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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영길씨와 어린시절의 추억을 서로 애기했다.

나이가 비슷해서 추억을 공유할수 있을거란 기댈 한탓.

또한 고향이 시골이란 것도 비슷했고....

한 시절을 공통된 추억을 회억한단 건 즐거운 일

나의 추억들이 그 사람의 추억이고 경험일수 있으니까...

 

-만화 좋아했어요?

-그럼요, 좋아한게 아니라 거의 미쳤었죠

학교 다닐때 늘 책가방엔 만화책이 있었으니까...

-그래요?

그럼 어느 작가것을 주로 많이 봤나요?

-그 시절은 만화가 요즘 티브보다 귀한 정도였으니...

모든게 귀한 시절이라 학교 친구중에 누가 만화책 한권 샀다하면

온통화재였고 서로 먼저 빌려 볼려고 아양까지 떨었었죠.

순번을 기다려 빌렸으니까..

늘 첫번째는 반장 녀석이고...

 

 

-참 이형도 나와 거의 비슷한 경험을 했구먼..

하긴 그 시절이라 지역은 달라도 비슷 비슷했을거니까..

영길씨는 충남 당진이라고 하는데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전라도와 왜 비슷한

추억을  경험했을까..

지난번 광주에 갔을때 친했던 규민이가 <만화가 박 기당 >애길 하길래  반가워서

우린 한참을 그 시절로 돌아가 깔깔대며 애길 했었다

나만 기억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녀석도 그런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내가 그리운데 왜 그라고 그립지 않을손가?

 

-박 기당을 비롯해서 김 종래 와 박 광현, 그리고 김 경언,코주부삼국지로 유명한

김 용환 화백등등..

박 기당과 김 종래는  그 시절 만화계의 쌍벽을 이룬 상두마차가 아니었을까

마땅히 볼수 있을거란 것이 만화였고 그것도 비싸서 감히 한권 사본단것이

얼마나 어려웠던지...

그래서 새로 사는 것보다는 한권 사면 서로 서로 바꿔보고 해서 나중에 걸레처럼

너덜거릴때 까지 빌려 주고 빌려보곤 했었다.

집에 만화책을 보유하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든든하고 그랬다.

창수는 나 보담도 한참이나 나이가 많은데도 늘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주곤

했었는데 그도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다.

참 상큼하게 좋은 사람였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사람.

얼마나 삶에 지쳤으면 그랬을까?

한강에 투신하고 난뒤 한참후에야 발견했단다.

 

 

유난히 만화를 즐겨보던 택.

우리 뒷집에 살던 친구다.

정확히 말하면 동생 친구라야 맞는데 나와 친해서 친구 같다.

밥만 먹었다하면 우리집에 와서 만화에 빠져 봤던 그 택이.

콧물이 흘러내린것도 모르고, 만화 삼매경에 빠져서..

어떤땐 공짜로 빌려 보기가 미안했던지 가끔은 호주머니에 고구마 몇개 넣고온

적도 있었다.

잠 자는 시간빼곤 늘 우리집에 살다시피한 그.

집에 만화책을  많이 보유할수 있었던 건 산건 아니고 그림을 그려주고

공짜로 얻은 경우가 많았었다.

지금보면 참 유치하기 이를데 없을텐데도 그 시절은 그림을 잘 그렸던가 보다

늘 내 그림은 뒷편에 붙어 있었으니 친구들이 부러웠던가 보다.

죽 그 길로 갔더라면 유명한 화가가 되었을까?ㅋㅋㅋ...

 

 

그렇게도 만화를 좋아하던 택.

그가 서울로 이사한 뒤론 몇번의 편지가 왔지만  성장하곤 잊혀져 갔다.

경찰 고위직에 있단건만 그의 누나편에 들을 뿐..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가끔 만화생각을 하면 얼핏   내 생각이 날텐데..

아무리 환경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어린시절의 추억은 소중하고 잊혀지지 않는데....

 

어머니 앞에서 소리내어 읽어 드렸던 박 기당 만화와 김 종래 만화.

<엄마찾아 삼만리>와 박 기당의 만화 책 <고양이전>은 몇번을 읽어들렸는지

모른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만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너무도 선명하게 그려진다.

지금의 그런 만화가 아닌 사실화에 가까운 정성껏 그린 한컷 한컷의 만화라

작가의 혼이 내재되어 있는건 아닐까?

그림은 그렇다 치고 줄거리는 어떻게 구성했을까?

김종래의 엄마찾아 삼만리는 지금생각해도 너무도 재밋었다.

<금주>라는 어린애가 엄마 찾아 갖은 역경을 다 겪는 슬픈 스토리..

보다 보면 눈물을 주루루 흘리곤 하시던 어머니..

참 마음이 순하시던 어머님.

읽어드리면 꼭 그 안에 빠져 사실인양 착각하시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읽어 드리는 중간 중간에 만화를 들어다 보시면서 사실감을 느끼셨고...

-그런 죽일 놈,

그러니 지가 천벌을 받지 않겠냐?

<고양이전>을 읽어 드리자 그렇게 흥분하셨던 어머니.

악역의 주인공인 서 호몽과 서 탕몽형제의 비참한 최후는 결국 그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귀신으로 나타나 그 주인의 원수를 대신 갚다 주게 된다

<전설의 고향>에서나 봄직한 그런 스토리..

스토리도 스로리지만 그 한컷 한컷의 너무도 사실에 가까운 작가의 그림 솜씨.

정말로 일품였다.

그렇게 잘 그린 만화가는 아직도 보지 못한거 같다.

하긴 요즘 같이 바쁜 세상에 그렇게 사실화에 가까운 그림을 그린다면

입에 풀칠도 못하겠지.

적어도 그런 만화 한권 집필을 완료하려면 몇 개월을 소요할거니까...

 

 

어머님의 행복하시던 시절.

그 시절이 그랬었다.

몇번을 봐도 감회가 새롭고 감동을 주던 만화책 들..

몇번을 읽어 달라해도 잘 읽어 드렸던거 같다

효자였나?ㅋㅋㅋ...

나도 그 속에 빠져들고 싶은 탓일거야.

형과 동생은 제처두고 늘 나보고 읽어달란 이유는 뭐 였을까?

그건 물어보질 못했다.

내 음성이 또박 또박 들렸었나?

아니면 고분 고분 말을 잘 들었나...

<박 기당과 김 종래의 만화책>

지금은 구할수 없을까?

그걸 발견하면 아마도 진주를 발견한거 처럼 반가울거야

잊고 지낸 옛 친구를 만난 것 처럼....

그 시절의 그런 감동은 느낄수 없겠지만....

어머님 앞에서 읽어드렸던 그런 만화들.

내가 행복했고 어머님이 행복했던 시절.

그립다.

영영 오지 못할 시간이라서 일거다.

괜히 오늘 영길씨와 만화 애길하다 콧잔등이 시큰해졌다.

알지 못하는 내면의 슬픔을 느꼈다.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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