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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추억은 아름다워

어젠 초딩동창 모임이 있었다.

다른모임도 중요하고 반가웁지만 유독 초딩 모임이 즐거운건 뭘까?

머리가 희끗 희끗하게 세었어도 그저 만나면 편안한 사이.

-야 가시내야,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오빠에게 전화한통해야 하는거 아냐?

-ㅎㅎㅎ..

이녀석아 누굴보고 오빠래?

내가 누나지 어찌 네가 오빠냐?

 

스스럼없이 말을 놓아도 그져 편안한 사이고 어색한 분위기가 아니다.

-왜 일까?

그건 만나는 순간 부터 이미 우린 코 흘리게 철부지 시절의 영자와 철이가

되기 때문이다.

현실의 우리들이 아니라 머언 추억의 그 날의 모습으로 돌아가고픈 몸 부림

같은건지 모른다.

-하두 어리고 키가 작아 늘 앞자리만 섰던 용기선생의 따님인 연희

아직도 앙징맞을 정도로 귀염성스럽게 생겼지만 머리가 센건 어쩔건가?

-하두 피부가 희어 조금만 큰 소리쳐도 얼굴이 금새 붉어지던 순희

그런 그가 5월엔 따님을 출가시킨단다.

2살어린 연하남편과 살면서도 그렇게 행복해 뵈지 않은건 뭘까?

 

10시 잠실역 7번출구 모임.

포천이동갈비집에서 거기까지 관광버스가 나온단다

하긴,

그렇게 하질 않으면 누가 그 먼곳까지 술마시러 갈건가?

이런게 다 비지니스겠지.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남 보다 더 유별난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없는거지.

<포천 이동갈비 >로 가는중에 우린 산정호수에 들러 잠시 머릴 식혔다.

<산정호수>에 언제 왔던가?

한 20여년은 된가 보다

완전히 관광지 모습으로 변했고 변치 않은건 산정호수가 그렇게 그 모습으로

펼쳐져 있단 것 뿐...

배가 고파 긴 시간을 지체할수 없어 다시 버스에 올라 한 30 여분을 달리니

전망좋은곳에 위치한 <수정궁 이동갈비>

평일이라 너른 2층 홀을 우리들 만이 독점하고 놀수있었다.

술과 고기가 있고,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를수 있는 분위기.

어찌 즐겁지 않을손가?

이 선호와 거의 15년전에 배웠던 사교춤

활용하지 않아 도대체 모르겠다.

그땐 능숙하게 잘도 추었는데......................

그래도 생판보담 나아 순희와도 경임이와도 발을 맞췄다.

잘만 추면 이건 환상인데...........??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찾아온 홍영희

몇년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보행조차 불편한 몸이지만 이런 모임엔 잊지않고

찾아와 줘 고마웠다.

술도 맘대로 못 마시고 흥에 겨워 춤도 못추면서 친구들이 노는 모양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이 여간 안 쓰럽다.

-말은 안해도 건강이 허락치 못해 놀지 못한 자신이 얼마나 모멸차고 괴로울까?

 

2시경에 도착해서 식사하고 또 놀고 춤을 추고 노래부르고.......

5시간정도나 놀았을까?

<대령>으로 예편한 상환.

아직도 군대정신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그의 동작은 절도가 있다

노래 조차도 그렇게 어딘가 군인냄새가 풍긴다.

현역시절에 군복입은 모습으로 참가해서 구설수에 올랐던 그.

-저엔 왜 우리들 모임조차도 군복을 입고 나온다냐?

저 계급장을 자랑하고 싶어서?

거까짓 말똥이 뭐 대단하다고..........

그래도 정규 육사출신아닌 3사출신으로 대령까지 진급하고 퇴직한건 행운아 축에

속한건 아닐까?

<대장>은 그야 말로 하늘의 별이고...........

공직에 투신하여 <사무관>조차 달지 못하고 물러난 나와 비교했때 그래도 군인으로

영관급으로 물러났지만 성공한 건 아닐까?

하긴 야인위치에선 그나 나나 별다를게 없지만...........

 

술을 마시면 잔소리가 많아진 친구가 있고...

한번 마이크를 잡았다면 놓을줄 모르는 친구도 있고...

자신의 노래가 엉망이란건 아는지 모른는지 자꾸부르는 친구......

허지만 그런 모습들이 모두 동심이란 것에 묻혀 하나도 밉지 않다.

-동심의 세계는 늘 순수하니까.....

 

다시 잠실역까지 오는 내내 노래를 불렀다

갈때와는 다르게 모두들 취해 자신의 노래가 어떻게 부르는지 모른체

그져 악만 써댄다.

이런 것들이 모두 편안한 분위기 탓일거야.

 

여자들 고무줄 넘기엔 장난삼아 고무줄을 끊어버리고.......

약을 올리면서 놀렸던 시절.

벌써 이렇게 우리주변을 세월이 흘렀구나.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들 놀았어도 헤어짐은 아쉬운지 모두들 그런 표정들.

-우리 5월에 순희아들 결혼식때 또 보자꾸나 건강들 해라.

-그래 그래 너도....

즐거운 하루였다.

오늘 만큼은 우리들의 마음은 완전 애들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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