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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 5 월에....


  1980 년 5 월 16일 새벽 산수동 오거리..

무슨 까닭이었을까.
맨 처음 눈길이 가 닿은 순간.
원구는 그것이 누군가의 잘려나간 팔뚝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불에 타 까맣게 그을려 있는.......
원구는 자신의 발 앞에 무슨 불길한 짐승처럼 소리없이 엎드려
있는 그 검고 뭉툭한 물 체를 한동안 질린 표정으로 엉거주춤
내려다 보고 서 있었다.
이른 새벽의 골목은 텅비어 있었고,이 따금 저 만치 큰길 쪽에
서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의 소음이 들려오고 있을 뿐이었다.

누굴까.
이건 누구의 팔목일까.
대체 누가 이 흉칙한 살덩이를 내 집앞에 던져놓았을까?
왜,무슨 까닭에.......

< 임철우의 봄날에서 퍼 온글 >





몇년전에 읽었던 < 임철우> 의 소설인 봄 날.
첫 페이지에 씌어진 글을 옮겨 보았다.
5.18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날짜 순으로 또 시간별로 쓴 일기형식의 광주 보고서..........
이 소설을 읽음서 난 분노와 같은 심정을 느꼈고 인간이 저지
를수 있는 그 비정의 한계란 것이 도대체 어디까지 일까?
국민을 보호해 주는 군인이란 것이 지휘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서 자국민을 향해 총을 겨눌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도 품었었지.

1980년 5 월 18 일.
벌써 23 년전의 일이다.
벌써 그렇게 저주스런 시간들이 흘러가 버렸다.

그때의 광주.
그 광주를 피 바다로 물든 그 자들.
어엿한 시민을 공산주의자의 사주를 받은 폭도로 만들고. 그들에게 총을 난사케 한 자들.
아무 영문도 모르고 시내에 외출나갔다가 싸늘한 시신으로
되돌아온 무고한 시민들.
폭도란 멍에를 쒸워 무 차별 총기를 난사한 군인들.
과연 이들이 국민의 군대가 맞는가....

5.18 관련 청문회를 했어도 그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나는 그때에 그런 지휘선상에 있지 않았다.
다들 그렇게 발뺌하기에 바빴다.
분명히 지시한 자가 있었을 텐데......

-그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해서 지휘관으로써
폭도로 봤기에 응사하라 했다.
그건 내 권한으로 부하를 살리기 위한 어쩔수 없는 조치였다.
허나 지금 생각해 보니 무고한 시민에게 총질한건 잘못한 것이
명백하다.
이렇게 떳떳하게 양심고백(?)하는 군인은 없었다.

그때의 5.18 ...
그때의 최고 통수권자는 물론 최규하 대통령 였다.
허나,
그는 최고통수권자의 권한을 행사할수 있는 위치에 있지못했다.
그는 허수아비 대통령이였기에.....

그 권력의 핵심엔 전두환이있었고,계엄사령관은 이 희성이지만
그도 실세가 아니었다.
어쩜 정 호용 특전사령관 보담도 못한 위치였을거다.
광주가 평정되고 나서의 그 실세들을 보노라면.....
그 광주를 피 바다로 물들게 한 실세들.
그들은 그 뒤로 권력의 핵심에서 갖은 영광을 누렸고,
지금도 뻔뻔스럽게도 잘 살고 있다.

역사는 흐른다.
그러나 그 진실을 덮을순 없다.

50여년이 흐른 지금 거제도 양민학살이건, 제주도 4.3 사건도
그 전모가 서서히 들어나지 않던가......
그 누가 진실을 덮을수 있다고 보는가?

아무리 5.18 을 덮으려 해도 그 진실은 밝혀 지고 만다
그게 역사다.
왜곡된 역사가 장구하게 이어지던가?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 김 구 선생을 암살했던 안두희..
그 파란만장한 생애.
그 비참한 최후를 우린 봤었다.

그 날의 슬픔을 아직도 잊지 못한채 가슴에 멍울져 있는 사람들
너무도 많다.
하루 아침에 남편을 잃고 혼절한 아낙네.
장성한 아들이 시신이 되어 태극기에 덮혀 있던 순간에 까무라친
늙은 어머니......
젊은 아버지가 관속에 넣어 있는데 무심히 바라보는 철부지 아들
그들이 세월이 흐른다고 망각할수 있을까?
그날의 슬픔을 역사속으로 가벼히 흘러버릴수 있을까?

<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은 진실을 덮어 둔채 23 년이 흘렀다.
명예를 회복해 주고, 몇 푼의 보상으로 가슴에 쌓인 한이 어찌
사라질수 있을가...

그 사람들을 용서는 해 줄수 있다.
허지만, 그때의 일을 망각해선 안 될거다.
지금도 금남로엔,그 함성이 들리는가?
불의에 항거하는 위대한 시민의 함성이.....
5 월의 광주여, 슬픈 금남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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