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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어제 같은 날들



  
제기동 경동시장으로 들어서자 ,
골목마다 한약 냄새가 진동한걸 보니 ....
마치 이조시대의 약전골목으로 들어선거 같은 기분.
한약 향이 스멀 스멀 스며들어 좋다.
어렸을때,
진남이 방에 들어서면 천정에 주렁 주렁 매달린 한약 봉지와
방안에 감도는 그 한약향기 처럼.......

-경동시장엔,
언제 와 봤던가?
서울이라도 ,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곳이있다.
총각시절엔, 정순이가 살던 곳의 주변이라 가끔 스치듯
지나치긴 했었지.

고만 고만한 한약상들이 즐비한 넓은 도로를 곧장 가자
<제기회관>이 보였다.
작은 간판에 어울리지 않게 넓은 홀.

오리구이 전문점.
아마도 콜레스톨에 문제가 없다는 오리고기에 회장인
함 씨의 제안였을거다.

멀긴 참 멀다.
신도림에서 갈아탓지만, 한 시간이 더 걸렸으니....

회장과 총무가 벌써 술 잔이 한순배 돌았는가 보다.
-야, 이거 젤로 먼곳에서 오긴 빨리 왔네..
-원래가 그런 법이죠.
학교때 보면 먼곳에 사는 애들은 지각을 않는데,
엎드리면 코 닿은 곳에 있는 애들이 늦잖아요?

소주 한잔씩 하고 담소하자..
속속들이 다 모였다.
불광동에서 부동산 중개업 한다는 송과,
마포의 모 동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최만 불참.
연말이라, 모임들이 많은때가 아닌가.

담백한 오리구이.
오리의 특유한 느끼한 맛을 제거한 맛이 땅긴다.
오린 ,
이런 구이가 더 좋은거 같다.
노란 기름이 둥둥 뜬건 보기만 해도 질린다.

지난달 부터 새로 가입한 강 00...
내가 근무할땐, 하늘 처럼 높아보이던 분.
그 사람은, 나 처럼 졸병(?)관 감히 대화조차
나눌수 없는 그런 먼 위치에서 날리던 분였다.
이젠,
그런 서먹한 위치나 관계는 깡그리 없애고 편한
옛 동료고 반가운 친구 일뿐.......

현직에 있는 사람은,
겨우 3 명 뿐.
그래도 나름대로 다들 노후대책은 세웠는지
빵빵하게 보인다.
얼굴에 여유도 보이고..........
-뭐니 뭐니 해도 노후에 해외에 관광이 젤로 좋은거
같아.
기회있음 인도차이나 반도를 가 봐요.
상상한거 보담 배울게 너무도 많아요.
캄보디아의 앙코로왓트 사원,이건 예술입디다 예술.
-아~~!!!
우리나라 어떤 얼빠진 여배우가 홀딱 벗고 몰래 누드 찰영
할려다 발각되어 개 망신을 샀다는 그곳?
-지금은 초라한 캄보디아가 예전엔 이런 찬란한 문화를
자랑한 나라란 것이 거짓말 처럼 느껴져요.
그 자랑에 한참 열을 쏟는다.

인간미 없고, 비정했던 이 배치부장.
오늘도 그가 도마에 오른다.
-참 그자,,
하루 연가냈다하면 어떡게나 닥달하던지...
우죽했음 하루 연가낼려고 봉투하나 줬더니 글쎄....
그게 약효가 1 주일을 넘기지 못하더라니까..
-악명 높았잖아?
그래서 그자 퇴직한뒤에 얼마 살지 못했데....
-갔어?
악명 높아봐야 욕만 먹지.
왜 그렇게도 못살게 굴었던지 몰라.

모두가 초로의 노인들.
그 시절로 돌아가 애기하자 마치 전쟁영웅담 처럼
모두들 쉴새없이 떠든다.
주위가 소란스러울 정도로.....
지난 추억은 이렇게 아름다운 색으로 채색되어 보이나
보다.
얼굴에 검 버섯이 피고, 주름은 깊게 패여 모두들 늙었지만
그걸 부인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지난 추억을 반추하며 자신의 잘 나가던 시절을 떠 올린단
것이 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기회가 주어지면 회원 단체 해외여행이나 가자고 누군가
애기한다.
그것도 즐거운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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