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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여년 만에 저수지 물을 빼고,
고기를 잡는 행사를 했다는 순이의 전화.
물반, 고기 반이란다.
-가물치, 붕어,잉어등등 얼마나 많은지 징그럽당께롱..
하는 순이.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금성산 줄기에서 발원한 저수지의 물.
깊고, 넓어서 고기가 유난히 많았었다.
물속을 들어다 보면 하도 파랗게 보여 무섬증이 들기도
했던 내 고향 저수지...
여름이면,
새우잡이 뜰채를 저수지 주변을 빙 돌아
설치했고, 팍팍 튀는 새우를 한 소쿠리 잡아
귀가하곤 했다.
그 새우를,
무우 퐁퐁 썰어넣어 조리한 새우의 맛.
밥 한그릇을 개눈 감추듯했지.
남은,
새우를 읍내 장터에 팔기도 했지만,
우린 늘 고모댁에 가져다 드렸다.
고모가 참 좋아해서 어떤땐 우리가
먹기도 모자란 것을 아버진 아까운줄 모르게 고모
에게 갖다 드리라 했다.
우리들의 요람지였던 저수지 제방의 잔디.
약속이나 한듯 모두들 저녁 식사후엔 저수지로 모여
들었었지.
보드란 잔디위에 누워 하늘을 보면 하늘은 온통 별들이
초롱 초롱 빛나고, 발 아래 저수지 물은 별빛에 반사되어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 그곳....
-성만이 식구와 태남이, 그리고 창수와 득수 등등..
멀리 첸벤서 까지 몰려온 그 저수지.
-낮엔, 칼 조개를 잡았고,
새우를 잡기 위해 초 저녁과 이른 새벽을 뻔질나게 다녔다.
새우란 ,
초 저녁과, 새벽이 많이 잡힌단 것도 그때 알았지..
-창수의 서울애기에 시간가는줄 모르게 귀를 기울였고,
그 환상의 서울애긴 꿈으로만 그렸지.
군대애기와, 교제했던 연애애기 등등..
저수진,
추억의 보고 처럼 아련한 그리움을 떠오르게 한다.
거길 떠난지도 어언 30 여년이 훨씬 지났다.
마치 낯선 곳을 간거 같다.
높아만 보이던 제방과, 넓어만 보이던 저수지 폭도 왜 그리
좁아 보이는지........
늘, 말끔히 손질했던 저수지 제방은 이젠 누구하나 다듬은
사람없이 지금쯤이면 갈대숲으로 변했을 거다.
그 무심한 세월....
사라진 친근한 얼굴들....
은빛으로 빛나는 저수지를 바라봄서 청운의 꿈도 불태웠건만
지금은 그 꿈은 어디로 간걸까?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물속에 들어가면 몸에 소름이 돋던
그 차디찬 물......
물위에 돌을 던지면 유리창의 파열음처럼 맑고 청아한 소리..
목욕하고 나면 가슴속 까지 쉬원했다.
얇은 돌을 던져 파문을 이르키게 했던 내 고향의 저수지.
그 추억속의 은빛 저수지는,
늘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그리움의 실을 뿜어내는 그런
곳이다.
그곳에서 고길 잡았으니 얼마나 재미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