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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고모님의 추억

고모가 둘이었지만......내가 기억한 고모는 한분뿐...작은 고모..계리동네 산다고 라 불렀지.아버지가 많은 형제중 막내라서 ...큰 고모는 내가 성장하기도 전에 돌아가셨단다.그런탓에......작은 고모만이 기억에 남아있다.93 세라는 연세로 돌아가신지 2 년..........글고 보면 고모는 꼭 조부님과 똑 같은 93 세..그렇게 우연하게도 당신의 아버지와 같은 천수를 누리시다가돌아가셨다....마치 부녀간에 약속이나 한듯이...그때 추석 무렵 시골에 갔을때...고모님이 편찮으시단 어머님의 애기.병 문안을 갔었지....당신이 즐겨드신단 조리뽕 몇봉지와 야쿠르트 몇병사 들고..넓은 방 한쪽에 눠있던 고모.. - 뼈만 남은 앙상한 작은 체구...- 희디흰 얼굴은 어쩜 그렇게도 아름다워 보였을가?- 아이고 너 왔냐?나 이젠 얼마 못 살것 같다.- 무슨 말씀요?고모님, 이젠 할아버지가 자신 연세를 돌파했으니 할아버지 보담은더 사셔야죠?그래서 의성가문의 장수집안이란 걸 꼭 고모님이 세워 주세요..- 아냐....요즘 점점이 정신이 없어지고 기운이 없다..오래 못 살것같다....그리곤 내 손을 잡고서 지난 날의 애기를 한참을 하셨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애기들...그 배고픈 시절을 그렇게도 오랫동안 애기했다.당신이,다시는 나와 같이서 그런 애기를 해줄수 없단 것을 예감한것인가?그리고 나선 몇 개월후에 당신은 할아버지와 같은 연세로영영 가버리시고 말았다.......고모는 나주에서 사셨다.원래는 아버지와 가까운 곳에 사셨는데 막내 아들따라서나주 읍내로 나오셨다.내가 자전거로 통학하던 시절..학교 가는 길에 있던 고모네 집..거기에늘 자전거를 보관하곤 했지.그때 마다 나와서 빙그레 웃음서 그랬다..- 그래 열심히 공부해라..니 아부지도 건강하고?늘 그랬다.아버지의 안부만 물었던 고모..어머니에 대한 안부는 거론도 하지 않았었다.그게 난 서운하기도 했다.( 당신 피 붙이만 최곤가..?? 맨날 아부지 애기야...쳇..)유난히도 많은 형제들.그중에서도 고몬 아버지를 젤로 좋아하고 신경을 썼다.막내로 자란 탓에 그랬을가?_ 니 아부지는 막내로 자라서 어디 먹을거나 챙겨주었나냐..맨날 굶고 그래도 워낙이나 큰어머니가 무서워 배고프다고 말도 못하고 살았어야.....대가족으로 한 집에 살았던 시절...많은 형제들..가난한 농촌의 생활..어디 막내 아들에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겠지.그렇게 자란 아버지.그리고 시골에 사는 여전한 곤궁한 생활.그게 안타까운 것이었나 보다.고모눈에....명절이든 어떤 의미있는 날엔..내가 자전거를 타러 오면늘 내 곁으로 다가와 호주머니에 슬쩍 돈을 찔러 주심서눈을 껌벅거리던 고모..고모부를 의식한 당신의 부자연 스런 행동..고모부 몰래 주시느라고....눈에 선하다.가난하게 사시는 당신의 동생이 안되어 보여당신은 ,그렇게 날 보면 늘 챙겨주려 했다.아버지도 그 고모를 특히 생각하여가끔 저수지에서 잡은 물고기나 새우를 잡으면내 자전거 뒤에 실어 주셨다.- 조심히 갖고가 고모님 해 잡수시라 해라 잉...고모님의 부음듣곤...내려갔다.오늘 처럼 그 날도 하루내이슬비가 궁상맞게 하루내 내렸지....그리고 고몬..한쪽에서 조용히 미소로 날 반기고.....발인날은 당신이 사셨던 그 시골선산..고모부 옆에 나란히 모셨다.하얀 천에 둘어쌓인 작은 체구...당신은 거기에........조용히 깊은 잠 드셨다.자연과 하나되기 위하여.....눈부시게 하얀 천으로 둘러쌓인 당신.어린 날에, 자주 대하고 날마다 만나도 당신은늘 그저 흐믓한 표정으로 당신은 받아주셨다.당신과 같은 핏줄이 흐르는 나..그걸 바라보는 것이 그렇게도 당신은 흐믓했을가...도닥 거려주고.....바래다 주고...무언가 자꾸 챙겨주려 하시고.....늘 인자하고 늘 편하게 대해주던 고모..오늘 고모님의 손을 잡고 대화 나누고 싶은 날이다...그 야위고 하얀 손을 잡으면서 애기 하고 싶은 밤이다.이뤄질수 없는 줄을 알면서도 ...............한번 떠 나면 다신 보지 못한줄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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