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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그 할아버지

바로 우리옆집엔 그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어느날 빛으로 넘어간 집을 경매로 싸게 샀다고 자랑하면서 장황한 설명을 하시던 그 할아버지...묻지도 않던 애기를 서슴없이 애기 함서도 자랑이 이만 저만...수염도 텁수룩하고 피부는 꺼칠하고 의복은 남루해도 다른 보통의 노인들과는 다르게 지적인 풍모가 엿보이고 대화도 아는 것이 많던 할아버지...암튼 경매로 넘어간 집을 사갔고 이사온 할아버지...난 주차 문제로 어차피 그 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낸단 것이 여러모로 유익한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친하게 대화하고 먼저 차여부를 묻고...그 할아버지의 친절로 난 편안히 주차를 할수 있어 좋았다.비록 우리집 앞이라 해도 주차 구획선이 할아버지옆에 그어 있어서 우선권은 그 할아버지가 갖고 있었다고 생각하고...사실이 그런것 아닌가 ...도로라도 해도 자기집앞이란 이유로 도로가 바로 자기의 소유인양 행세하는 사람들.은연중 그렇게 떵떵거림서 차를 못두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니던가...전에 살았던 그 심술굿은 할아버지에 질려서 이번엔 좋은 할아버지가 이사와서 편하게 차를 주차할수 있다고 판단하고 ....할아버진 일제시대에 동경에서 대학을 나왔다고 자랑이 대단했다...일본에 있는 그 유명한 대학인 와세다 대학교 영문학부....대단한 지식인...그 연세에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단 것은 실로 경이적인 일이 아닐가...그러나 그것이 진실인지 허구인지는 검증이 안되어 몰라도 유식한것은 사실이었다.영어의 회화도 유창하고 .....일상의 대화에서도 영어단어가 불쑥불쑥 섞어 사용하는 그 유식함...할아버진 교육계서 정년을 맞고 이젠 편안히 살고 있단다.아들은 둘인데 하난 중앙부처 고위직이고 집에 델고 사는 아들은 번역일을 한다고..얻은 며느리는 모 농수산부 장관이던 인사의 딸이라고....그리고 588 종점에 빌딩을 사놓고 지방에도 부동산이 많다나...헌데 할아버지의 생활은 퍽도 어려워 보였다.그런 부와 자식을 두고서도 왜 그렇게 초라하게 살고 있을가....술을 퍽이나 좋아하셨다...어느 날이었다..가계서 소주에 새우깡을 놓고서 노인 둘이서 마시고 있었다...세상에....것도 소주에 새우깡에 술을 마시다니...노인들이...가계로 들어간 난 맥주 10병과 생선켄 4개를 사서 드리면서..- 할아버지 여기서 잡수지 말고 집에서 잡수세요... 그리고 안주없이 소주 잡수시면 속이 상한데요...맥주 잡수세요..왜 소주잡수요..- 아냐 ...이 사람아..난 맥주보담은 소주가 좋아... 어디 맥주가 술이간디..? 나 저걸 소주로 바꾸어 먹을라네...암튼 고마우이...그 후로도 할아버진 자주 소줄 좋아해서 자주 마시곤했다.한번은 자기집서 커피 한잔 하자고 억지로 끌어서 들어갔다.역시 할아버진 그 비좁은 방에서 불도 들어오지 않은 찬 방에서 거기하고 계셨다.그리고 웃목엔 식은 찬그룻과 식기...먼지 쌓여 놓여 있는 커피잔들...너덜 너덜한 이불이 때가 더덕 더덕 끼어있는듯히 초라한 이불과 방안 풍경...그렇게도 자랑이 떠날듯이 자식자랑에 돈 자랑하시던 그 할아버지..같이서 살지도 못하고 혼자서 빈방에서 쓸쓸히 살고 계신 할아버지..궁금하고 이해가 안되었다.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가....그 자랑이 떠날듯이 난리였던 아들들은 이렇게 팽개치고도 아들이라고 할가..이렇게 초라하게 살게 해두고서도 ...이런 아들들을 자랑하던 할아버지...불효자란다..할아버진 자식들이 방치해 두고 아무런 도움도 안주고 재산분배에만 신경쓰고...옆에 사시던 할아버지의 애기였다..그렇구나.그렇게 주위인이 챙피해서 그렇게 감추고 살았구나...그렇게 산들 무슨의미가 있고 부자인들 무슨 소용이란 것인가....따뜻한 방에서 맘놓고 술한잔 마시지 못하는 이런 불쌍한 할아버지...용돈도 주질 않은가보다..나중엔 리어카로 헌고물 줍고하시더니....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집앞에 갑자기 < 謹 弔 >라고 쓰여진 등이걸려있었다.지난 밤에 할아버진 그렇게 쓸쓸히 돌아가셨단다...그 추운 겨울이 오는 이때쯤인가 보다...일년전...오늘같은날...그래도 웃으면서 지난날을 장황하게 애기하시던 그 할아버지가 생각난다...어떻게 눈감으셨을가....그 많던 부동산과 재산을 두고서....그애기가 사실이라면...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길 기다렸다는 듯이 그 집은 벌써 다른 사람으로 주인이 바뀌었다인생은 그렇게 바람같이 어느날 사라지고 마는 것을.........왜 그렇게 바둥대면서 사느 걸가...안개같이 사라지는 인생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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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868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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