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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자전거와 나.
참으로 인연이 깊다.
내가 서울의 매형으로 부터 첫 선물로 받았던 것도 자전거.


그때만 해도,
한 동네서 번쩍 거리는 3000 리 자전거를 타고 다닌 애들은
한두명에 불과하고, 모두들 걸어서 학교엘 다녔으니...
참 지금쯤으로 치면 자전거 한대값이 < 쏘렌토 >정도였을까?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판에, 학교다닌단 자체가 사치요,
노동력 낭비란 생각들였을까...


초등학교야,
눈앞에 훤히 보인 교사가 5 분이면 다닐수 있는 거리지만,
그때도 먼곳서 다닌 애들은 한 시간 이상을 걸어야 도달되는
원거리 통학생도 있었다.
해가 짧은 겨울이면 햇불을 들고서 귀가하는 애들을 볼수 있었으니, 난 그래도 가까운 곳에 살았던 것이 행운아였나 보다.
초등학교를 왜 그렇게 까지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했어야 했을까?
지금도 의문이다.


허지만,
중, 고등 학교는 집에서 두 시간이 걸리는곳에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이 나주에서 그 학교 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지금 처럼 포장 도로도 아닌, 울퉁 불퉁한 자갈로 깔린 그런
도로였고, 아침이면 좁은 도로는 넘쳐나 있었다.
< 호남비료공장 >에 출근하는 셀러리멘들의 자전거가 거리를
메꿧기 때문..
폭이 6m 정도?
그 좁은 도로를 걷는 애들, 자전거 타고 다닌 애들,
그리고 호비 사람들로 넘쳤다.
그때만 해도 나주 시내가 활기가 찼던 시댄데....
외려 지금은 더 고요할 정도다.


가난한 집안 형편을 아는 지라,
자건거 사달란 말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일..
걷고 다닌 것을 당연지사로 알았지.
그러다가 서울의 매형이 보내준 자전거.
번쩍거리는 3000 리가 아닌, 짐을 싣는 튼튼한 자전거.
그래도 그게 얼마나 큰 기쁨였던가?
고장나지 말란 의미로 그런 자전거를 부쳤단 매형의 편지.
처음 타고 갔을때의 기분,
마치 세상을 얻은 것 처럼 흥분되던 날.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고, 그런 후원자가 있다는 것이 크나큰
용기였다.
-그래, 공부만 잘 해라.
이 매형이 대학교까지 다 보내줄께..
그런 매형의 격려가 큰 용기가 되어 주기도 했다.
얼마나 가슴이 뿌듯했던가?


그때가 매형의 전성시대였던가?
집도 장만하고, 돈도 벌자 엉뚱한 것에 손을 대고 노름으로
그 많은 집들이 하루 아침에 타인의 소유로 넘어가고 빈 털털이
로 귀향한 비참한 삶의 시작이 되었다.
한번 기운 가세가 다시 예전의 명성을 찾는단 것은 어디 쉬운
것인가?
술로 방탕한 세월을 보냈던 매형.
결국은 천수도 누리지 못하고 ,가족에게 멍애만 쒸워주고
익사체로 발견된건 익사한지 한참 지난후였단다.
돈을 벌줄만 알았지,그걸 관리할수 있는 준비가 부족했던가?
현명하게 살아야 할 길을 모른 것이었을까?
아님, 더 큰 욕심이 화를 부른걸까?


지난번에,
세현이가 태권도에 등록하자 덤으로 준 자전거.
멀쩡한 자건거를 뒤편 한쪽에 세워두고 있었다.
자전거 하고 노래를 부르던 영란이도 자건거 타기가 마땅치
않다고 타질 않으니 먹다만 쑥떡 처럼 보기 싫었다.
세현이 더러 시켰다.
페달교환하고, 브레이크 고치고 휘어진 휠도 바르게 하고..
10000 원들여 고쳤다.
브레이크가 1,2,3 단까지 있어 외려 더 불편한거 같다.


운동신경이 우둔한건지 영란인 아직도 날렵하게 자건거를
타지 못한다.
자꾸 여의도 같은 너른 광장만 찾는데 이곳에 그런 광장이 어디
있는가?
타기가 불안하단다.


동네를 몇 바퀴 돌아봤다.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도 굴러간다.
아침에 이걸 타고 운동하고 싶어도 아직은 산에 오른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자건거가 좋긴 한데 이건 다리 운동일뿐 전체적인 운동은 아니
지 않는가?
퇴근후에 한두번 정도나 타고 싶다.
변덕심한 세현이 녀석은 인라인도 아니고 요즘은 한발을 올려놓고 타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목동처럼, 자건거 전용도로를 만든다면 이것 처럼 좋은 운동도
없는데 여긴 탈수 있는 여건이 못 된다.
왠지 타기가 무섭다.


오랜 역사의 저전거.
요즘은 시골도 자전거란 겨우 들을 다닐때 탈뿐..
모두가 자가용 차다.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편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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