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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매형의 죽음

치매로 고생하시던 사촌매형.

어제 돌아가셨단 전화가 왔다.

분당 재생병원으로 가야 한다.

어쩔수 없이 학원은 하루 휴강해야 할거 같다.

 

가신 매형에 대한 추억은 별로 없다.

아니 그런 어떠한 추억을 만들수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평생을 일만 하시다가 가신 분.

불쌍하다.

 

후암시장에서 쌀가게를 운영하셨던 매형.

배고픈 시절에 쌀가게라도 운영하면 배는 고프지 않을거란

생각에서 그런것이었을까?

허름한 자전거에  쌀을 싣고 배달하시는 것이 일과.

그 덕분에 자녀들은 배 고픈줄 모르고 성장했고 그들의 뒷 바라지도

다 하셨다.

 

어쩌다 후암동 누나집에 가면 늘 대화는 누나하고였다.

매형은 대화상대가 되지 못할 뿐더러 대화 조차 거의 없었다.

늘 잔잔한 미소로 바라볼뿐..

그저 사람좋은 분이란 것.

-누나 매형은 한 평생을 바람한번 못 피어봤을거야

아니 어디 가서 술 한잔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럴거야..

 

고지식하다고나 할까?

좀 바보 스럽다고나 할까?

어떤 룰에서 벗어난 짓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

한 평생을 자식들과 마누라와 집 뿐.

그게 전부였던 분.

그렇게 살았으니 자신의 인생은 뭔가?

한 평생을 자식들과 집을 위해 헌신하다가 가셨으니..........

 

고인은,

좀 특이했다.

친척들의 대 소사는 고사하고 어떤 모임에도 참가한 적도 없었다.

어떤 누구하고도 대화하거나 친하게 지낸 사람조차 없었을거야

그런 성격은 천성적으로 태어난 것이었을까...

답답하고 안타깝고...........

 

그때,

안산 부근 시흥공단의 요양원에 입원시에 가서 뵌게 마지막였나 보다.

그때만 해도의식은 또렷해서 사람을 알아보던데........

하긴,

그렇게 사는건 산게 아니지.

식물인간과 다름없는 삶이 산다고 할수 있을건가?

-그만 가셨으면 좋겠다.

하던 누나,

그게 진심일거다.

 

죽는 순간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간다면 그것 처럼 행복한 삶이 어디있을까?

아버진 그랬었다.

단 하루정도 감기와 같은 증상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가셨으니.....

어머니의 보살핌속에 당신은 편히 가셨지.

허지만,

어떻게 그게 맘대로 되겠는가?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 하는 치매.

그것만은 피하고 싶은것이 모든 노인들의 바램일거다.

 

신 도림에서 잠실 가는 2호선으로 갈아타고 선릉에서 분당선을 갈아타고

서현역 하차.

5분거리에 있다는 재생병원.

어차피 오후엔 갔다와야 한다

그래도 살아계실때에 위문갔다왔단 것이 조금은 누나에게 덜 미안하다.

밖은,

이슬비가 내린다.

그치려나....??

 

죽음.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살아있을때의 애기지 죽으면 그게 끝이다

이 얼마나 허무한가?

살아있을때 뭐든 하고 여러가지 경험도 하고 살아야지

가면 끝인것을 왜 사람들은 그렇게 현실에 안주하고 탐욕을

일삼는가..

마치 영원히 존재할거 처럼..........

우울하다.

비 탓만은 아닐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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