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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가을 편지

그렇게 많은 비가 농부들의 심정을 아프게 하더니 어느 새 그 들판이이젠 황금벌로 변한 모습을 가끔은 보게 됩니다..어머님..벌써 가을이 왔군요..우리집 터밭에 있는 감나무엔 빨간 감이 열리고 당신이 심으신 고추는빨갛게 영글어 마음을 한결 풍요롭게 하겠지요.요즘 같은 가을 날엔........일교차가 심해서 잘못하면 감기에 걸리기 안성 맞춤입니다.감기에 주의 하십시요.영란이도 환절기 감기에 걸려서 한 1 주일 동안 혼났답니다.감기를 물렁하게 봤다가 이번에 혼이 났지요.어머님...가을이 오면 어쩐지 그렇게 마음이 풍요롭던 시절.우리들은 한 되 정도가 다 들어가는 긴 병을 갖고서 황금벌판으로 갔지요그리고 메뚜기를 잡아서 그 병에다 넣고 와서 볶아서 먹으면 그렇게 입안에 고이던 구수한 미각....그런 풍요가 가을이 오면 어김없이 되풀이 되던 시절이 아닌가요?목골 밭으로 가면 잘 읽은 고구마를 캐서 풀에다 쓱하니 닦아서 먹으면 달디단 고구마의 싱싱한 단맛...입기엔 자주빛으로 물 들어도 마냥 마음이 풍요롭던 시절...가을이면 우린 그렇게 모든것이 넉넉하곤 했어요..대안들 논에서 벼를 저 나르면 가지가 휘어지게 열리던 영기네 감나무지금도 그 감나무에 감히 휘어지게 열리던 가요?맨 가지에 빨간 감이 주렁 주렁 달린 모습은 얼마나 멋있는 정경을 연출하던지....그 영기네 감나무는 하얀 눈이 내릴때까지 까치 밥이라고 맨 꼭대기에 남겨두곤 했지요..까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따지 못해서 그런것이 아니 던가요..하얀 눈이 내려도 빨간 감이 달려있는 모습은 동양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죠..- 가을은 종종걸음으로 걸어야 한단다..종종걸음은 빨리 빨리 걸어야 한단 애기셨고 어김없이 아버님은 가을이면 이런 말씀을 하시곤 했지요...그 작은 논에 농사를 지어서 생활을 하셨던 당신...피나는 노동의 댓가론 너무도 보잘것 없었던 농사짓기...그리곤 홀테로 다 홀고선 그 결실을 바라봄서 내 뱉으신 당신의 말씀.- 참...1 년동안 지은 농사가 푸딱 지구나.....이런 자학적인 당신의 독백은 저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답니다..힘들게 1 년동안 저녁이고 낮이고 다니시면서 지은 결실의 댓가너무도 허무하여 그렇게 말씀하신 아버님..그렇게도 먹는단 문제가 절실하던 시절이었지요....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살아갈수가 없었던 막막한 가난한 농촌의 실정인걸 어떤 대안이 있어야 말이죠....어머님..우리 마을 앞에 물결치던 황금벌이 언젠가 사라지고 거대한 비닐촌으로 바뀌고 쉬원한 바람을 막아 버린 지금....농촌이 이렇게 예전의 모습이 아니라 변색되어 버린 것이 어쩐지 좀은 쓸쓸함은 어쩔수 없더 군요...탁 트인 들녁,그 사이로 부는 쉬원한 가을 바람과 벼들의 물결전 예전의 그 모습이 좋아요..방죽도 그대로 있고 여시 고삐도 그대로 있고 황구더미도 그대로 있는 그런 고향이 더 좋아요..이젠 농사는 다른 사람에게 줘 버리고 지으시지 않으신 어머님..호남 들녁이 황금벌로 변한 것을 바라보면 풍년이란 생각에 기분이 좋더 군요...농부들에겐 풍년농사란 말처럼 듣기 좋은 말이 어디 있는가요?어머님..이번 추석엔 가서 뵐게요..어린 시절의 개구장이 친구들은 명절이나 가야 만날수 있잖아요..어디 명절에 제가 언제 내려가기나 했던 가요?그래서 이번 추석에 가서 여러 친구들도 만나고 어린 시절의 애기도 하고 그럴겁니다...밀린 대화도 하고 어린 시절의 동심들도 소중히 케어내서 깔깔거리고 할려고요..어린 시절의 추억이 누군들 없을가만 저에게도 잊혀지지 않은 소중한 동화같은 추억들이 많지요....- 소복이 누나와 들판이 좁을 정도로 뛰어 다니던 그런 길...- 하루가 부족하다고 하로를 하면서 뒷동산이 떠나 가도록 떠들면서 놀던 기억들....- 방죽안 가에 밭에서 일을 하면서 양천리 사람들의 장에 갔다가 오면서 나눈애기들은 머언 날의 동화같이도 귀게 쟁쟁합니다.그리고 우리 뒷편의 대안 털보 아저씨의 딸이 일을 할때는 옆눈으로 바보면서 막연한 이성을 그리워 하던 그런 시절들.....다시 내가 뛰어 놀던 가난한 내 어린 시절을 회상할겁니다...안석이도 진남이도 그리고 화섭이도 만나고 챈벤에 살던 삼범씨의 아들 재헌이도 만날거고요...가서 뵐게요.. 그때 까지 안녕히 계십시요..어머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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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868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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