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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긴 이별을 앞둔 사람들 처럼..


  이별을 앞둔 사람들 처럼,
어떤 의식을 치르듯....
우린 만난다.
그게 언제 부터 였을까?


-내가 시골에 가기전에도 ,
-그녀가 고향에 가기전에도,
짧은 만남이라도 갖는다.
왜 그랬는지 몰라도 습관처럼 그랬었다.


그녀가 오늘 부터 휴가.
이미 약속을 해 놨지.
-25 일 저녁은 비워 놔라..


그년, 강원도 춘천이 고향이다.
엄밀히 말해서 춘천시내가 아닌,춘천에서도 상당히 가야하는 산골.
가르쳐 주었는데 잃어 버려 기억이 없다.
전형적인 강원도 산골마을 인거 같다.
여름엔 한번 가자고 한걸 한번도 가지 못했다.
-강원도 찰 옥수수도 가져오고,
-강원도 더덕도,감자도 갖고 온다.


대화를 하다보면,
살아온 배경과 지역이 엉뚱한 곳이라서 가끔은 이해가
되지 않은 것도 있고, 내 사투리를 못 알아들어 배가 터지게 웃는 경우도 있다.
그게 재미가 있어, 가끔은 엉뚱한 사투리를 하곤한다.
생소한 것들이 가끔은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지.
-야, 강원도에선 왜 옥수수를 옥식이, 옥식이 하냐?
-피~~
전라도에선 힘들지 않다는 말을 왜 '몬당하다' 고 하는데..?
난 처음 그 말을 듣고선 배 터지는줄 알았다니까....


저녁하고선, 반주에 소주도 한잔씩 빠질수 없지.
별다른 대화가 없어도 그 만남자체를 좋아하는 우리.
그런 자리에 마주친단 것 만으로도 즐거운 것.


새벽 6 시에 출발한다는 그녀.
차를 몰고 갈려면 충분히 잠도 자둬야 한다.
-너 피곤할텐데, 그만 들어가라..
피곤하면 졸음운전이고 , 그건 자살이야..
-그 시간이면 차가 밀리지 않아 씽씽 달려요..


일년에,
한 두번 가는 귀향.
아직도 생존해 계신 부모가 부럽다.
-살아계실때, 잘 해라.
가시고 나니 후회 뿐이더라..
내 성의로 작은 봉투를 마련했다.
돈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해 줄수 있는 성의.
그게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맛있는거 갖고 올께요.
자 악수.......
-그래, 침착하게 운전하고 잘 다녀와..
그때 보자.


걷는 발거름이 가벼운건,
내가 사랑의 눈길을 주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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