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전화를 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류시화 당신은 마치 외로운 새 같다 긴 말을 늘어놓지만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니까당신은 한겨울의 저수지에 가 보았는가 그곳에는침묵이 있다.억새풀 줄기에마지막 집을 짓는 곤충의 눈에도 침묵이 있다.그러나 당신의 침묵은 다르다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누구도말할 수 없는 법누구도 요구할 수 없는 삶그렇다, 나 또한 갑자기 어떤깨달음을 얻곤 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정작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생각해 보라, 당신도 한때 사랑을 했었다.그때 당신은 머리 속에 불이 났었다.하지만 지금 당신은 외롭다당신은 생의 저편에 서 있다.그 그림자가 지평선을 넘어 전화선을 타고내 집 지붕 위에 길게 드리워진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858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