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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그대 있음에....


  


새벽 벨소리에 깨어났다.
어제 늦게 잔 탓에 늦잠이 들었나 보다.
아뿔사~~!!
5시 20분을 가르키고 있는 시계침.


4시 30 분,5시...
그런 설전을 벌이다가 4 시 45 분으로 결정했다.
둘이서 서로 양보해서............


부랴 부랴 약속장소에 갔지.
벌써 30 여분을 기다리다 전화한거다.
-저 옷만 걸치고 오면 되는데 이럴수 있나요?
-미안, 미안......
깜박 잠이 들었나봐..


능숙한 운전솜씨로 관악산으로 달렸다.
새벽의 공기가 넘두 좋다.


-짧은 하얀 반바지에 빨간 티..
빨간 모자의 그녀.
요염스럽게 보일정도로 진한 화장..
-너 나이 젊게 보일려고 발악하고 있구나..
왜 그래, 정말?
내가 알잖아.
널 30 대 중반의 여인으로 본다는 거......
사람이 나이를 먹음 그 나이로 봐준게 좋지..
피부는 늘어졌는데 꼭 얼굴만 30대로 보면 그게 맞니?
-그래도..........
암튼 젊어 보인건 좋잖아요?
-그래라..
만년 30 대로 살아라
징그럽게도...........


6시가 거의 다 되어 도착한 관악산.
싱싱한 신록에선 신선한 향이 퍼지는거 같다.
따끈한 커피 한 잔의 맛.
그년 꼭 커피는 챙긴다.
따끈한 향이 목구먹을 넘길땐 행복하거든...........


새소리 지저귀고, 싱싱한 내음이 나는거 같은 이른 등산.
일찍 오면 이래서 좋다.
아무도 흡입하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맘껏 드리키니.....
일주일 동안 도심에서 매연에 찌근 페를 깨끗히 정화시켜
주는거 같아서 상쾌하다.


어제 까르푸에서 샀던 인절미와 김밥.
글고, 오렌지 몇개.
너무 좋다.


며칠 비가 오지 않아선지, 계곡은 하얀 배를 드러내 놓고 있다.
그래도 쉬원한 아침이라 좋다.
우리의 아지트.
우리만이 아는 그 편편한 바위.
거기서 쉬었다.
입구에서 여기까지 1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늘 우린 여기서 쉰다.
너른 바위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전망도 좋고,아래서 불어오는 쉬원한 바람이 너무도 기분좋다.
그녀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어 봐도 좋고.......
시시껄렁한 농을 해도 그저 좋다.


-저 때문에 이런 아침에 등산온거 고마워 해야해요.
이런 이른 시간에 저 아님 어떻게 올수 있어요?
-그래,
고맙다,
헌데 1 분만 지나면 그냥 간다더니.........??
-그럴 생각였어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겠지 오겠지 했죠..


그 삼막사 오른 곳과 국기봉을 오른 기로에 있는 막걸리 집
오늘도 여전히 부부가 나와서 손님을 맞고 있다.
몫이 좋아 벌이가 괜찮은가 보다.
일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눈에 보인다.
-나도 퇴직하면 저런 막걸리나 팔고 그럴까?
등산하고, 돈도 벌고.......
-그러세요,
제가 매주 와서 단골 노릇할거니까..
-아침부터 술에 취해서 노는 꼴을 어찌 보노..


그렇다.
술을 먹고 취한 사람은 여자가 더 미워 보인다.
헌데도 아침부터 막걸리에 취해서 퍼질러 앉아 잔소리 하고
있는 등산객을 가끔 본다.
술을 먹으러 온건지, 등산하러 온건지............


기분좋은 산행
올땐 뛰어 왔더니 옷이 물에 빠진듯 땀에 절여있다.
그래도 이런 산행이 좋은건,
기분좋은 공기를 마시고 갈수 있단것 보담도 내 자신의 부지런함을 행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더 큰거 같다.


-그대 있음에 외롭지 않은 것도 나만의 즐거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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