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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오늘만 생각하자..


  
제사날은 예전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 좋다.
늘 그랬듯이..
준자도 오고, 성이도 왔다.

친척이란 관계가 아니라 이성이란 존재로 그렇게
가슴을 설레게 했던 준자.
그렇게 빼어난 미모와 천진스러움은 어디로 갔을가?

자연스럽게 술 자리가 이어지고, 지난 날의 애기가
화제로 등장한다.
그 애기속에서 아련한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사춘기 소년의 가슴이 됨을 느낀다.

-준자왔더라....
누군가가 그런 소식을 전해주면 한 달음에 달려갔었다.

-촌티나지 않은 귀염성과, 귀티가 어딘가에 벤 모습.
작은 체구에 인형같이 예쁜 용모...
투박한 전라도 사투리 아닌 세련된 말...
모든것이 좋았고, 가슴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여기 저기 델고 다니길 좋아했고, 하루종일 들로 산으로
다녀도 지루한줄 몰랐던 그때.....
함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했던 날들.
그게 사랑이란 감정일가?

< 준자 같은 여자와 결혼하리라 >

그런 준자가,
성장함서 시골도 자주 오지 않고 새론 사람에게 사랑을 빼앗겼단
것을 알았다.
내 마음도 몰라주고 새로 사귄 오빠 사진을 보여줌서 자랑에
어떻게 열을 올리던지...................!!!
내 마음도 몰라주고..
단순히 친척 오빠란 존재로 좋아했던 그녀.
그런 것을 떠나 이성으로 마냥 좋기만 했던 나..
<그렇지, 어떻게 준자와...??>

그 오빠와 결혼을 했고 여전히 잘 살고 있다.
휴가시에 함께 기념 찰영한 사진.
첫째 딸과 함께 셋이서 찍은 사진.
어쩜 그렇게 부부처럼 보였을까?
그걸 보던 남편이 화를 불같이 내더란다.
하긴 누가 봐도 부부처럼 찍었으니까..
아니,
기념으로 사진한장 남겨두잔 제의에 그런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
딸을 가운데 두고 찍은게 외려 더 이상하게 보였나 보다.
-햐~~!!
네 마누라 이쁘데이..
-아닙니다,.
제 동생입니다.
-햐, 임마 뭐라카노?
누가 빼아갈가봐 그러제..
해명하느라 힘들었던 군대시절의 기억들.

우린 늦도록 술을 마셧다.
끝날줄 모르는 애기들.
신앙촌이란 공통 구역에서 우린 그렇게 한때 몸을 담고 살았던
사이다.
성인, 쉬는날에 내게 스케이트를 가르쳐 줬고..
유일한 친구를 이종사촌 여동생과 인연을 맺게했다.
만나면 반가운 친구일 뿐..
처남 매제 사이가 아니다.
-우린,
늘 친구사인거라, 알았제..
아직도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가 베어있는 말투.
-그러자.
그래도 임마 동생있을적엔 형님하고 불러라.
내 체면이 있지..
-그러구마...

수원형님집엔, 설날이든 아버지 제사든 어머니 제사든..
이런 날에 오는 정도다.
그래도 그리운 얼굴들을 볼수 있어 좋다.
나 보고서도 수원서 살잔다.
자주 자주 만날수 있게....
아주 오래전에 기억조차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우리들.
그래서 친구는 오래된 친구가 좋은건가 보다.
비틀거림서 바라본 시계..
새벽 2 시였나 보다.
뭐가 걱정인가?
오늘은 오늘일 뿐,
이렇게 기분 좋은 만남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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