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가을 산

이모님의 부음을 듣고선 마음이 울적해서 한참은 마음이 어쩔줄 몰라서 거실에서 서성대기도 했지만....- 산으로 갈가?- 아니면 그녀에게 전화해서 하루를 함께 하자고 할가?그녀의 전화가 온 것은 거의 8시가 되어서야 였다.이런 날은 집에서 있기 보다는 차라리 산에 가는 것이 더 편안할것 이란 판단이 선다.관악산에 갔다.10시에 간적은 별로 없었지.그리고 관악산에 간적도 실로 오랜만이기도 하고...가을로 깊어가는 관악산을 찾는 것은 그 산에서 자연의 장엄함과겸손을 배우러 가는 것이 아닐가?설악산 대청봉은 이미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지만 아직도 관악산은단풍이 서서히 들기 시작하고 이미 낙엽이 진 것도 있었다.휴일과 날씨가 좋은 탓도 있겠지만....등산로 곳곳엔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단풍이 서서히 들기 시작하고 떨어지는 잎새를 맞으며 걷는 등산..가을산은 이래서 좋다,산에 오는 것이 먹으러 오는 듯이 곳곳에 막걸리를 파는 행상들...산에 와서 막걸리를 먹으면 어떻게 등산을 하려고 그런 것인가...사람들은...어디를 가도 앉아서 먹기를 좋아 한다,그녀와 난 화장실에 갔다오는 바람에 그 많은 인파에 섞어 잃어 버렸다.평소의 사람이 적을때는 그냥 보이지만 오늘 같은 날은 파도 처럼 흐르는 인파땜에 자칫 하면 파뭍혀 버린다.그래서 오늘 그녀를 잃어 버리고 오르다가 늘 우리가 쉬던 곳에서 한참이나 기다리니 그녀가 온다.그녀도 날 잃어 버리고 한참이나 기다리다가 이제야 온단 애기다.나도 기다렸는데....기분이 않좋은 모양이다.- 사람이 안오면 좀 기다림 안 되나요?난 얼마나 기다렸다고....- 나도 기다리다 이제야 온거야.기다리다가 여기로 오겠지 하고 그냥 온거야...왜 내가 기다리지도 않고 온 줄 알았나?삼막사에 이르니 장사진을 지어 서 있는 사람들...점심을 얻어 먹으려는 이 사람들.점심이란 말 보다는 절에서 주는 음식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그저 줄을 섰을거다..난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주어도 먹고 싶지가 않다.그녀도 국수는 별로인가 보다.그녀와 함께 이 사람들 처럼 줄을 지어서 얻어 먹은 적이 없다.삼막사를 지나서 저 멀리 안양시내가 보이는 곳에 서서 바라보니 아래 계곡은 벌써 가을색이 완연하다.이미 초록은 그 색갈을 갈색으로 내주고 말았다.12 시가 되어 우린 그 너른 바위위에서 점심을 먹었다그녀가 준비한 점심...소고기에 절인 버섯 무침과 반찬...내가 좋아하는 금방 담근 배추 김치....그 싱싱한 배추김치는 그녀가 섬섬옥수로 절인 김치여서 그런지 더 맛이 있었다.- 그래 내가 더 이상 뭐 원했어?이 정도만 만들어 오면 내가 더 바라지 않을께...넌 이정도 요리 솜씨를 자랑하면서도 왜 그렇게 하기 싫어 해?이런 날에 경치 좋은 곳에서 먹은 맛은 어떻게 설명하겠어?이 정도만 만들어 와 봐...- 난 정말로 자신이 없어요..산에 와서 먹으면 맛이 있어서 그런가?그 많은 밥과 반찬을 다 먹었다.오늘 반찬은 그녀의 정성이 다른 날 보담도 덧 보였다.- 오늘 보니 너 요리 솜씨가 대단하구나......점심을 먹고 그 바위에서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이 맑기만 하다.스ㅡ르르 졸음이 온다.이젠 우리 이모님은 이런 하늘도 볼수없고 이런 가을산도 가보지 못하겠구나..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던가?-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하고....벌써 우리 이모님은 저 하늘나라에 가서 있겠지..이 한많은 세상사를 모두 잊고 이젠 편안히 쉬시 겠지.....오늘의 관악산...가을로 서서히 접어 들고 있었다.........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883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