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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기억속의 그 날...


  

낼이 한글 날.
전엔,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고 우리의 한글을 널리 자랑하는
의미로 공휴일로 제정했었지.


-가장 독창적이고, 아무런 발음도 원하는 데로 표할수 있는
한글.
지금 생각해도 걸작중에 걸작인거 같다.
우리가 세계의 최대의 열강이라면, 한글이 세계인의 공통어
가 되었을 텐데.......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우리 글.
겨우 한국에 산지 6 개월 밖에 안된 외국인이 우리 말을 유창하게 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우린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를 전공해도 회화하나 반반히
못하는 실정인데......
부럽더라.


한글 자랑 애기가 아니다.
아프고, 괴로운 추억을 애기하려 한다.


패기 하나만 믿고 무작정 신앙촌 물건을 판다고 갔던 춘천.
초 여름에 갔다가 바로 한글날 전일인 오늘에 왔으니....
한 3-4 개월 머물었나?
왜 그렇게 오랜 기간처럼 길게 느껴질까?


춘천시 효자동에 우리의 본거지.
말이 춘천시지 거긴 한적한 시골 동네였다.
방이 싸서 시내로의 진입이 쉬운곳을 찾다 보니 거기다.


신앙촌 아저씨가 물건을 지속적으로 대고,
우린 팔았다.
나와 복이...
상표는, 당시 이름만 들어도 인기끄는 품목였다.
-돗자리, 시장 바구니, 휴지통,함등...
처음은,날개 돋힌듯 팔렸다.


점점 매상이 떨어지고, 인기가 떨어졌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낙엽처럼 시들 시들해지는 우리들의
사업(?)도 시들해졌다.
그 명성은 어디로 갔을까?


-이거 이렇게 벌려만 놓고 보니 방세도 나오지 않는다.
철수해야 겠다.
하시는 아저씨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긴, 그 아저씨 인들 방세도 나오지 않은 장사를 벌려할
이유가 없었지.
< 참 우리가 꿈만 그럴듯하게 이게 뭔가?
신앙촌 떠날때의 그 보무도 당당했던 우리가...>
복이와 우린 이런 자조적인 한탄을 했지.


춘천에서,
시외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이 남대문 근처의 시외버스 터미널.
다시 신앙촌으로 가야 한다.
그때가 10 월 8 일.
낼이 한글 날이란 요란한 선전 문구가 기억된다.
-아 낼이 한글 날이구나....
반팔을 걸친 초라한 우리들,
돈도 벌지 못하고 다시 신앙촌으로 와야 했던 그 날.


-이젠 어디로 가지?
신앙촌, 아님 고향으로 ...???
고향은 갈수 없었다.
편지로 나마 간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엄포를
늘어놓았는데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간단 말인가...
집이 신앙촌인 복이가 그렇게 부러웠다.
돌아갈수 있는 곳이 신앙촌이란 사실.
아무런 부담없이 마실갔다가 돌아온 것 처럼 돌아갈수
있는 곳이 신앙촌이란 사실.
난, 그럴수 있는 위치도 아니지 않은가?
그 참담한 심정은, 가을 밤의 쌀쌀함 만치나 쓸쓸했다.
< 내가 갈곳이 없다는 현실,이 보담 더 쓸쓸한 일이
어디 있는가? >
잊혀지지 않은 그 당시의 아픈 기억이 떠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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