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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그런 일이 있었지..


  아침 까치산 가다가 누군가 길 옆에 버린 액자 하나.
무심코 지나치다가 다시 와서 봤다.
색색의 실을 한올 한올 떠서 만든 그림.
한때 유행했던 그런 수 놓은 그림액자.


두 남매가 나란히 목장의 소를 바라봄서 앉아있는 그림.
지금은,
잊혀진 그녀 銀이 내게 선물했던 그런 그림이다.
수 놓은 액자란 것이 자신의 창작이 아닌 그림본을 보고서
뜬 거라 비슷한 것들이 많겠지만, 왠지 반갑다.
세현이 방에 걸려있는 액자와 똑 같은 낯익은 그림.


긴 시간을 정성을 들여 만든 이런 액자.
그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한 건데....
그때,
銀은 날 진정으로 사랑했을까?
-지금은 딸 하나 지만, 다음엔 꼭 아들 낳아 이렇게 다정하게
기르세요.
하는 기원으로 만들어 주던 다정한 모습의 액자.
상당히 오래된 그림이다.
혹시,
그건 자신이 그런 바램을 담아 준건 아닌지..??


한때,
사랑인지 정염인지.......???
번민하게 하고, 이성간의 교제란 것은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단
것을 보여줬던 銀...
왜 그녀에게 그렇게 빠져들었을까?
나를 추수르지 못할 정도로 깊이 깊이...
허나, 사귐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것이 허무.
허망한 것이고, 사랑 운운한 것도 이룰수 없는 것이라
내것이 아니었다.
운명의 굴레는, 어쩔수 없는 이별을 해야 했다.
그건, 어쩜 현명한 선택였지.
사랑한다고, 모든 굴레와 관습을 버리고 함께 하기엔 너무도 벅찬 시련과 비난을 감수해야 했기에 이별이란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란 것도 그녀도 나도 공감했다.


가벼운 장난끼로 사귄 이성 관계.
그렇게 마음깊은 파장으로 번민을 줄지는 몰랐다.
이성간이란,
결코 가볍게 사귄단 것은 어불성설이고, 위선같은건지 모른다.
지금의 그녀와 나.
과연 진정한 우정으로만 맺어진 것인가....??
그게 진실일까?
그녀는, 친구란 관념외엔 상상할수 없는 존재인가...?
대답을 할수 없다.
긍정도 부정도 하기가 지난한 애기다.


지금은,
재혼하여 새로운 인생을 걷고 있는 銀..
잘 살고 있을거다.
영리하고, 활발해서...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신혼기나 다름없는 때에 남편을 보내야 했던 충격.
그때의 그녀의 마음을 우연히 내가 잡아줬나 보다.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든단 그녀의 고백.
<사랑>이란 포장으로 결코 떳떳하지 못한 관계를 유지했다.
아니, 그때의 그녀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어도 그렇게
깊이 빠져들었을지 모른다.
너무도 긴 시간을 번뇌와 고통을 받아 누군가의 위로와 그리움이
필요했을 시기였을 테니까....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소주 한잔 함서 그녀의 넋두리도 들었고,살아온 과거도 들었고
애동 딸로 부모의 귀여움 받았단 것도 들었지.
또 결혼 하기전에 딱 하나 사귄 이성 친구의 이름도 내 첫자와 같아 인연이란 것을 강조했던 그녀.
그게 무슨 인연이란 것인지......


한때의 시간였지만,
밤잠을 설치게 하는 번민과 달콤한 사랑뒤에 따르는 씁쓸함.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
그게 가슴에 깊이 깊이 와 닿았던 말.
아무리 사랑하고, 좋아해도 인습의 굴레와 사회 규범이란 것을
따라야 하는 현실.
가정 가진 사람이 내 가정을 지키듯 상대의 가정도 지켜줘야한단
평범한 윤리.
서운했고,아픔였지만 웃으며 헤어졌던 우리.


-늘 행복하길.. <銀>
그녀의 액자엔 그렇게 새겨져있다.
버리고 싶어도 그녀와의 추억까지 버린거 같아 걸어두고 있다.
오래된 상처를 건드린거 같아 씁쓸하다.
밝고 발랄하게 잘 살거야.
웃을때 살짝 양볼에 패인 볼 우물,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진다.
우리들의 지난 추억을 그녀도 한번쯤 생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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