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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라기
글쓰시고 싶으신 분 아무 분이나 남기세요.그런데, 너무 무미건조할까봐 미리부터 걱정되네요. ^^*
대들보 위의 군자

후한말(後漢末)에 진식(陳寔)이라는 사람이 태구현(太丘縣)을 맡아 다스리고 있을 때였다.  그는 성품이 교만하지 않고, 남의 괴로움을 잘 짐작하여 일을 처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매우 공정하여 백성들의 신망이 매우 높았다.  
어떤 날 진식의 집에 도둑이 들었다.  진식이 보니, 한 사나이가 집에 들어오더니 가만히 대들보 위에 숨는 것이었다.  진식은 시치미를 떼고 잠잠히 있다가, 이윽고 아들과 손주들을 불러들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대저 사람이란 스스로 힘쓰지 않으면 안되는 법이니라.  세상 사람들이 다 비웃는 그런 불량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찌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겠느냐.  다 본성을 닦지 않은 까닭이니라.  그렇게 되면 차츰 나쁜 버릇이 습관이 되어 마침내는 부끄러울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인데, 이를테면 대들보 위에서 지금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저 군자(君子)도 그런 경우라 할 것이니라."
숨죽여 이 말을 듣고 있던 대들보 위의 도둑은 그만 쿵하고 아래로 떨어졌다.  도둑은 방바닥에 엎드려 죽을 죄를 지었다며 사죄하였다.
진식은 가만히 그를 살펴보더니 말했다.
"자네 행색을 보니 아무래도 악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네.  필시 집안이 너무 가난하다보니 그리 된 것이겠지."
그리고는 비단 두 필을 주어 돌려보냈다.
이런 일이 있은 다음부터 진식이 다스리는 현 안에서는 도둑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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