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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문득 옛 생각이 난걸까?


  
어제 부터 내린비가 지금껏 내리고 있다
하늘은 아직도 잿빛의 모습 그대로다.
이젠 그치겠지...

비가 그리웠다.
거리고 지저분하고 산에도 푸석거리기만 했던 길들.
아니, 나무들도 그랬을거다.
달디단 비를 간절히 기다렸을거다,
헌데,
이젠 그쳤으면 좋겠다.
비도 지속적으로 오면 지겹다.
마음조차 우울해져서...
밖에 장독대의 항아리에 가득 물이 찼다.

비에 갖혀 어제도 오늘도 운동을 포기해야했다.
답답하다.
어깨가 뻐근하고 무거움을 느낀다.
우산쓰고 걷기라도 할걸....

어젠 강의실에 막 도착하자
조 00 씨의 전화다.

그와 나,
그리고 길수완 휴일날 자주 어울렸다.
신참였던 나에 비하면 상당한 경력의 소유자였던 그..
우린 그를 선배로 대접함서 자주 어울리곤 했지.
< 순천 교도소 > 보안과 시절 같은 파트였다.
먹걸리에 파전으로 ,
때론 셋이서 영화구경도 갔었지.

- 조형,
이짓 계속할거요?
-그럼 이왕 들어왔는데 갈때까진 가 봐야지
-난,
이직할거요
이게 어디 할 직업이요?
맨날 개미 쳇 바퀴 돌듯 그 날이 그날이고
상대하는 녀석들이란 그런 놈들인데 뭐가 희망이 있다고..??
그리고 근무조건도 이게 뭐야...
-난,
머리도 이미 쇠었고 뭐를 하겠는가?
당신들이나 이직하든지 어쩌든지 해.
난, 한 우물을 팔거요..

그의 먼 친척이란 미소 조..
그의 소개로 가까워진 그녀.
그녀와 가까워지자 그와 어울린 시간이 줄었었지.
그걸 모를리 없는 길수 녀석의 은근한 비꼬는 소리.
-너는 좋겠다.
쉰날에 데이트 할 사람도 있으니....

미스 조는 끝자가 그 친구와 같다.
여자들에게도 돌림자를 쓴 모양이다.
< 조 영란 >이란 이름이 본명이 아니란 것을 나중에야
알았었지.

갑자기 걸려온 그의 전화로 해서 까마득히 망각한
세월의 저 편을 기억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시절.
아무리 힘들어도 다음날의 휴일.
그건 기다림였다.
우린 데이트를 순천시내가 아닌 주로 시골로 다녔었다.
훤히 트인 농로와 원두막은 데이트 장소론 더 이상 좋을수
없었으니.....
아는 사람의 눈에 띨리도 없었고...
총각과 처녀가 데이트가 흉이 아닌데도...

한참의 세월이 흐른뒤 서울에서 재회를 몇번.
그리곤 소식을 모른다.

-나 청송 감호소에 있어요.
소장 진급을 하려고 하는데 모르겠어요..
-그러세요
소장은 달아야죠.
암튼 대단합니다.
교정국에 들어가 그 정도면 출세한건데 뭐..
서울오거든 전화해요
- 김형도 여름에 청송한번 놀러와요
기가 막힌 절경을 안내할테니까...

딱 30년 전의 우정.
이젠 나이들었지만, 그 시절의 기억들이 생각나
전화했을거다.
문득....
올 여름에 다 털어 버리고 거길 놀러나 갈거나...
마음만 애 닲다.
그와 함께 미스 조도 보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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