.
하나 하나 기억해 보면 짜증나고 좋지 않았던 적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향수를 자아낸다.

연락이 안되던 초창기때, 지금은 너무 바빠서 그렇겠지, 짬이 나면 안부를 물어 오겠지 싶었다.그렇게 기다리다 궁금해 또 연락해 보지만 여전히 답은 없다.

나중에는 화가 난다.
힘들때 옆에 있어주겠다던 그녀의 옛날 맹세가 다 거짓처럼 느껴지고 배신감도 느끼지만 곧 그보다 큰 죄책감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왜 진작 관심 갖지 않았을까. 무엇이 그리 힘든지 왜 털어놓지 못했을까.


종국엔 그것이 원래 각자의 인생이라고 치부해버리면 마음이 편할지도 모른다.
사총사 중 한 명인 S는 내게 기다려 주자고 한다.
그녀의 어려운 상황이 이해 안되는 게 아니니 정리가 되고 그녀가 연락할 마음이 들때까지....그것만이 어쩌면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겠으나 마음은 개운하지 않다.






밉고 안타깝고 그립고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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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written location : KOREA Seoul 명예회원 만년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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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9 23: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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