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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5 월에 붙여.....

벌써 5 월이다.

새해 벽두부터 이사하느라 정신없이 바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는데.....

수북히 쌓인 이삿짐을 정리조차 못하고

한켠에 놓아 두었으니.......

흡사 전쟁중에

잠시 피난온 사람들의 살림도구가 이랬겠지?

 

말끔히 정리했고, 그건 영란이의 노고가

함께한 결과였다.

와이프와 세현인 뭐가 그리도 바빳는지...?

항상 둘이서만 했다.

하루내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두 사람.

밤에나 만났다.

곁에 있음으로 외려 방해나 되었지.

도움이 되질 못했다.

정리해 놓은걸 잔소리나 하고 그랬으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 많은 짐을 둘이서 정리하는데도

그렇게 무관심할수 있었을까?

애써 모른척했다.

 

미국 비자를 신청해 놓고 출국날짜만 기다리는 심정의 영란이

맘이 심란하고 사야 할 것도 많을건데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말없이  도와준 착한 영란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대견하고 착하다.

신세대 답게 배치라던가.....

소용없는 물건을 과감히(?)버리자고

했고 그런 것들을 와이프 몰래 버린단

것도 또 다른 스트레스 였다.

그 많은 와이프의 옷들.

과연 그렇게 많은 것들이 소용이 있어서

모아논 것들였을까?

가난한 시절에 옷은 바로 식량 다음으로

사기 힘든 것이라 그랬을까?

서울에서 뼈가 굵은 와이프.

모진 가난을 체험했고 무능한 가족들속에서

생계를 책임져야했던 위치.

그래서 그럴수 있을수도 있겠다 때론

너그러운 이해도 해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그런것들로( 사실 우린 너무도 사소한

것들로 다투곤 했다.) 언쟁하곤 했지.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왜 필요없는 것을 가져와 공간을 차지 하냐고??

-두면 다 필요해.

이런 대화 들.

늘 평행선을 달리는 언쟁.

사소한 것들.

 

와이프의 눈엔 모든것이 아깝고 아쉬운것들

뿐인가 보다.

한번 산걸 어지간해선  버린건 못봤으니....

그렇게 영란이와 둘이서 고생하고

정리한 집.

지금은 너무도 화사한 꽃들로 환하다.

이런 분위기 혼자서 느낀단 것이 조금은

영란에게 미안하다.

고생만 하고 이런 분위기 느껴보지도 못하고

떠났으니...

매일 온통 꽃 수집에만 집착한 건지?

하나둘 사온 화분이 꽉 찼다.

큰 화분의 연분홍 철쭉은 2층 게단에

한결 분위기가 훤하다.

이런 주인의 맘을 세입자들은 알고

있는지...??

어젠 계단을 물 걸레로 청소햇더니

한결 청결한거 같아 맘조차 밝다.

겨우내 온통 더러움이 씻겨간거 같아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계단에다 껌을 그대로

버리는지...??

이건 애들이 그랬을거란 생각을 한다

차마 어른들이 그럴리 없겠지.

 

4월의  한달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매달렸다.

앞으로 6 개월.

반년이지만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9 월이 들어서면 쌓이는 스트레스,

그리고 바닥난 건강.

건강관리가 중요하단 것을 작년의 경험으로

여실히 증명된거 아닌가?

단 하루를 앞두고 병원을 찾아야 했던

그 절박함, 그때의 심정 차라리

울고 싶었던 작년의 10 월.

한해 동안 기울인 노력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 불길한 예감(?)

그날 그런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고...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초라한 자신

그런 모멸스러움을 또 다시 삼켜야했다.

누가 그런 심정을 알기나 할까?

 

다시는...........

다시는..........

그런 쓰라린 경험을 하지 않으리라.

좀은 여유롭게, 너그러움으로...

그리고 자신을 겸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자세.

의욕도 좋지만 벅찬 의욕은 건강만

상한단 사실을 알았다.

<철저한 이해 중심>으로 다시 첫걸음

을 딛는 심정으로 그 날을 향해 가고 있다.

스탭 바이 스텝....

작년 보담은 그래도 여유롭다.

활용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

 

영란인 지금 뭐 할까?

지난번 올려논 싸이월드의 사진들.

자주 본다.

맘 좋은 친구들이 남겨논 글들.

친구들도 좋은 친구들이 많은거 같다.

자신이 착하면 친구도 착한 애들이 몰리지.

스스로 착한 친구들 곁으로 달려가야지.

오길 기다리면 안되지.

단 한번도 집을 떠나 보지 못했는데

그렇게 견딜수 있는 인내가 가상타.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성숙한듯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세현이란 놈,

언제나 자기의 위치를 찾아갈까?

시간만 있음 아직도 컴 앞에서 도움이 되지도

못하는 것들로 매달려 있으니....

-아빠?

저 5 월에 신검받으러 가야 해요.

-당연하지.

넌 군대 갔다 와야해.

그래서 좀 느끼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한단것을 체험해봐.

너 같은 사람이 정말로 군댈 가야해.

100%바꿔 모든것을.......

몰라보게 달라지거든.....

그럼 입대는 내년인가?

벌써 그렇게 되엇단 것이 빠르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너에게 주어진

것도 반가운 것이고...

바보 같이 군대도 못간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줄 아니?

그건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떳떳히 자랑할수

어떤것도 없는 사람들이야..

남자의 세계에서 뭘로 자기를 자랑하겠어?

아무것도 없지.

군대란 어쩜 네 인생을 한 단계 엎그래이드

한다고 보면 돼.

결코 군대기간이 네 인생에서 절대로 마이너스

가 아냐.

너무도 많은 것을 배우거든..

부모님과의 관계라던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들이란던가...

-..........

세상 물정을 모르는 놈에겐 군대란

인간을 개조하는 곳이고

반드시 갔다와야 하는 필수코스.

신검에서 무사히 통과해 당연히 갔다와야지.

그리고 느끼고 성숙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틔이고....

모름지기 남자란 군대를 거쳐야 비로소 진정한

남자가 되는거 아닐까?

입대하면 그 순간은 서운하겠지만....

 

눈 부신 5 월,

이런 계절의 유혹조차도 외면하고 매달려야 한다.

기필고 이번엔 또 다시 실수가 없어야 한다.

그 말도 안되는 실수.

참 바보스럽게도 살았던거 같다.

지금생각해도....

그래도 지금 이렇게 자신을 돌아볼수

있다는 것이 그 나마 다행이다.

늘 가능성이 손짓하고 있으니.....

하얗게 핀 차자꽃 향기가 거실에 꽉 찬다.

너무도 좋은 향기.

이 향기땜에 제 1호로 사오란 꽃이 치자꽃이었지.

물을 줘야겠다.

여유롭게 차분하게.....

모 처럼 쉬는 날이다.

보람있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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