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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그때, 나도 그랬을까?


  
녀석을 바라보면,
어딘가 닮은 모습을 보게 된다.
피를 어떻게 속힐까......??

-아빠, 오늘 친구들과 옷 사러 쇼핑가요.
돈 좀 주세요.
-너 아빠에게 언제 돈을 맡겨놨어?
어디로 가서 뭘 살건데...
-동대문 시장요.
친구들이 거기가 싸데요.
상의 티와 하의, 또 운동화 하나 사고 싶어요.
-엄마가 사준건 싫고??
-애들이랑 함께 고르면 좋을거 같에요.
-엄만, 늘 엄마가 좋아하는 스타일만 고른단 말요.
그래서 내가 사고 싶어요.
-넌, 학생야.
학생이 멋을 내서 뭐해...

녀석이 내가 돈을 주지 않음,
기어코 누나에게 꿔서라도 가는 놈.
그 만큼 집착이 강하다.
공부에 집착이 그렇게 강했으면 좋으련만.......

-나도, 그 나이에 그랬을까?

감히 아버지에게 옷을 산다고 돈을 달라고?
꿈도 못꿀 일이다.
학교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돈 마져,
-너는 집에다 돈을 쌓아놓고 사냐??
미리 애기해야지.
꼭 가는 길에 애길하냐.
미리 애기한들, 그 대답은 뻔한것.
나올수 없는 사정을 뻔히 아는데...

너무도 당당히 손을 내미는 놈.
용기만은 가상타.
그런 용기며, 뻔뻔한 얼굴은 꼭 와이프 닮았다.

-구정에 떡값 보너스 없어요?
-걱정마, 있음 줄께....
한 50 될거야...
그 이상이 된단건 와이프가 안다.
허지만, 그걸로 끝내고 마는 건......
남자들이 쓸 데가 더 많단걸 알기에 그런다.

-아빠가 줄테니까, 우선 네 용돈써.
-그럼 채워줄거지?
꼭 채워줘야돼, 알았지..
거듭다짐을 또 한다.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을 주고 사란건 아끼란 의미.
지것을 내면 아까운줄 알겠지...
내가 채워줄걸 믿고 쓰겠지.

만 16 세.
자꾸 호기심과 모든것이 신기한 것들.
사춘기의 그 심정을 왜 모를건가.....
안방의 거울을 쳐다보고 또 쳐다봄서 자랐는데...

-그래도 저 정도 착하게 자란것만도 고마운거요.
저애만한 애들 가출에, 도둑질에, 싸움에 경찰서
들락거려봐요, 그렇지 않은것 만도 고맙지 뭐...
-그렇담 누가 기르기나 한데?
쫒아 버리고 말지.....
-자식이긴 부모 없어요.
그게 어디 맘대로 되어야 말이지.

가끔 서투른 거짓말로 들통이 나곤하지만......
아직은 고분고분한 편.
문제는 공부에 영 취미가 없어 고민이긴 하지만,
어쩔수 없다.

남자들보담, 여자친구가 좋았고 여자들과 놀기 좋아했던 나.
그 안에서도 멋을 꽤나 부리기 좋아했던 사춘기때의 나.
많이 닮은거 같다.
눈이 내린 이런 길을 뚫고 동대문 시장까지 가는 놈.
그때 그들만의 경험을 하고 싶은거겠지.
바르게 살아준거만이라도 고마워 해야 하나...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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