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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정다운 목소리

-나 영란이..

국제 전화하려고 만원짜리 카드 샀어.

가끔 전화도 할께.

-그래 그래..

거기 생활에 빨리 적응하고 시차 극복하고 매사를 재밋게 생활하기

바란다.

자세한건 매일을 보내고..

내가 보낸 매일 보지 못한 모양이지?

늘 건강에 신경쓰고 알았지?

그리고 사랑한다..

 

떠난지 이틀 만인데도 왜 그렇게 반갑게 들릴까?

마치 시내 외출중에 전화한거 처럼 너무도 또렷한 음성

나도 모르게 그리움에 눈물이 맺힌다

이런게 사랑이고 정인것을.......

말은 그렇게 한 영란이의 마음도 아빠의 마음과 같으리라..

 

매일도 확인않고, 전화도 없어서 마음이 퍽도 불안했는데

반가운 전화를 받고 보니 얼마나 기쁘던지..

나도 몰랐었다

이렇게 떠난 후에 마음이 허전할줄은....??

-아빠, 나 떠난후에 울지 말어.알았지?

-울긴 왜 울어....

그랬었는데 어젠 마누라가 사온 뻥튀기.

쌀로 튀긴것이 아닌 보리쌀로 튀긴 뻥 튀기기를 영란인 참 좋아했다

-난 뻥튀김 중에서 이게 젤로 맛있어.

난 이게 젤로 맛있더라

-그게 무슨 맛이라고??

 

서둘지 않고 침착하게 전화하는 영란이다.

-아빤 왜 그렇게 마음이 급해?

좀 천천히 하면 안돼?

-난 그래...

할일을 눈앞에 두고 있음 소화가 안되는 거 같애

빨리 해 치워야지 마음이 놓여..

-그런 조급증 좋지 않아..

재촉하고 빨리 빨리 병에 걸린 날 영란인 늘 궁시렁 거림서

그건 좋은 성격이  아니란다.

과일을 먹을땐,

모든것을 치우고 먹어야 된다

밥상을 눈앞에 두곤 먹을수 없다

이런 너무도 깔끔한 성격이 상대에겐 스트레스를 준거지...

 

모든게 얼떨떨하고 손에 잡히지 않을 영란이

홈 시크에 걸려서 당분간은 모든게 서글프고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겠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고 매사에 깔끔하고 세심한

영란이가 빨리 적응했음 좋겠다.

 

-가거든 빨리 적응하고 건강에 신경써라..

너무 세심하게 생각말고 대범한 생각도 필요하고...

사랑해..

그날 공항에서 헤어지는 순간에 포옹을 하면서 부탁했던 말.

갸날픈 어린 양을 광야에 내려놓은듯한 애틋함....

어찌 나만의 감정이겠는가?

호주에 배낭여행을 보내고 매일 운다는 처형.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거 같다.

하나 뿐인 아들이 배낭여행중에 고생할걸 생각하면 눈물도 나오겠지..

 

빼곡히 찬 서재..

보기 좋게 진열된 책들.

보물 1 호처럼 소중히 다루던 워크맨도 두고 갔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받은 편지들

그것도 하나 버리지 않고 보관해 두었다.

그들의 정성을 차마 버리지 못한 모양이지.

버리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버리는 것으로 안듯...

그대로 건드리지 않고 둬야 한다.

다만 옷장만 창가에서 안으로 옮겼을 뿐....

 

궁금하고 불안해 할가봐 그런 와중에서도 잊지 않고 전화를 하는 영란이.

아빠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간파하고 있는 착한 딸.

자랑스럽다,

누가 팔불출이라 해도 어쩔수 없다

그건 솔직한 심정이고 숨길수 없는 감정이니까...

또 맬이나 보내자.

언젠가는 읽겠지.

아빠의 정을 듬뿍 담아서.............

있을때 잘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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