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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오늘도 비 탓...



  

전직 모 국장 y 씨와, 레스토랑 사장 r 셋이서 관악산 등산을
제의했던 어제.
한때, 공직에서 한배를 탓던 우리들.
지금껏 좋은 인간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비 땜에 무산되고 말았으니 아쉽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하늘이 아침엔 많은 비가 퍼 붓는다.
내가 주선했던 터라 취소했다.
-어쩝니까?
아쉽지만, 비 땜에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9시에 만나, 새로운 코스로 오르기로 했었다.
하산길엔, 전에 갔던 펜션형의 집에서 오리구이로 소주 한잔 하기로 했었는데.....
아쉽다.


산행도 곁에 누가 있는가?
누구와 함께한 산행인가?
상당히 중요한 요건이다.
직장에서 맺어진 인연이지만 상당히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들.
두 사람은 공직을 떠난 몸이지만 , 만나면 공통화제는 늘 공직
때의 애기가 주류.
-좋은 사람들 애기가 많이 나오지만 가끔은 직원간의 핑크빛 소문의 진상도 애기하고, 악랄한 상사라던지 치사한 동료들의 애기도 단골매뉴로 등장한다.
그게 없다면 안줏거리가 없지..


결재 서류에 돈 봉투가 들어있지 않으면 결재를 하지도 않았던
재무과의 그 악명 높은 김모 과장.
나도 몇번인가 그런 경험을 당했었다.
-이 결제판 두고 가래이..
이게 가당치나 한 것인가?
바쁜 서류인지, 한가한 서류인지 알바 아니란 애기.
바쁘면 네가 알아서 기어라.
하는 식의 해괴한 논리.


- 저 과장님, 이거 바쁜 서류거든요,
당장 결재나면 공사 발주해야 하거든요..
- 그럼 나 보고 보지 않고 도장 찍으란 건가 뭐가?
나도 검토 할 시간을 줘야 할끼 아닌가...
그렇게 바쁘면 미리 서둘던가..
그 검토란 건 실무진에서 이미 검토한 거라 자세히 보고 해야
할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그렇게 꼼꼼히 검토함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아닌거다.


한때 구청에서 미모에서 몇번째 빠지지 않았던 한 모계장.
그 김모과장이 넌지시 그런 제의를 하더란다.
-니 나하고 드라이브 하지 않을래?
-언제요?
-아무때나...
하늘 처럼 높이 뵈던 상사라 차마 거절 못하곤 드라이브 했단다.
설마했고, 나이도 많아서 어쩌랴...
자가용옆에 태우고 감서 별 짓을 다 하더란 애기.
운전함서 한 손을 허벅지에 올리지를 않나.....
듣기 거북한 말과 차마 공직자로써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음담패설을 스스럼 없이도 하더랜다.
별 주접을 다 떨면서 눈으로 뜨고 볼수 없을 지경
그런 경험을 당한 뒤엔 눈길도 주지 않았단 그녀지만.....
어떻게 업무중에 그런 짓거리를 하잔 것이었는지....


청내서 하두 유명한 작자라 모른 사람이 없을 정도..
헌데, 그런 사람을 그런 주요보직을 줬던 청장.
얼마나 상사에게 잘 보였는지 몰라도 돈을 주무르는 그런 자리에
상당히 오랜기간을 차지하고 있었던 김 모 과장.


주제에 고스톱은 상당히 좋아했단다.
그것도 늘 부하직원과 내기를 했단건데..
-자 이거 수표다,
주머니에 내 보이는 10 만원권 수표 한장.
그걸 돈으로 바꾸지도 않고 보이고만 했다니..
자기가 지면 외상으로 뭉게고, 이기면 돈을 받았단 행위가
날 강도가 아니고 뭔가...
참 세월좋은 시절이라 그게 통했지.
요즘 같으면 게시판에 도배질을 할텐데...
행운아였지....


늘 그자의 행동거지가 도마에 올라 악역을 도 맡아 하고,하루에도 몇번을 죽인지 모른다.
지금 같으면 상상 조차도, 붙어 있지도 못할 부도덕한 사람.


땀을 흘리고, 하산해서 소주 잔을 기울면서 밀린 대화를
나눌까 했는데 아쉽다.
어제 마신 술 탓일가?
머리가 흐리멍텅하게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그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거라 이런 정도의 후유증은
감내해야 겠지...
어떻게 보내야 잘 보낸 휴일이라 할까?
곰곰히 생각을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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