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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힘든 산행

어제 윤국장과 첨엔 연주암으로 해서 사당방면으로 가자고 했지만 도중에 수정하여

관악역부근의 <고향 보리밥> 집을 가자했었지.

-이렇게 더운날, 입에 쩍쩍 붙는 동동주 한잔씩 하구가자구요

동동주는 이런 날에 딱 걸맞죠

-그러러면 무너미 고개를 넘어야 하고 힘들텐데....

-힘들어도 천천히 가면 되죠.

-그럼 그러지.

사실 연주대로 오르는 코스도 가파라서 힘든데  또 다시 내려와 무너미 고개를 넘어

안양방면으로 가잔건 힘든 코스를 가잔애기다.

 

아직도 계곡은 차디찬 물이 흐르고 있었다.

도토리가 한창여서 산행하는 사람들 중엔 도토리 줍는 사람도 많았다,

지천에 깔려있으니....

-야 이거 도토리가 너무 많아 아깝구나.

도토리에 미련이 있는지 연신 도토리에 대한 애기를 하는 윤국장님.

 

이불처럼 펼쳐진 전망 좋은 곳에서 우린 발을 담그고 점심을 먹었다.

여니때 처럼 윤국장님이 갖고온 빛갈좋은 포도주에 취했다

이젠,

한낮의 태양도 별로 뜨겁지 않고 서늘한 가을 바람으로 변한다.

여름의 후덥지근한 더위는 없다

숲에 들어서면 여름도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푹푹찌는 더위는 사라졌다.

-이젠 이 푸른 잎들도 10월이면 노릿노릿해지겠죠?

-참 빨라 세월이..

금년도 앞으로 4개월이면 한해가 가는거야

우리가 관악산에 와서 진달래 꽃을 본지가 엊그제 같은데 말야..

 

하루중 가장 더운시간에 오른건가?

무너미고개를 넘어 관악산 송전탑이 보이는 정상쪽으로 가선지

너무 힘들었다.

바람한점 없고, 숨은 턱턱 막히고...

-이거 제가 이 더운데 괜히 이리로 오란거 같은데요?

-그래서 겨울엔 위험하고 힘들어 난 자주 오르지 않아,

이 코스 너무 힘들잖아

-그러네요.

가파르고 힘든 코스를 2개나 넘어 겨우 오른 정상.

거길 넘으면 삼막사 삼거리.

우린 쉬운 코스로 해서 경인교대쪽으로 갔다.

그곳에서 목적지 까진 아스팔트 길이라서 마을 버스를 타잖다

이 더운 날에 푹푹찌는 아스팔트 길을 걷는단 것이 고역

이 마을버스가 시흥사거리까지 가는건가 보다.

 

-아저씨 이 길로 죽가면 차를 탈수 있나요?

-네, 우리도 그 길로 가는건데요.

거기 내려가면 유명한 보리밥 집이 있어요

그리고 동동주가 죽이죠.

-그럼 우리 함께 가요.

산에 오면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걸기도 쉬워지는가 보다

처름 본 사람들이 함께 점심먹으로 가잖다.

산이 아니면 절대로 이런 말을 할순 없을텐데.....

-저 사람들과 합석 할까요 좀 그렇네....

-분위기 봐서 ......

헌데 합석하면 우리가 부담을 해야 할거 같은데...

-좀 뻔뻔하게 생겼어요 전 좀 그렇네요 인상들이...

처음 만난 사람들과 동동주 마시러 가잖것도 그렇고...

-글쎄...??

 

우리가 권유하지 않자 좀 뻘쭉했는지 자기들이 별도로 자릴 잡는다

-저 손님들 우리가 모시고 왔어요

얼마나 이 집을 선전했는데...

-그래요, 그럼 제가 술 한되 드릴게요.

-아니 그럴 필요는 없고 우리가 보냈다고 함서 저 분들에게 대신 전해 주세요

-그럴께요.

주인 아줌마는 손님을 모시고 왔다고 하니까 술을 주겠단다

결국 우리에게도 또 덤으로 준다

장사란 이런 센스도 있어야 하는것

그래서 이 집에서만 20년을 장사해도 손님이 이렇게 모이지

주인의 손님에 대한 배려 같은것.

그러고 보면 주인 아줌마가 너무도 인상이 좋아 보였었지.

 

-어디세요, 제가 오늘 시간이 있어 술 한잔 사드릴려로 하는데...

지난번에 절교를 선언하고선 처음 걸려온 <명진>의 전화.

-그래요?

여기 산행후에 술 한잔하고 있는데 영등포에 가서 전화할께요

의외였다

전화를 하지 않을걸로 알고 있었는데 뜬금없는 전화

매일 만나도 진전도 없고 특이한 점도 없어 일방적으로 절교를 선언했었다.

의미없는 만남.

만나서 흰 소리나 하고 술 한잔하고 오는게 고작인 그런 만남.

친구로 지내자고??

이성간에 진정한 친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건가...

친구라도 그렇지

어떤 속 마음을 터 놓지 않는 그런 긴장한 가운데의 만남

그게 어떻게 친구가 가능하단 애기??

 

윤국장과 헤어지고 영등포로 갔다.

술을 먹어 알딸딸한 기분

그냥 돌아갈까 했지만 그게 또 약점으로 잡힐까봐 만났었지.

명진이 좋아하는 <아구찜>과 그녀는 소주 난 또 동동주 한병

동동주 먹은 후에 소주를 먹음 아무래도 속이 상할꺼야.

 

몇개월 만에의 해후여서 그런가

좀 야윈거 같다.

동안 용산에다 <바>를 개업하기 위해 힘들었단다

9월 초순에 오픈한다나 뭐라나...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생각은 달라지지 않은거 같다.

여전히..........

오늘이 마지막 만남으로 알고 있었는데 왜 오픈식에 초대하는지?

가야할 필요가 없는거 같다.

더 이상의 대화의 필요성을 못느끼니까...

명진이는 막힌 대화의 물꼬를 튼것으로 알고 있을진 몰라도 난 아니다

더 이상의 대화는 불필요할거 같다

정신적으로 시간적으로 낭비니까..

이게 아니다 싶으면 빨리 나오는게 상책.

<순수성>이 없는거 같아 실망도 크고, 우선은 대화상대로써 부적당하다

공감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어떤땐 황당한 논리로 자기의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하는것도 마땅찮다.

명진이가 진정으로 가까이 다가오기 위해선 우선 상대방의 애기에 귀기울어

주고 다양한 사고를 이해해주는 훈련이 필요한거 같다.

늘 자신의 주장만이 최선은 아니니까......

어젠 술을 너무 마신거 같다.

비록 동동주긴 하지만 술은 마찬가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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