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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초라해 보이던 자신..

여태껏 살아오면서 반추해 보면 여러가지의 경험도 겪었고,황당했던 일. 보람있던 일도 있었지만......지금도 잊혀지지 않은 참담한 시절이 있었다.웅지를 품고 갔었던 신앙촌( 지금 범박동의 아파트 건설로 이권 개입등의비리가 한참 떠드는 곳 )에서 군 입대로 , 그리고 제대한 뒤의 나......다시 고향으로 왔다.다시 그 신앙촌으로 가고픈 생각은 털끝 만치도 없었다.거긴,내가 생각했던 이상향은 아니었다.궁벽한 농촌.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실.어떤 ㅡ특출한 것도 어떤 내 놓을만한 것도 없는 나.막막했다.여기 저기 이력서 넣어 보고 취직하려 해도 오란 곳은 그저 그렇고그런 곳이었다.희망이 보이지 않은 그런 농촌.여전히 가난한 집안살림.전답도 입에 풀칠하기에 급급할 정도의 작은 농토뿐.....그때의 내 일기장은,한탄과 외롬에 젖은 그런 건조하기만한 단어로 채워졌다.1 월 23 일 제대한 나..집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런 반 건달 같은 생활을 이어갔지..차라리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농사나 짓는 것을내가 나아갈 숙명으로 알았더람 덜 그럴텐데...........9 월도 저물어 가는 어느 날,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너, 면사무소에 임시직이라도 오라면 갈거냐?엊그제 네 당숙하고 애기 했다만, 한번 알아 보겠다 하더라.5 촌당숙은, 바로 면사무소에 몸담고 있는 부 면장을 말한다..- 가야제라,,놀고 있으면 뭣할라구요..한두달이 아니고 몇달을 빈둥 빈둥 놀고 있는 내가 보기에 안되어 보였던지 아버진 당숙을 만나 내 애길 한 모양.그 직이 임시직이든 아니든 당장 여기서 탈출할수 있는 길을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10 월 초에.정식으로 출근했다.-잠업 지도원의 신분..그땐, 우리 면에선 누에치기가 한참 성행하여 그 지도원으로 위촉.누에라곤, 치는 것만 봤지....어떻게 지도하란 애긴지?암튼 반가웠다.나 만의 직장에 갈수 있단 사실이.....사실, 제대하곤 지방직 시험을 응시했다.군대서 제대한지 2 달인가 지난 3 월경에..보기 좋게 실패.그놈의 수학과 영어가 역시 벽이었다.책 한번 보지 않고 응시했으니 실패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암튼 자전거 패달을 부지런히 밟으며 열성적으로 논길을 달렸다.지도원이란 것이 문자 그대로 잠업가정을 방문하고 지도 하는 것.잠사지를 보면서 나름대로 상식을 쌓았다..그해 12 월.보기 좋게 재 임용에서 탈락.참담했다.그것도 직장이라고, 2 달하고 나서 탈락 시키다니?당숙이던 부 면장이 재 임용될터니 걱정말란 말,그 말을 믿었다.헌데 그게 그렇게 뒤에서 다른 자들이 들어올려고 온갖 빽을 동원해서공작(?)을 한줄을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설마 2 달 하라고 해 놓고 탈락 시킬가?돈도 들었는데......당숙을 통했건 어쨌건 그때 갖다준 돈이 5 만원..지금의 돈으로 하면 100 만원정도??시골선 상당한 금액으로 생각된 돈이었으니깐.......( 1971 년도 10 월 물가를 보면 대강 알수 있겠지..)12 월이 지나고 나서 이듬해 초 삼일..아무런 소식이 없어 면사무소에 나갔다.- 자넨, 이번에 안되어 버렸어.어쩌지 내가 미안하네..기회를 보고 집에서 공부 열심히 하여 정식으로 시험을 봐바..이거 어디 더러워 해 먹겠어.참 나쁜 놈들..나 보고 걱정하지 말란 놈들이 그 짓을 뒤에서 할줄 몰랐지..어쩌지?내가 형님( 아버지 )보기에 미안해서 ..........- 당숙, 알았어요. 애썼어요. 결국은 이렇게 되었지만......터덜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 자전거..왠지 힘이 없다.도저히 이대로 집으로 돌아갈수 없을거 같다.눈물이 그렇게 흘렀다.- 나쁜 놈들, 세상에 두달 시켜 먹을려고 돈을 받고 그런 짓을 한담.어떻게 그럴수 있을가?집으로 가는 길옆에 있는 숲으로 들어갔다.혼자서 자신을 달래야 했다.퉁퉁 부은 얼굴로 갈순 없었다.아버지, 어머니에게 이런 사실을 알린단 사실이 더 괴로웠다.- 내가 뭐 잘 못한 일이 있어서 탈락한줄 알거 아닌가?얼마나 못난 놈이면 겨우 두달 하고 잘린단 말인지.....어떻게 이해하여 줄건가.나중에 알고 보니, 이런 임시직을 임명 해 주곤 상당한 돈이 뒷거래되곤 했다고 한다.그러니 상급 부서의 인사 담당자들이 맨입으로 해 주겠는가?들어올려는 자들이 줄을 대고 있는 판에............- 그래, 이런 현실을 내가 몰랐지.굽실거리고 할바엔 차라리 정식으로 떳떳히 들어가자.공부하자.책을 놓은지 몇년이 되었지만,이를 갈고서 해 보자..그래서 저들에게 보다 떳떳하고 당당한 나를 보여 주자..나라고, 저들보다 못할게 뭔가?이런 오기가 생겼다.- 위기가 기회라 했던가?이런 각오를 단단히 하고 귀가 했다.마음은 결심을 하고서 왔지만, 내 자신이 그렇게 초라해 보일수가 없었다.그때의 그런 시련의 계절이 없었다면, 난 변신에의 어떤 노력도 없이그 자리에 안주하고 말았을지도 몰랐을거다.내 자신이 한 없이 초라해 보이던 그 시절...그 아픈시절 조차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떠 오른건 왜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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