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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가는 9 월,오는 10 월.

 

 

 



  
아침 반바지 차림은 왠지 좀 썰렁해 보인다.
낼 부턴, 추리닝을 입고 가야 하나 보다.
가서 벗어 놓고 운동함 되니까....


9월의 마지막.
이 좋은 9 월은 2004 년이 되어야 오는 것.
내년 이 때쯤이면,
난 어떤 모습일까.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가장 지내기 좋은 계절이 9 월과 10 월이 아닐까.
만국기 펄럭이는 시골학교 운동장.
운동회가 열리는 날은,
마을의 축제와 같았지.
운동회 노래가 맑은 가을 하늘 높이 높이 울려퍼졌으니..
- 우리 편아 잘해라~~~
저쪽 편도 잘 해라~~~
우리들은 다 같은 새 나라의 어린이....


바쁘게 놀리던 일손도 잠시 멈추고,
모두들 학교로 모였던 시골 운동회.
어머님이 만들어 주신 덧신을 신고서 달렸던 운동회.
지금 같음 날렵한 실내화 신고 가도 되었겠지만, 헝겁으로
만든 덧신..
날아갈듯 가벼웠지.


운동회는,
늘 해가 진 뒤에야 끝이 날수 있었다.
프로그램이야 석양전에 마치기로 되었겠지만,
마을 대항 릴레이 달리기라던지, 기마전에서 많은 시간을 앗아간
것이리라.
하루로썬 너무도 아쉬운 시골 운동회.
지금도 하겠지만 그때 같은 즐거움은 느끼지 못하리라.


처음으로 긴팔 와이샤스 입고 출근.
반팔에 길들어져 여간 거추장 스런게 아니다.
긴팔에 넥타이.
이런건 딱 질색인데....??
하긴 요즘 넥타이 차림 아님 언제 입나..
와이샤스 보담, 티가 좋고....
양복 보담은 가벼운 점버가 더 좋다.
자유로우니까....
걷다가도 가벼운 몸 운동도 할수 있고....
더우면 훌훌 벗어 던지고....
자유로움이란, 얼마나 좋은가?


창 밖의 숲은,
아직은 푸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갈색낙엽으로 변할날도 머지 않았다.
정정한 노인이 그 무심한 세월앞에 허무하게 무너지듯..
그 흐름을 어떻게 막을 소냐...


시간의 흐름이 안타까운게 아니라....
내가 가고 있음이 더 안타까운 현실.
내 젊음이 가고 있음이 더 애닲다.
자꾸 더 붙들고 싶은 9 월,
맑고 청명한 이 가을 하늘.
가을가고 , 흰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면
더 하겠지?
마음의 공허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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