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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술 핑게...


  
오랜만에 술을 마셔설까?
컨디션이 별로였다.

지금은 정년퇴직하여 매일 관악산에 오른단 윤모 과장.
등산하잔 전화였지만, 포기했다.

사람좋은 윤모과장을 퍽 멋대가리 없다고 했던 나였다.
그 만큼 그 사람과 친해지기까진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사람보는 눈이 우둔했나?

-과묵하고, 너무 철저하게 챙기고 했던 분.
상사란 좀은 철저하게 챙기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분이
부하입장에선 좋다.

-일은 철저하게, 인간성은 따스하게....
그런 분였다.
일과 끝나고 소주 한잔 하는 자리에선 너무도 마음이
따뜻한 분..
헤어진지 10 여년이 넘었지만 좋은 관게를 유지한건
그런 인간성때문일거다.

지난해 가을 쯤에 산에 동행했고,아직껏 만나지 못했다.
아무리 바빠도 한번 바람이라도 쐬고 와야지..
관악역 부근에 있던 오리집..
그곳에서 오리한 마리 먹고 오면 된다.

-그래,그래..
잘 했어.
이왕 시작했으면 죽어라 하고 해봐..
하면 될거야...
중개사 시험에 대비하여 공부한다고 하니 격려한 말이다.
윤 모과장도 승진시험 준비하느라 고생깨나 해서 그 심정
충분히 알거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하루 종일 진전없이 책과 씨름했다.
과연 성과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어제 마신 술이라고 핑게였자만....
마음이 여유가 없다.
더 좋은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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