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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광남>이를 만났다.

영등포 전철역 4시 30 분.

막 개찰구 빠져나오는 그를 만났다

어쩜 그렇게 약속이 정확하게 지켜질수 있을까...

 

우리의 우정.

그건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 보담 조금 늦게 안내사무실에 합류한 그.

미소띤 얼굴이 사람좋아 보였는데 여전히 그런형의 모습.

지난번 덕소까지 가서 몇몇이 소주한잔씩 했었지.

 

-단아한 체구.

-나이보다 덜 들어 보이는 곱상한 얼굴.

 

그가 왜 그렇게 변했을까?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보이는 모습이 서글프다.

-세월앞에 어쩔수 없는게 인간이구나.

누가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곱상하고 팽팽한 그의 얼굴이 어떻게 해서 저렇게 힘없는 노인의 모습

으로 바꾸어 놨단 말인가,도대체 누가??

그의 모습속에서 자화상을 보는거 같아 씁쓸했다.

-나도 저럴까, 미구의 어느날엔....??

 

-어때, 아구찜을 먹지?

-그거 말고 삼겹살 먹자구..그게 좋아.

아구는 맵고 체질에 맞질않은거 같아...

-그럼 어쩔수 없지.

둘이서 삼겹살을 먹었다

소주 2병으로 2시간을 버텼나...

 

다리를 약간 저는것이 다 이유가 있었다.

청개천으로 다님서 한창 돈을 버는중에 어느 날 귀가중에

알수없는 뺑소니차에 치어 병원에서 3일만에 눈을 떴단다

그 후유증으로 지금껏 그렇게 저는 것이란것.

그 무정한 뺑소니운전수는 끝내 검거하지 못하고 막대한 병원비에 빚을 지고

경기도 퇴촌까지 이사가서 몇년을 산골에서 살았단것.

-나 그때 형편이 이루 말할수 없었어

오죽했음 와이프더러 좋은 남자만나 잘 살라고 했을까..

불쌍한 여잘 불행하게 하고 싶지 않았지

-애들때문에 못 떠난다 하더군..

듣고 보니 그에게도 아픈 기억이 있었구나.

하긴 여태껏 살아오면서 한두가지의 그런 시련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가..

그래도 운이 좋아 아는 사람의 소개로 <동국대>의 수위로 정년까지 했단다

몸이 아파 어떤 일도 할수 없었던 위치에서 그 나마 그런일로 정년까지 마

칠수 있었단 것도 행운임에 틀림없지.

내가 탄탄대로를 달려왔을때 그렇게 인생의 굴곡이 있었구나.

60년대 후반에 헤어지곤 몇년만에 만났던 우리인지라 그 사이에 어떤 소식도

모르게 지냈었다.

 

<안내원 시절>에 그에게 지급된 반 코트가 너무 커 익살스럽게 보였던

것이 엊그젠데 벌써 황혼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게 뭐람.

어떻게 그렇게 빨리도 시간은 우리곁을 스쳐지나갔을까..

그 사이에 우린 무엇을 했던걸까..

또 어떤 것을 얻었던가...

 

-자 이렇게라도 자주 자주 만나서 지난날의 애기라도 나누자고..

-그래, 자네도 건강하게 건강만이 최고의 가치야

-나도 동감이야.

건강하게 만나야지 .

건강하지 못하면 모든것이 의미가 없는거지.

약간 절면서 개찰구을 빠져나가는 그의 모습이 왜 그렇게 슬퍼 보일까.

저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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