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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홀가분,그리고 착잡함


  1972년 9월 26 일..
황금들녘을 수 놓은 풍요의 물결.
모든게 환희였고, 희망으로 보였었다.
찬란한 가을 햇살을 받으면서 두근거리던 마음으로 들어선
첫 근무지 < 순천 교도소 >

4 명이 신규발령자였다.
정 명호, 강 주식, 이 상태 그리고 나.
인사기록 카드 작성한 우린 소장실에 모여 소장의
간단한 축하의 말과 더불어 직업공무원으로써의 마음
가짐등을 들은후 배치받았었다.
-나도 몇년이나 하면 저런 위치에 오를까?

< 보안과 > 근무.
소위 계호 근무가 주업무인 교정행정에서 핵심인 부서다.
머리로 대응한것이 아니라 몸으로 카버해야 하는...

-거긴 소위 말하면 무인이야.
文인 아닌 武인..
난, 네가 면 사무소에라도 다닌것이 부러웠는데...
아버지의 바램,
그건 당연한 것이었겠지.
- 내 아들이 면사무소에 다닌다는것을 자랑하고 싶은것.
그 심정을 안다.
면사무소에 다닌 사람이라곤 우리동네선 혼자였으니( 것도 임시직으로 잠간 동안...것도 경력일까? )

아버지의 생각과 달랐다
늘 보는 것이 아는 사람뿐..
새로운 비전이 보이질 않았었다.
-내가 꿈을 펼칠수 있는건 여길 떠난거야..
이 비좁은 시골에서 뭣을 한단말인가?
아버지 말씀대로 거기서 충실히 공부해서 면직원으로 발령
났다면 아버진 좋아하셨을 거다.
당신의 체면(?)을 세울수 있으니....
그리고 그게 효도도 되었겠지.
당신도 든든한 마음을 갖었을거고...

순천 교도소 생활도 비전이 없어 보였다.
-형님 저 서울로 가고 싶어요.
그것도 하루 빨리....
-왜?
힘들어?
-그게 아니라,여긴 백날 있어봐야 그 생활이 그 생활일거 같아요
-알았어..
전화 할께...

정확히 2 주후에 전화가 왔다
확인전화였다.
-정말로 올거야?
-네..
-그럼 서울 구치소 발령낼께..
준비하고 있어, 마음에...
그때의 연호 형님은 내겐 커다란 빽이었다.
그때 그 형님이 서울로 발령내주지 않았다면??
결국은 순천에서 뱅뱅돌다 끝났을까?
아님 인근 지역으로 나갔을까?
순박한 시골처녀와 결혼했을까?
-누구 였을까??

4년간의 교도관 생활,
힘들었고, 여기도 어떤 희망을 잡기에 요원해 보였다.
-결혼전에 탈출하자.
검찰직을 가는 건 좋은데 그건 시일이 소요될거고..
당장 탈출하기 쉬운 서울시 공무원으로 옮기자...
책 놓은지 한참 만에 또 공부했다.
역시 수학과 영어가 벽이었다.
영어 보담도 수학,
그건 기초없인 접근이 어려운 거라.....

탈출 성공,'그리고 결혼.
결혼은 공부하려는 의지를 꺽었다.
내가 얻은 행복이 그저 좋기만 했다
사람은 절실하지 않음 하지 않은가 보다
그 생활에 고통이 없으니 안주했다.
지금 내가 절실해서 중개사 공부하는 이치와 같은것.

서대문구, 강서구, 글고 여기 y 구...
2달 모자란 만 32 년.
긴 세월이다.
나름대로 성실히 근무했고 최선을 다 했다.
내 능력 보담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남처럼 출세는
못했어도 무능하단 소릴 듣지않고 성실한 평을 받아
그 나마 위안을 삼는다.
여기까지 오는게 쉬운게 아니다.

-그래도 마지막 이고 훈장도 타는데 오세요??
- 성의는 고마워요.
허지만 훈장도 현직에서 필요한 거지 퇴직자가 그게 의미가
있나요??
가보로 남겨둬요?ㅋㅋㅋ...
인사담당자와의 전화였다.

32 년간 도중에 비리든 불명예로 도중하차한 사람들
많이 봤었다.
그게 두려웠다.
재수가 없으면 어쩔수 없기때문이다.
어제의 동료가 감방에 갖힌 신세가 된것을 숱하게 봤었다.
이유는 다 있지만, 다 욕심이고 자기 관리를 못한 책임이 있다.
자신을 냉정하게 관리못한건 자신의 책임.
-나가는 날에...
함박 웃음을 짓고 물러나자.
박수를 받음서....
주위인에게 귀감이 되게.....

같이 나가는 3 명,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바수 받을 기회를 반납키로 했다.
무언의 항의 표시고 마지막 저항이라 해도 좋다.
그건 잔치에서 잿밥을 뿌리잔 의도가 아니라....
구청장이란 존재는 배려하고 포용할줄 아는 자라린거..
따뜻한 가슴을 가져야 한단 것을 알아야 한단 것..

-어떻게 30 여년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마당에
차 한잔 마실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못하는 사람들인가??
구청장, 부 구청장, 총무국장,그리고 총무과장이란 자들.
한결같이 x 같은 놈들...
어떻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단 몇분의 시간 할애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구청장이 그렇게도 대단한 존재였던가?
후보시절에,
90 도 각도로 절하면서 아부떨던 모습은 다 제스쳐 였던가?
-구청장 이기 전에 인간이 되라.
인간이 되지 못하면 명예도 출세도 다 필요없는거야..
무언의 멧세지고 저항이다.

홀가분함과 착잡함....
뭐라고 말할수 없는 감정이 교차된다.
이런게 슬픔인가?
모르겠다.
위로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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