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의 호구다

우리 관계에서 나는 결국 호구다

그렇지만 호구짓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쪽은 결국 나니까

계속 호구 짓하면서 널 만나겠지

이전 관계에서 내가 늘 이겼다면 

 넌 결코 나에게 져주지 않는 사람이란걸

 넌 아주 냉정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야

그래서 내가 아무리 눈물바람으로 감성적으로 호소해도

네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것이라면 콧방뀌도 뀌지 않지

결코 내가 널 떠날 수 없을거란걸 

내가 지고 말거란걸 잘 알고 있는 듯 해

아니 어쩌면 상관없어 하는 것 같기도

그래 나는 널 버릴 수 없어 

네게 무슨말을 듣던 어떤 상처를 받던

너한테 쩔쩔매고 있는 쪽은 나니까

그래서 그런 말을 듣고도 나는 집에 가지 못하고

너와 밥까지 먹고 집에 왔어

집에 와서 나는 울었지

아침까지 울었어 

서운하고 속상해서 울었지만

이성적인 사랑을 원하는 너와는 이성적인 사랑을 해야겠지

애처럼 징징대는건 너한테 통하지 않겠다만

그래도 가끔 기댈 수 있는 사람이길 

나를 위로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내가 안 흔들릴 자신이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