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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그리운 친구들아

이젠 그렇게 가을이 우리 곁으로 서서히 오고 있나 보다아침 저녁은 그런데로 지낼만 하니 말야..올해는 무슨 비가 ㅡ그렇게도 내려서 많은 사람들의 시름을 드리워 주었는지 모른다 ..석아...네가 있는 그 남쪽 지방도 올해는 그런 게릴라성 비땜에 고생이 많았지...가끔 고향에 가면 너희들의 얼굴들이 사라지고 없는 것을 목격하면 어떤 마음인지 아니?이방인으로 머물다 오곤 한단다.네가 없는 너의 집을 가기도 그렇고 ...여전히 너의 어머님은 건강하시고 부지런 하고 그렇지...석아...우리들은 퍽도 친하고 유난히도 많은 추억들을 만들면서 지냈던 것 같애그 보랏빛 순정을 물들이면서 여기 저기로 돌아다닌 날들...오늘 난 토요일이지만 책상위에서 너희들을 그린다며칠 후면 고향에 갈거야늘 가는 고향이지만 갈때 마다 늘 외롭고 뭣인가 잃어 버리고 오는것 같은 허전함이 드는 것을 어쩔수 없구나....석아...생각 나니?우리가 그날 추석날이던가?대안 마을에 놀러 가면서 누구의 아이디언지 모르지만 거지 복장을하고 그마을을 들어갔던 날...아마도 아는얼굴들을 깜쪽 같이 속히려는 그런 의도였지만....한참 잘 속이고 있다가 네가 킥킥 대다가 들통이 나서 거기 마을의 어떤 힘센 선배한테 혼난 기억 말이야...거지가 되고 싶었던가?아니면 어떤 장난기가 동했던가?너와 나 그리고 진이와 셋이서 우린 그렇게 다정하게 갔었지..그 사건은 결국은 부모님의 귀에 들어왔고....완고한 아버지에게 난 호된 꾸지람을 들었지..그리고 우린 널 원망했지네가 킥킥 대지 않았음 성공하였을 텐데...하고 말야...거지 행세함서 쌀을 얻으러 다녔던 우리들....허름한 바랑을 어깨에 걸치고 우린 그렇게 돌아다녔지....석아....너 웃고 있구나 그날의 그런 추억에 말야...손에 잡힐 것 같은 바로 엊 그젠데 그게 언제니?그날 우릴 혼내준 그 선배는 그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운기에서 떨여져서 사고사 했단 소식을 들었다...석아...난 시골에 가면 늘 우리들이 뛰 돌던 그런곳을 가곤 한단다거기에 너희들의 발자취가 어리고 너희들의 얼굴이 보이기 땜이다.그리운 얼굴들진이와 복이와 행과 오숙이의 얼굴이 그렇게 어린단다....그렇게도 우리와 어울려 놀던 그 친구들은 다들 어디로 갔니?그 다정스런 얼굴들....석아...흰눈이 펄펄 내리던 날에 우린 저수지에 뛰어들어 한없이 떨어지는 그 하얀 눈송이를 꽃잎처럼 입으로 받아 먹었지....하얀 눈으로 뒤 덮힌 너른 저수지의 수면....꽁꽁 언얼음위로 쌓인 눈들....그 멀어 보이던 이웃동네가 바로 손닿은 곳에 위치하고 있단것도 신기하고 해서 우린 썰매를 타고 하루해가 지는지도 모르게 놀았어....목청껏 부르던 노래들...그래서 난 꼭 그저수지에 간다그 수면위에는 너희들의 그 시절의 얼굴들이 있기 땜이다...그 잊혀지지 않은 장난기 어린 얼굴들....석아...그리운 얼굴들이 다 들 흩어져 있고 성남이 엄마는 아직도 혼자서 쓸쓸히 집을 지키고 있더구나...마치 당신이라도 마지막을 그집을 지키다가 죽은 것이 어떤 의무감 처럼 말야...온동네가 들썩이도록 떠들던 목소리도 없고 이 골복 저 골목까지 들리던 걸죽한 욕설을 하던 영길이 엄니도 이젠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니다...그 아쉬운 추억들이 사라지듯이 우리들도 언젠가 그렇게 사라지고 말거야그러면 그런 아름다운 추억을 누가 애기 하여 줄가?너는 너의 자식들을 델고 가서 어린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지 않았니?너라도 그러렴....지리적으로 가까운 너지만 우리가 조우 한것은 참 어렵더라....세상 살기가 힘든 것이냐?우리가 여유가 없는것이냐?석아.....이젠 서서히 우리들의 머리도 서리가 내리고 있다....몸은 늙어가더래도 마음만은 늘 그렇게 저수지에서 저녁이 오는 줄도 모르게 놀던 그런 정열을 늘 간직하자구나....이 가을이 가기 전에 우리 한번 만나자...저녁놀이 발갛게 물들이던 그 저수지 둑에서 우리 애기 하자구나...그 지난날의 애기들을......그럼 잘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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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884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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