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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게으름을 떨치기 위해서...


  
혹한을 핑게로 연 이틀 산을 오르지 않았더니...
어깨가 쑤시고,
몸이 무겁단 것을 느낀다.


-많이 움직이고, 천천히 뛰어라.
나이든 사람들의 겨울철의 운동 요령이란다.
허나 겨울철엔 움직임 조차도 싫을때가 있다.
뱃살이 두꺼워 지는 줄 모르고........


허지만,
이 추위에 산에 오른단 것은 여간한 인내심 갖지 않고는
힘든다.
쏴아하니, 소매를 파고든 추위를 무릅쓰고 대문밖을
나선단 것이 우선은 힘들다.
모든 운동이 처음이 어렵듯이..........


어젠,
점심후에 까치산엘 찾았다.
바람은 찼지만, 양광은 따스했다.
응달진 곳은 녹지 않은 눈으로 미끄럽지만 양지는
거의 다 녹아 오르기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군데 군데 흙이 배를 내밀고 있었다.

-다 나 같은 마음으로 온 사람들일까?
이미 정상엔,
운동하러 온 사람들이 상당히 있었다.
몸이 굳어져 상당히 준비운동을 하고 천천히 운동장을
몇 바퀴 돈다.
점차 등어리가 축축해 지면 달린다.
점차 속도를 내서 달리다 보면 무념의 상태.
화곡동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마져 상쾌한 기분.
뭔가 해 냈다는 자부심때문에 마음은 뿌듯하다.


이 산과 저 산이 연결되어 있었으리라.
개발을 핑게로 산 허리를 잘라 집을 짓고보니 볼품없는
두 동강난 산의 모습이 두 개의 섬처럼 되어 버렸다.
바다위에 작은 섬 처럼...
개발하지 않고, 자연의 모습대로 남겨두었더라면.....??
여긴 도시속에 휴식공간으로 멋있는 산이되었을텐데..
자연을 한번 파괴하면 복구란 영영 어려운 일인걸...
이 산을 오르면 통합병원 뒷산까지 연결되어 그게 저 멀리
그리스도 신학대학 뒷산까지 이어져 훌륭한 조깅코스 였을
텐데......
그렇담 일주하는데 2-3시간 코스로 멋진 등산코스 였을텐데..


-서울의 주택난 해소니, 집 없는 서민의 애환을 풀어준다느니..
그럴듯한 명분으로 산의 허리를 잘라 집을 지었을거다.
그 당시론,
최선의 선택인양......
지나고 보면 얼마나 어리석은 짓들인가...
돌아서면 후회 투성이들...


내려오다 빈 벤취에 쉰다.
저 멀리 동네가 한 눈에 들어온 풍경.
도시는, 조용히 명절분위기란 찾을수조차 없어 보인다.
누구하나 한복입고, 거니는 모습을 볼수 없다.
경제가 어려운 탓이라 그런가...?


오는길에 마트에 들려 이것 저것 사다보니 한 보따리다.
아이스크림도 영란인 조각 조각으로 된것을..
세현인, 낱개로 된것을 좋아해서 두 가지 사고.....
초코렛은 영란이거, 양파깡은 세현이거..
그래야 입이 뽀루퉁이 내밀지 않는다.
변비가 있는 영란이를 위해 불가리스를 사고...
그래도 시장은 시끌벅적하니 활발하게 움직인다.
여긴 삶의 현장이라 살아있는 모습을 느낀다.
그래도 운동하고 내려오니,
몸이 한결 가뿐함을 느낀다.
더 많이 자주 움직이자......
내가 살아있음을 실증하게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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