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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오래된 우정

지난주에, ㅅ 의 전화였다.한번 만나고 싶단 전화를 받은건.....오늘 약속을 했었다.준자를 언니라 따르던 ㅅ..단발머리 귀염성 스런 형의 여학생.사춘기 시절이라 여드름이 얼굴에듬성 듬성 생겼던 여중생였던 ㅅ...그 세월을 어떻게 견디고 어떻게 변했을가?궁금증이 든건 사실.가을이 이렇게 나를 추억속으로 끌어들인건가?왜 자꾸 지나간 사람들.내 기억에 흐릿하게 스쳐간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질까?ㅅ 는,나완 별다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사이도 아니다.준자를 만나러 와서 없을때 다소곳이 책을 보다가 가고 그저 얌전하게 보일정도로 귀염성스런 형의 준자 친구..고갤 까닥 하고 인사하고 지나가는 그런 정도의 사춘기 소녀..내가 군대가고 나서 위문편지를 자주 보내주던 그런 소녀였다.자주 자주 오던 위문편지....그걸 준자가 막았단다.- 그때 언니가 날 부르더니, 앞으론 절대로 오빠에게 편지 보내지말라고 경고 하더라구요...하는 ㅅ.....영등포에서 만났다.집이 안양인 그녀를 영등포로 와 달라고 한건 나 보담은시간이 여유가 있는 그녀가 올수 있을것 같아서다.......-우아한 성장으로 나타난 귀부인의 모습의 ㅅ.사춘기 소녀의 그런 천진스러움은 어딘가로 달아나고세월의 때가 덕지 덕지 묻은 우리의 평범한 아줌마...-나도 저러겠지?그녀가 바라보는 나도 저렇게 보이겠지?어떤 순수함이나, 맑은 영혼을 갖고 있지 않은 탐욕에 번들거리는 그런 속세의 때가 덕지 덕지 묻은 그런 볼품없는 남자.그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저렇게 만들어 가야 하는 우리들.어쩔수 없겠지......보쌈과 백세주 3 병.그년 술실력이 만만치 않다.잊고 지냈던 지난 시절의애기들...신앙촌에서의 내가 느꼈던 그녀에 대한 감정들.나를 향했던 그녀의 감정들.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것들을 우린 곱씹으며술잔을 기울였다.몸은,이미 50 대가 넘은 나이들이지만.......마음은, 그 사춘기 시절로 되돌아가 애기 하고 있었다.나이 먹는단 것은 현실의 애기 보담은 추억속에서 나누는대화가 더 정겹게 들린다.지난 추억은 모든게 아름답게 느껴지고 멋있게 보인다.사춘기 시절의 여드름이 돋던 귀엽던 여학생.이젠 그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이렇게 초로의 나이로만나서 술잔을 나누고 있다.마치 첫 사랑 연인 처럼.....술집을 나와 우린 걸었다.바람이 쌀쌀하다.늘 영등포는 북적대는 젊은이의 발길로 생기가 넘친다.어느 골목, 어느 길을 가도 넘치는 인파들..그 젊은인파에 섞여 걷는것도 재미가 있다.어딘가 발랄해 보이는 거리,팔팔 뛰는 생선 처럼 그렇게 리듬이 리드미컬하게 흐른다.음악소리, 손님 끄는 소리 등등그런 소음 속에 영등포는 깊은 어둠에 쌓여간다.벌써 백화점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황금색으로 영롱하게 반짝인다.12 월도 오기 전에 벌써 트리라니....년말 한 몫을 챙기려는 상술일뿐......전철을 마다하고 기차표를 고집하는 그녀.밤 기차를 타고 싶단다..그 밤 차를 타고 가면서 추억에 잠기고 싶은가 보다.나도 기차가 타고 싶어지는 가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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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859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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