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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1년전, 그리고 지금...


  
참으로 빠르다
그 1 년이란 세월.
좀은 참담한 심정였던 작년.
30여년의 공직을 마감한다는 것 보다는 효용가치가 없어
떠나야 해야 한단 것이 더 아팠지...
다들 비슷한 심정이리라...
-그럴 나이는 아닌데..??

허지만,
뼈저리게 그걸 느끼진 못했다.
어떻게나 빠르게 지나가던지...

우면산에 연분홍 진달래가 만개해도..
진입로에 너울대는 화려한 꽃들이 유혹을 해도
마음을 달래기만했었다..
-다음의 내 날들을 위해...

자주 오던 전화도 띠엄 띠엄 올뿐..
고요하다
이건,
내가 의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화가 오지 않음 서운한건 인간인 탓.

그녀와의 간격을 벌인것도 내 의도인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긴 침묵으로 이어진건 기분 나쁘다.
-자기는 내 처지를 뻔히 알면서 이게 뭔가??
전화는 해 줄수 있지 않는가.....
가끔 불만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잡념(?)을 심어주지
않아 한편은 고마운 마음도 든다.
-공부하라고 일부러 그런거 몰라요?
하면서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로 합리화하곤 하는 그녀
뻔히 아닌줄 알면서도,
그랬어?
암튼 그 맘 알겠다 고맙다고 해야겠지....
그 긴 침묵은 일순에 무너지고 깔깔대고 마는 분위기
늘상 그랬으니까.........

몇년전에,
사퇴했던 0 씨의 청첩장.
-남서울 웨딩홀이다
강남이란 것도 그렇고 갈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축의금이나 보내줄 사람을 물색해야 겠다
허나,
우리 영란인 언제 시집보내나?
전혀 그런 기색은 찾아 볼수 없으니.....
그 흔한 남자 친구도 없는지 전화한번 오는걸 보질 못했다.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닌데,이게....

-아빠, 친구가 콘서트 표 구해놨다고 같이 가재?
-어딘데?
-올림픽 공원.
-그 먼데로?
-그래야 1시간 거린데 뭐.....
-난,
그런 콘서트 가면 잠만 오던데, 가려고?
남자 친구면 좋을텐데...
-그런거 아냐...
-그래 재밋게 듣도 감동느끼고 와라.
기회만 있음 갈려고 하는 영란.
모든건 대학 시절에 다 보고,해 보고 싶단다
아마도 자유를 박탈(?)당한 결혼후에는 못한단 애기를
들은 모양인가 보다.
영화면 영화, 스키면 스키..
지난 번에 스키장에 갔다가 온 뒤로 무릎이 아직도 시커멓다
-너 처럼 요란스럽게 스키타다간 온 무릎이 성하지 않겠다
어떻게 탓길래 그랬어?
-다들 넘어져
그래도 얼마나 재밌었는데......??
내년에도 또 갈거야..
-그래라 그건 네 맘이지 뭐...
그래도 좀 다치지 않고 타야지 그렇게 요란스럽게 다침서
타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래도 젊음이 있어 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는 영란이의 정열이 부럽기도 하다
이건 젊음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인지도 모르지...
부럽다.
모든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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