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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ㅈ 누나

ㅈ 누나와 통화했다.

ㅈ 누나와 이별한지 40 여년이 흘렀지만 늘 반갑다.

전화마져도.....

 

ㅈ 누나는 맏이인 탓에 동생들을 어머니 같이 보살피면서

살아왔었다.

맨손으로 올라온 서울행.

그 많은 식구들.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을까...

상상이 어렵지 않다.

 

어렷을때,

ㅈ 누나는 참으로 멋있는 누나였다.

훤출한 키에 이목구비가 수려한 미모.

시골에 살면서도 전혀 시골티가 나지 않은 세련된 외모.

누가 봐도 반달같은  갸름한 얼굴.

구원의 여성상였다.

 

그 정답고 사근사근함은 여전하다.

형과 동창이란 이유로 서로 외면함서 살아도

나완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ㅈ 누나.

늦게 결혼한 것도 동생들 뒷바라지 한 탓이었다.

슬하에 자식도 없고.........

남편마져 당뇨로 거동이 불편하단다.

그래도 ㅈ 누나는 그런것에 게으치 않고

늘 밝고 명랑하다.

 

-야 우리 이렇게 전화만 말고 만나자

너 소주한잔씩 하니?

-그건 기본이지.

누나는?

-나도 한잔씩 하지..

암튼 보름지나고 한번 만나자..

-오케이..

 

같은 서울, 녹번동은 결코 먼거리가 아니건만

만난단 것이 쉽지 않다.

이성이라설까, 아님 용무가 없어설까?

지난날의 정을 생각하면 자주 만나야 하는데........

 

-너 잠간 이리와 봐.이거 먹어 혼자서 알았지?

-그게 뭔데?

-내가 만든 보리빵이야..

가만히 앞치마에 숨겨와서 주곤하던 ㅈ 누나.

형제가 셋인데도 유독 나 한테만 그랬었다.

귀여워서 그랬나?

 

그런 ㅈ 누나가 하얀 눈이 내리던 초 겨울에 달구지

타고 서울로 떠나던 날.

그 이별이 얼마나 서럽던지..??

그 이별후론 10 여년이 훨씬 지난후에 재회했었다.

어엿한 여자 사장님.

그 세련된 모습과 성숙한 아름다움은 여전했었다.

-누난 성공했나봐...

-그렇게 뵈어?

그저 그렇게 살아..굶지 않고...

 

만나야지.

그 만남은 어렸을때의 추억을 되새겨 보잔 의미.

ㅈ 누나가 걸어온 인생역경.

그걸 듣고 싶다.

그녀만이 간직한 어떤 비밀 까지도 다 듣고 싶다.

구원의 여성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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