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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한때의 인연으로..

-나 이윤이요, 오늘 점심어때요?

-전 좋아요,ㅂ 동장님께 연락해 볼께요.

ㅂ 동장님은 오늘 못 나오신단애기다.

 

1시에 발산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침에 산에 오를땐 추운줄 몰랐는데 밖으로 나오니 춥다.

바람때문인가 보다.

강 재복이도 함께 나오신 이윤동장님.

딱 20 년전에 함께 근무했단 인연으로 지금껏 가끔 만나 소주한잔해오고

있다.

항상 깔끔하고, 멋이 있으신 분이 나이엔 어쩔수 없나보다.

이마에 주름이 많다.

딱 10살 연상인거 같다.

 

재복인,

올해 53세, 아직도 6급으로 승진못하고 주임에 머물고 있단다.

4년 남았는데 아직도 7급이라니....

<승진>은 본인의 성실만으론 어렵다

모든 조건이 다 충족되어야 하고 맨입(?)으론 어렵단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그건 공공연한 비밀이라 요즘도 어김없이 그럴거다.

승진은,

누이좋고 매부좋은데 문제가 될거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해주고 생색내고 성금(?)받아도 죄책감이 없고...

그런 비리가 언제나 없어 질런지??

 

우리가 근무했던 당시는 논인곳이 음식점으로 변한곳에서 셋이서 낙지복음에

소주 한잔 했다.

20년전의 추억의 대화가 통하는 세 사람.

동장였고, 서무주임이고 서우였던 세 사람.

그때도 셋이서 함께 점심을 하곤 했었는데 오늘도 그런위치.

-염창동의 보신탕집.

-공항로면의 강서 복집.

 

<이윤>동장님은,

그 당시는 상당히 까다롭고 어영부영한 직원을 미워했다.

그건 상사로써 당연한 애기.

지금은,

사무관으로 재직중인 ㅊ 사무관의 애기가 도마에 올랐다.

-그 ㅊ 사무관, 참 웃기는 사람야.

자기가 승진시험에 붙으면 적어도 신촌에 나가 00관으로 가서 한잔산단

자가 막상 합격하니까 쓴 소주한잔 사질 않던 친구야.

강서구에서 너무도 유명한 ㅊ .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물불 가리지 않고 대쉬하는 자란 소문.

그렇게 날뛰어 봐야 사무관인 위치지만..

그리고 그도 이젠 못을 벗을 날이 얼마 남지않았지만 그렇게 살아온 날들이

과연 남은게 뭔가?

자기의 부친이 위암이란 사형선고를 받고 운명을 하실 날이 오늘인가 낼인가

그런 와중에도 세속의 <승진>이란 것에 매달려 책을 보던 그 비정함

그런 사람의 정신은 어떻게 되었을까?

부친의 그런 위중한 병세앞에서 과연 책을 볼수 있을것인가?

얼마나 맘이 냉정했음 그렇게 승진공부를 할수 있었을까?

승진에 대한 열정을 칭찬하는게 아니라 그런 와중에서도 책을 볼수 있는 비정함.

그의 냉정함을 비난했었다.

그건 누구나 할수 있는게 아니라서......

 

오래전의 인연이지만,

그 소중한 인연을 잊지 않고서 추억을 반추하고 아련한 향수속에서 소주한잔

기울인단 것도 의미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럴 여유조차 잊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결코 행복해 보이질 않는다.

 

-야, 오랫만에 셋이서 소주한잔 하고 애기 나누니 너무좋다.

가끔 한잔씩 하자구..

젤로 좋아하신건 이윤 동장님이다.

그 연배에선 사실 그 외롬이란 것이 우리 보담 더 많을거다.

한 순간이지만 이렇게 만나 모든것을 잊고서 예전의 애기로

꽃을 피운단 것은 즐거운 일.

담은 ㅂ 동장님과 함께 자릴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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