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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지성
크론병 이란게 참...

전 확실히 크론병이 맞나봅니다.

뭐 내과전문 교수님께서 확진을 한거지만 크론병이란 것이 확진을 하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려운 병중에 하나라고 하시더군요.

왜냐하면 증상이 확실하지 않고 5~6가지의 증상이 모두 일치해야 완벽히 크론병이라고 확진을 하는데 이 5~6가지의 증상이 참 다양합니다.

첫째는 장궤양 (장내 벽이 계단식으로 허물고 딱딱해지거나 장협착이 오는 증상)이 있어야 하고요.

둘째는 크론병의 합병증으로 오는 복잡성 치루나 기타 항문관련 질환이 있어야 하고

셋째는 끊이지 않는 설사... 즉 크론병 환자는 된변이나 진변을 보기가 힘들어요. 매일~ 늘~ 설사를 하게 되죠. 사실상 이 설사가 장궤양이나 치루의 원인이 되는 가장 중요한 증상이죠.

넷째는 면역력 이상이라는 증상인데요. 면역력이라는게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 면역이라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내 장기를 적으로 오인하여 외부의 위협을 막는 것이 아니라 내 몸속의 장기를 공격하여 파괴하는 것이죠. 덕분에 첫째 증상에 적혀있는 장궤양이 발생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초음파 검사나 엑스레이 검사나 CT검사다양한 소견들을 집합해서 이 사람이 크론병이다!! 라고 확진을 하는 것인데 저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오는것이 힘들다는 점이죠.

여튼간에 서론이 길었네요...

크론병은 완치약이 나오지 않은 희귀난치성질환 이에요.

덕분에 아직 완치약은 없고 호전을 시켜주는 약만이 존재하죠. 지난 4주정도 크론병 약을 먹어봤는데 상당히 호전이 되었네요. 크론병 약이란게 상당히 다양해요. 아침 식후 8알을 한번에 삼켜야 하는 약(소론도 정 8알)도 있고 매 삼시 세끼 먹고 먹는 약이 5알(후로스판정 1알,씨제이후라시닐정 2알,아사콜디알정 2알)이 되네요. 따라서 아침에는 8알+5알+진통제 4알(울트라셋이알 2알, 리리카 2알) 총 17알을 한번에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요 -_-;;; 아침엔 약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헐~

이렇게 꾸준히 먹다보니 장궤양이 줄었는지 장협착이 줄었는지 통증이 많이 완화되었고 가장 큰 문제였던 설사가 멈췄네요.

만성 설사가 장궤양과 장협착, 복통, 장내출혈의 원인이거든요. 설사가 멈춘지 한 1주에서 1주반 정도 되었는데 기존보다 많이 통증이 사라졌답니다.

아예 약을 안먹고 살고 싶지만 완치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병이라 완치약이 개발될 때까진 평생 이 약들을 매일아침 점심 저녁으로 먹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요즘같아서는 이정도만 되면 다시 사회에 돌아가도 될 듯할 정도의 수준이니깐요. 혹여나 크론병으로 이 일기를 검색해서 읽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일기를 좀 자세하고 길게 적고 있답니다.

저 담당 교수님이 말씀하시죠.

크론병은 친구처럼 달래면서 살아야 하는 병이라고요.

몸관리 잘 하면서 운동 잘하면서 도 잘 먹어가며 생활하면 장궤양이나 장출혈, 치루 등의 크론병의 무시무시한 합병증들이 많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합니다.

솔직히 크론병 보다 크론병의 합병증들이 더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저같은 경우는 크론병인지 모르는 상태에서(진단조차 하기 힘든 상태) 희귀난치성 복잡성 치루성 직장주위 농양 및 직장주위 누공 이라는 병명로 인해 병원에서 1년동안 7번의 전신마취 수술을 하고 나와야 했지요.

누공 치료를 위해서 왠만한 사람들이 맨정신으로 하기 힘든 장루라는 인공항문을 배꼽 옆에 뚫어놓고 6개월동안 그쪽으로 변을 보다가 다시 뱃속으로 집어넣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크론병 진단은 저 수술들이 다 지나가고 난 후에 일어난 일이랍니다. 차라리 수술들이 지나가는 도중에라도 크론병에 대해서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 수술의 횟수가 적어지거나 빠른 회복이 되었을 거라 예상하기도 한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본인이 복잡성 치루가 있거나 직장주위 누공 또는 농양이 있다면 혹시나 크론병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크론병은 외과의사가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과의사가 진단하는 것이라 외과적 수술을 집도하는 교수님들도 음? 하면서 의심만 할 뿐이지 선뜻 진단을 할수 없는 병이므로 환자가 먼저 크론병 의심을 하고 진찰을 받아봐야 합니다. (제 경험상)

선뜻 외과적 수술을 했는데도 회복이 느리거나 수술부위가 레지던트던 교수던 의사들이 예상하는 시각보다 빨리 아물지 않으면 바로 의심해봐야 하고요. 고쳤는데 다시 재발하는 것이 빠르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내용이 상당히 길었네요. 이정도면 크론병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봤지요?

참 마음은 힘들고 서럽고 슬픕니다. 서른세살부터 평생의 불치병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게...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 골다공증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이다 고혈압이다 당뇨병이다 하면서 평생 약을 드시잖아요... 차라리 그런 약을 좀 일찍 시작했다 생각하고 살아가야 좀 더 마음이 편할 듯 싶습니다.

희귀 난치성 질환이라 약값이나 진찰비도 1/10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약값 걱정은 거의 안하셔도 됩니다. (1달기준 진찰비 1,300원(대형병원 기준)/ 약값 1만원 안팎)

더 자세한 것을 알고 싶거나 궁금한 사항은 댓글로 받습니다. ^^

이상 크론병 확진환자 푸른지성이였습니다.

비버
2012-01-07 22:31:12

허얼........
꿀벌
2012-01-08 21:03:31

알약을 잘 못먹는 저로서는 약에 압박이;; ㅠㅠ
굉장히 상세하네요~~~@ 비슷한 병명 분들께 도움이 많이 될것 같아요~!~!
항상 힘내시구요!!!
푸른지성
2012-01-09 20:11:20

^^ 한번에 열몇알 삼키다가 목에 걸리면 크윽....
마니 아퐈요...
blackrebel
2012-02-11 00:37:41

힘네세요 나이들면 몸도 가는걸 조금 일찍 격는다 생각하시면 마음이라도 편해지려나
푸른지성
2012-02-11 06:07:07

일찍 겪는거죠 뭐....
말다☆
2012-07-21 09:25:57

헙... 알약 못먹는 저한테는 너무 힘들겠어요
알약이라면 질색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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