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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새배

아침엔,

영란이와 세현이의 새배를 받았다.

새뱃돈 탈 욕심으로 이 날만은 부지런을 떠는 세현.

잠꾸러기 누날 깨우느라 부산을 떤다.

-알았어.

이 한마디 하곤 또 깊은 잠 으로 빠져든 영란이의

습성을 아는지라...

-아빠가 10 분내로 하지 않음 새뱃돈 없데....

낮에 한건 인정하지 않는데..

알아서 해....

마지막 위협카드(?) 꺼내든 세현.

 

-영란인,

졸업도 하고 건강하게 좋은 직장에 취직되고...

세현인 열심히 공부하여 네가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하도록 해야 한다.

덕담 한마디.

어렷을때 새배했을때도 비슷한 덕담한마디

들었었는데.............

 

세현이와 둘이서 수원형님댁갔다.

그런곳 가는걸 죽기 보담 싫어하는 와이프..

몸이 성치 않은 탓이기도 하지만......

시댁 가는걸 늘 싫어한다.

언젠가 형수와 한판 싸운 뒤로는 죽.....

 

세현인,

멀쩡한 차를 두고 지하철을 고집하는

날 은근히 꼬집는다.

-아빠 차 갖고 가면 편할텐데.....??

-차 밀려서 안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오고 가는 와중에 스트레스

받기 싫어 지하철을 타곤한다.

평소와 다르게 지하철은 텅 비어 있었다.

-이게 얼마나 편하니?

지금쯤 차를 타고 갔으면 얼마 가지도 못했을거야...

내 말이 핑게로 들리는듯 반응도 없이 침묵하고 있는 녀석.

차를 타면 늘 장난기가 발동해 소란스럽던 녀석이

어느새 이렇게 어른 스러워졌다.

하긴,

만 18 세면 어른 스러워야지...

약간 웨이브 진 반 곱슬머리를 곱게 빗어 넘겼다.

내가 봐도 미남형의 녀석.

< 인물값을 못한단 말야...>

 

 

<산 사촌 > 한 박스샀다.

선물은 여러가지 지만 형님이 좋아한건

술 종류...

-아빠, 또 술이야?

다른거 좀 사요.

-큰 아빠가 좋아하시잖니?

-그래도 그렇지....

 

처가에 가야 하는 조카 대현이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번 결혼때 장만한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고....

지난번 결혼때 봤을때의 조카 며느리(질부)...

형님가족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일까...

그렇게  밉상은 아니다.

-바보 같은놈, 인물은 엄청 밝히더니 겨우 그런

수준이야?

했더랬다.

새배를 받았다.

호현이까지 셋이서.....

-새 살림 차렸으니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고

의견충돌이 있어도 소리지르지 말고 의논하고

해소해야 한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도록.............

준비한 새돈도 줬다.

 

새배를 다녔던 나...

이젠 누군가에게 새배를 받아야 한단 위치.

이렇게 세월이 흘렀단 말인가?

어른이 되었단 의젓함 보담은 웬지 쓸쓸한 마음.

누군가에게 새배를 할수 없다는 것.

새배하고 새뱃돈을 달라고 할 상대가 없다는것...

마음 시린일이고 슬픈 현실.

인정해야 하는 현실이 아닌가?

 

하루 해가 뉘엿 뉘엿하도록 온 동네를 세배다녔던 설날.

이 날만은 의젓한 어른 대접받고 거나하게 차려준

음식상을 탐했던 어린 시절..

들려준 덕담을 가슴속에 새겼던 날들...

-장 자동 큰 아버지...

-송짓댁 어른..

-영풍 양반.

-하선 양반 등등....

이미 다 고인이 되어 버린 분들..

넉넉하고 여유있어 보였던 분들의 모습이 선하다...

 

-아빠,

여기서 팔만원이나 받았어..

아빠가 준거랑 함쳐 13 만원이네..

-기분 좋아?

얼마나 좋니, 새배하고 새배돈 받고..

맛있는 음식 먹고............

어때, 너 원하는 대학에 꼭 갈수 있지?

-네....

 

 오늘 한국의 축구.

크로아티와의 2:0의 완전한 승리..

이 천수와 김 동진이 각각 한골씩 넣어

새해 선물을 안겨 주었다.

김 동진의 중거리 슛은 여름날의 소낙비처럼

쉬원했고 발빠른 이 천수의 골도 통쾌했다...

 

늦게 출발한 지하철은 만원였다.

-모두 나 처럼 늦게 귀향하는 사람들 때문인가?

모처럼 쉬는 날이라선가...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그들의 언어로 뭔가 애기하는 사람들..

큰 눈이 인도사람들인가 보다.

거의가 비슷 비슷해서 구별을 못할거 같다.

설이지만,

이들은 고향도 부모도 만날수 없을거고

그런 외로움을 같은 나라사람끼리 만나서

흉금을 털어놓고 그러리라...

아직도 그들의 약점을 이용해 임금을

체불하고 떼어 먹는 악덕 기업인이 의외로 많단 뉴스.

그게 얼마나 나라 망신 시킨단 것도 모르고...

-우리도 비슷한 경험을 했음에도 망각해선

안되지....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서 일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우리도 그들처럼 가난한 나라였지 않은가....

 

즐거운 명절.

헌데 기쁜 마음보담 왜 쓸쓸한 기분만 들까...

분명 최대 명절인데...........

나이 먹고 있단 증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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