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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옛 고향에서..(3.29)

5일마다 열리는 나주 장날.

함께 가잖다.

뒷집에 사는 애란엄마가 차를 몰고 간단다

짐을 싣는 1.5 톤 트럭이다

시골에선 이런 트럭류가 더 필요한가 보다

이것 저것 싣고 나르려니...

 

시야가 확트여 쉬원하다.

말끔히 포장된 아스팔트.

푸릇 푸릇 돋는 나우 잎들.

화창한 봄날이라 나들이 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도로사정이 좋아 10 분이면 나주시내에 진입.

 

-우린 매일 시장에서 장을 보고 오빤 일 보시고 여기서

만나요, 못 오신담 전화해요..

-그러지...

이왕 나온김에 상윤형님을 뵙고 싶었다.

거길 가자면 증오스런 <한국 병원 >을 봐야한다

바로 3 년전엔,

얼마나 가슴아픈 일들이 있었던가?

오늘 쯤엔,

어머닌 가실일이 바빠 그렇게 가뿐 숨을 들이켰을거다.

차도 없는 병환에 가슴만 답답한 순인 가슴이 시커멓게

멍들었을거고.....

-아~~!!!!

저 병원, 그리고 영안실, 장례식장등..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다.

3 층 중환자실에 오르면 파리한 어머님을 뵐것만 같다.

말은 못하시고 고개만 끄덕거릴거 같다.

이 무슨 환상인가?

당신이 가신날도 오늘처럼 이렇게 포근하고 좋은 봄날였지...

 

그 가슴아픈 기억을 뒤로하고 곧장 상윤형님댁으로 향했다.

혼자계셨다.

이젠 몸도 쇠약해지고 연세도 들어 일을 못하시지만

아버지의 희망였던 상윤형님.

-니들도 목공기술이나 배워라.

농사짓지 않고 편안히 사는게 보기 좋더라..

아들덕에 편히 사시던 고모부가 그렇게 좋아보이더란다.

하긴,

그때는 농사일을 죽게 해봐야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세상였으니

어찌 부럽지 않았으랴...

아버지의 성화에 못이겨 형도 한때 목공기술을 연마하러 배웠지만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적성이 맞질 않았단것과 상윤형님의 그 불같은 성미완 어울릴수 없었단

애길 들었었다.

그 괴팍한 성격을 나도 익히 알고있지.

어렵던 시절에 한 6 개월동안 한집에 산적이 있었으니...

 

아들셋을 두었으나 모두들 서울에 살고 있는 형님.

두 내외가 외롭게 살고 있는 큼직한 집.

한창 줏가를 올리던 시절의 형님은 이렇게 있는데 그 시절은

다신 못오는 것이리라..

-늘 바쁘게 일하시던 형님과 윙윙 거림서 숨가쁘게 돌아가던 기게소리와

하얀 옷을 즐겨입으시던 갸날픈 고모님과 늘 작업장 근처에서 일손을 도와

주시던 고모부의 얕은 기침소리...

일군들 밥을 챙기느라 늘 분주하던 형수의 모습들..

바로 여기서 연출되던 풍경들인데 고요하기 그지 없는 풍경이다.

-세월이 흐르면 이렇게 변하는 것을.........

사람도 일도 모두가.........

 

몸도 쇠약해져 기관지 천식으로 고생했는데 수세미를 물로 만들어 마신후론

깜쪽같이 기침이 사라졌단 형님.

그런탓인지 한결 얼굴은 생기있어 보였다.

할일없는 형님.

그 외로움은 어쩔건가.

자꾸 점심먹고 가란것을 간신히 뿌리치고 나왔다.

먹는단 것 처럼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형수도 안계신 곳에 있는단 것은 페만 될뿐이란 생각였지.

 

-나주 5 일장,

이건 어렷을때 봤을때와 어쩜 똑 같은 풍경일까?

장소만 이동했을 뿐 그 시절의 풍경은 여전하다.

 

-각 지방에서 갖고온 각종 나물들, 채소, 과일 등등.

길거리에 좌판을 벌리고 장사하는 아낙들.

좁은 길을 막고서 펼치고 있는 각종 물건들,

그 골목 골목을 다님서 구경하는 것도 기분좋다.

삶의 현장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볼수 있는 탓..

 

-딸기 2 박스.

-상추 한 다발.

-삼겹살 고기 2 근.

-감자,파, 마늘 등등.

전엔 이런류의 채소는 자급자족했는데 이런걸 다 사고 있다.

그럼 밭엔 뭣을 심는건가?

 

점심은,

삼겹살에 상추쌈을 했다.

시골돼지라서일까?

고소하고 맛이 좋다.

애란 엄마랑 함께 식사했다.

-난,

남자들이 술 한잔씩 하는 사람이 더 좋아요.

애란 아빠가 술을 전혀 못하니까 안좋은거 같아요.

술을 좋아하는가 보다.

소주 한병을 둘이서 마셨다.

요즘 술 못마시는 여자가 축에나 끼나??

좋은 날에,

구경한 매일 시장은 그런데로 볼거리가 많았고

잃어버린 추억을 되새기게 했다.

시골은 늘 추억을 생각케 하는 곳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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