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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늘 친구처럼...

11월 마지막 주였던가?

안양천변의 차 속에서 잠시  대화 나누곤 오늘 그녀를 만났다.

결혼이니,  모임, 등등 바쁘다 보니 한참인거 같다.

나도 그녀도...

 

언제 부터인가?

취향도 비슷하고 주량도 비슷해서 우린 곧잘 친해졌다.

-등산 취미.

-술맛 보담은 분위기 땜에 어울린단 것.

-시끌법적한 곳 보담은 은은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곳을 선호 한다는 것.....

취향이 같단 것도 행운이리라..

 

< 설악 추어탕 >으로 저녁을 했다.

체인점인가 보다

큼 직한 여자 사진이 간판옆에 붙어있다.

얼굴을 걸고  맛있는 음식임을 선전한 것이겠지..

-사진이 저 정도면 실물은 박색이겠지?

-누가 저 사진 보고 음식 먹으러 오나요?

맛때문이지..

-기왕이면....

-남자들이란 그저 예쁜 여자만 보면 정신 못 차린다니까...

-남자들이 봐주지 않음 예쁜 여자들 성질나지...

남자들이  곁눈으로라로 쳐다 보지 않음 서운하다더라...

-오죽 못 났음.....

 

바로 맞은편에,

< 박 문각 > 간판이 외롭게 서 있다

아직 새 주인을 못 찾은듯...

굳게 문이 닫혀있다.

-저 학원 망했나봐

겨우 1 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다니...

원장이 어찌나 짜던지 학원생들 사이에 혀를 내 둘렀었다.

특강비는 특강비대로 받고, 또 겨우 20여페이지 프린트 물을

2000원씩 별도로 받는다고 수군거렸었다.

- 저 사람 저러다 내년에 어떻게 운영하려고 저러나?

걱정된다.

- 그만 할 생각인 모양이죠.

소문이 무섭단걸 모르나...??

 

학원 운영도 기업이다

기업가가 좀 통도 크게 투자를 해야 하는데

좁쌀 처럼 행세했으니...........

자기 학원내에 있는 빈 공간의 자습실까지  돈 받을 생각을 했을 정도니...

소금처럼 짜단 이미지 때문에 5월 이후에 썰물 처럼 빠져

나간 원생들..

그 원생들이 어떻게 소문을 냈을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더 부풀려서 애기했겠지.

< 중앙 >으로 원위치해 버린 원생들.

100 원을 투자해서 1000원을 번단 생각을 못한건가..

 

작년 이때쯤 저 학원을 발이 닳도록 드나들었건만.....

바로 손에 잡힐듯 가까운 5 월을 향해...

그런 바램이 수포로 되어 버렸으니 생각조차 가슴아프다.

 

가까운 곳에 있는 < 와이  타임 >

배도 부르고 해서 술 보담은 쉬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70,80년대의 팦이 조용히  흐른다.

 나같은 올드 팦 펜들이 좋아하는 팦송..

-비지스와 스키더 데이비스, 카펜더즈와 청량감 마져 드는

페티페이지....

이런 분위기에서 젖어보는 것도 아련한 향수를 자아낸다

-저런 노래가 음악다방에서 한참 불러질때 어땠는지 알아?

보통 30 여분은,

음악속에서 지루한줄 모르고 기다렸던거야..

그러다 만나고 차 마시고 또 음악듣고.......

그리고 식사하고 명보든 피카디리든 영화 보러 가고....

그게 데이트 코스 전부였지.

참 진부하지?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만 끄덕 거리는 그녀.

나와 같은 배경과 환경속에서 살지 않은 그녀가 알게 뭔가?

연륜의 차이도 있고........

 

12 월은 누구나 바쁘다.

금년을 정리하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만나고...

 

2005의 한해.

어떤 결실을 얻었을까?

어떤 가능이 아닌 성취를 확신했건만 그 마져 수포로 끝났으니...

시간은 있다.

절망하기 전에 또 다른 가능의 세계를 두드려야 한다.

그리고 갈망하는 자야 말로 성취했을때 보다 값진  보람을

느끼는 것 아닐까?

늦다는 법은 없다.

늦다고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바보 스런 일.

다시 뛸 거다.

그 소중한 보람을 쟁취하기 위해.....

 

이번 주 토요일엔,

등산하자고 했다.

등산할때의 가까운 친구.

내 곁에 이런 다정한 친구가 있단 것이야 말로 즐거운 일이다.

-전화 할께요.

손을 흔들며 저 편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빨간 차.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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