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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해변가에서서정윤 . 소리치고 있다 바다는 그 겨울의 바람으로 소리지르고 있었다. 부서진 찻집의 흩어진 음악만큼 바람으로 불리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했다. 아니, 물보라로 날리길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겨울의 바다 내가 바닷물로 일렁이면 바닷가에서 나의 모든 소리는 바위처럼 딱딱하게 얼어 버렸다 것으로부터 떼어 놓았다. 고개를 돌리지만 무너진 그 겨울의 기억을 아파하며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 내 속의 시간 오히려 파도가 되어 소리치는데 바다엔 낯선 얼굴만 떠오르고 있 미시시피의황혼 겨울 황혼은 갈매기 울음으로 차다 미시시피 하구 뉴올리안즈 아가씨와 함께, 함께 어둠을 맞자 멕시코만의 미풍 속에서 하늘과 바다는 하나가 된다. 아직 외로움을 알지 못한 사람은 미시시피로 가라 이미 푸른 어둠은 물결로 펄럭이고 휘날리는 고동 소리에 목메이듯 우리는 잠시 가난하다. 언젠가 정지해 버릴 시간이 온다. 빛을 다오 아주 강한 빛을 다오 미시시피처럼 모든 것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황혼은 록키에 고여지고 없어지고 사라지는 시간이 슬프다 순간의 생명을 위해 우리는 기도할 수 있을까? 하나의 인생을 다오 하나의 사랑을 다오 하나의 믿음을 다오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처음일 수 있다. 슬픔은 홀로 슬퍼하고 외로움은 속으로 속으로 삭이는 것이지만 인생은 살아주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 살려거든 살아라! 바다 에서 바다에서 아내의 차가운 손을 건진다 물보라로 뒹구는 그림자가 나에게서부터 누워 있었다. 소리질러 잡을 수 없는 낱말들의 죽은 비늘이 살아 있는 모두의 아픔으로 일어서고 있다. 바다 풀잎이 거품을 물고, 파도에 서고 바람에 머리를 날리며 아직 지우지 못한 아내의 일로 그들 속에 서 있는 나를 본다. 아내의 손은 늘 차가왔다. 뼛속까지 한기를 품으며 나는 바닷바람으로 불리고 있었다. '. 비의 명상 하늘은 가난한 자들의 꿈으로 잔뜩 흐린 우리들의 하늘은 나무가 비에 젖는 줄도 모르고 해서 쓸쓸한 인생을 한 줄의 언어로 남기기에는 우울하다. 빈 웃음으로 사라지는 것들을 가슴으로 지키고 있는 미처 깨닫지 못하던 나의 삶 빗속에 홀로 선 나무만큼도 자유롭지 못한 꿈이 가난한 우리들에게 비는 그냥 비일 뿐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는 연약한 빛을 따라 나는 나무가 되지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것으로 .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부러워 않을 수 있다 밤하늘 윤동주의 별을 보며 그의 바람을 맞으며, 나는 오늘의 이 아픔을 그의 탓으로 돌려 버렸다 헤어짐도 만남처럼 반가운 것이라면 한갓, 인간의 우울쯤이야 흔적없이 지워질 수 있으리라 하루하루가 아픈 오늘의 하늘, 어쩌면 하염없이 울어 버릴 수도 있으련만 무엇에 걸고 살아야 할지 추억을 인정하자 애써 지우려던 내 발자국의 무너진 부분을 이제는 지켜보며 노을을 맞자. 바람이 흔들린다고 모두가 흔들리도록 버려 둘 수 없다는 걸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것을 또 잊어야 했나?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순간은 육신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 내 가슴에 쓰러지는 노을의 마지막에 놀라며 남은 자도 결국은 떠나야 한다. 2 아무도 객관적인 생각으로 남의 삶을 판단해선 안 된다 그 상황에 젖어보지 않고서 그의 고민과 번뇌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가 가졌던 그 숱한 고통의 시간을 느껴보지 않고서, 그 누구도 비난해선 안 된다 너무 자기 합리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지만 그래도 가슴 아득한 곳에서 울려나오는 절망은 어쩔 수 없고 네 개의 가시로 자신은 완전한 방비를 했다면 그것은 가장 완전한 방비인 것이다 3 나로 인해 고통 받는 자 더욱 철저히 고통하게 해 주라. 고통으로 자신이 구원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남이 받을 고통 때문에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아닌 것은 아닌 것일 뿐 그의 고통은 그의 것이다. 그로 인해 일어난 내 속의 감정은 그를 더욱 나약하게 만들 뿐 아닌 것은 언제나 아닌 것이다 그로 인한 고통이 아무리 클지라도 결국은 옳은 길을 걸은 것이다. 4 나의 신을 볼 얼굴이 없다 매일 만나지도 못하면서 늘 내 뒤에 서 있어 나의 긴 인생길을 따라다니며 내 좁은 이기심과 기회주의를 보고 웃으시는 그를, 내 무슨 낯을 들고 대할 수 있으리. 부끄러움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지만 자랑스레 내어 놓을 것이라곤 하나도 없기에 좀더 살아 자랑스러운 것 하나쯤 내어 보일 수 있을 때가 되면 자신있게 신을 바라보리라 하지만, 헤되어질지는, 아니 영원히 없을지도 모르겠기에 가 더욱 작게 느껴지는 오늘 나를 사랑해야 할 것인가, 나는 5 나, 인간이기에 일어나는 시행착오에 대한 질책으로 어두운 지하 심연에 영원히 홀로 있게 된대도 그 모두 나로 인함이기에 누구도 원망할 수 없으리 내 사랑하는 내 삶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으니 나, 유황불에 타더라도 웃으려고 노력해야지. 내가 있는 그 어디에도 내가 견디기에는 너무 벅찬데 나를 이토록 나약하게 만든 신의 또다른 뜻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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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881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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