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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잊혀지지 않는 사람


  

공직에 첫 발을 내 딛던 곳
< 순천 교도소 >
특수한 곳이란 관념은 나를 떨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회로 부터 버림받아 들어온 사람들을 인간적인 배려로
함께 고뇌하는 삶을 나누고자 지원했다.
이런 감상적인 마음으로 임했으니 , 그곳 생리를 몰라도 한참
모른 사고였지.


사회가 버린게 아니라, 그들이 사회를 버린건데...
그들이 사회를 배신하고, 들어온 것이 아니던가?


4 명이 배치 받았다.
2 명은 갑부, 나와 또 다른 동료는 을부로.....
내가 을부로 발령 배치 받은건 한 동네 살았던 윤섭 형님의
배려였으리라.


을부의 배치 부장은< 양 승렬 부장님 >
40대 중반정도의 연륜였을까?
허지만, 그 분은 나이 보담은 한참 더 들어보였지.
느긋 느긋한 경상도 사투리가 듣기 좋은 음성의 사람였다.
털털하고....


갑부의 젊고, 날카로운 타잎에 비하면 훨씬 호감이 가는
형의 부장님였다.
말이 배치 부장이지, 그 부장이란 자리가 얼마나 대단한 권한
을 가진 사람인지는 함께 근무해 봄서 느낄수 있었다.


< 부장 >이란 호칭도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 일제시대의 호칭을
그곳에서 부를 뿐이었다.
계급이라야 8 급 정도일텐데도 하늘 처럼 높아 보였지.


하루 하루를 배치 받아 근무하는 신참들.
그 배치부장의 권한은 막강했다.
그 날의 배치,
얼마나 배려해 주느냐, 아님 애를 먹이는 곳이냐?
엄청난 차이가 났지.
서로들 좋은 배치받느라 보이지 않는 손을 쓰고..
쉬는 날은 배치 부장 불러내서 술을 사곤 했다.


헌데도 내가 보기엔 신참인데도 불구하고 퍽 공정하게 배치를
해 준거 같았다.
마음 좋은 형님처럼.......
그의 휘하에 20 여명의 부하들의 근무를 좌지 우지 하였으니
막강한 권한을 짐작할수 있었다.
그는 얼마든지 자기의 권한을 부릴수 있는 위치였다.


그 분의 생일이었던가?
<을부> 전원을 자기집으로 초대했었다.
교도소 부근의 초라한 관사였던거 같다.
제복을 벗고 니나노 춤을 덩실 덩실 추던 양 승렬 부장.
화기 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로 자기집으로 초대했다.
그때,
그분의 인간적인 매력에 흠뻑 빠질수 있었다.


신참이라, 눈치를 살피고 애로사항을 애기하면 경청하고
이해하고 들어주신 그 분..
발령 받고서 2일만에 집에 갔다온다 했더니.....
-퍼득 갔다온나..
아무래도 마음이 울적하고 그러겠지..
따지지 않고 신참의 애로를 간파했던 그 분..


첫 발령지,그리고 정이 가지 않은 그런 살벌한 곳.
그곳에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상사를 만난 것도 행운였다.
이젠 정년을 퇴직하고 한참 지났을 그 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던 양승렬 부장님.
뵙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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