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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부신 가을날

어젠,

j 와 관악산 산행했다.

추석 마지막 연휴라선지 산엔 별로 사람들 모습을 구경할수 없었다.

짧은 연휴탓에 모두들 힘든 날들이라 산행하긴 무리였을까?

 

산은 언제 와도 신선하고 좋긴하지만 어제의 날씨는 너무도 청명해서

멀리 문학경기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요즘 처럼 산행하기 좋은 날 부지런히 와야 겠다.

가을은 뭐니해도 등산하기 가장 좋은 계절임이 분명하다.

 

-어느 코스로 갈까?

-그 코스가 좋잖아요, 등성이로 가니까 햇볕도 들지않고 나름대로 3시간은 등산할수

있는 코스.

-관악역으로 가는 그 코스?

-네...

 

서울대 입구에서 시작해서 관악역까지 이어지는 등산코스

몇번의 가파른 고비는 있지만 평이해서 등산이라기 보담

산책코스 같아 즐겨다니는 코스다.

상당한 스피드로 걸어도 3시간은 족히 소요되는 코스

그래도 등산을 왔으면 최소한 3시간 이상은 산을 타야 하는거 아닌가?

그 미만을 간다면 동네 산을 가지 뭐하러 이 먼곳까지 오는가?

 

마당바위 미쳐 오르기전엔,

산에  베드민턴 경기장을 만든곳이 있다

비가 오면 실내서 할수 있는 시설도 만들었나 보다

헌데,

산에다 이런 시설을 한걸 보면 왠지 자연을 훼손한거 같아 결코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닌거 같다.

아침부터 5-6명의 남자들이 고스톱에 정신이 팔려있다

참 뱃장도 좋은 사람들일까?

산에서 노름을 하다니.....

산에선 등산을 하던가 운동을 하던가 걸맞게 놀아야지

등산베낭들을 내려놓고 고스톱에 모두들 혈안이 되어있다.

-저렇게 이 좋은 산에 와서 할것이 고작 고스톱일까?

 

추석 다음날이라 그녀가 오랫만에 풍성한 음식을 갖고왔다.

늘 간편한 간식이고 과일이 전부였는데, 오늘은 송편이랑

부침개  까지 준비해 왔다.

-이거 네가 만든 송편맞아?

-그럼요,어때요?

-글쎄 오밀조밀하게 만든건 아니지만 맛은 그렇데로 괜찮군.

-내가 정성껏 만든건데 맛은 좋죠.

-여기에 술만 있음 끝내주는데 술이 없어 아쉽군.

-술은 거기 가서 먹자구요

그 동동주 너무 맛있어요.

-너도 그래?

-그럼요, 입에 척척 달라붙던데 뭐...

-이젠 술꿋 다 되었군.

허나 술을 먹음 정신차려야 해.

여자가 술을 먹고 추태 부리면 그건 목불인견이야.

-설마, 내가 그 정도일까??

-너도 가끔 주정을 한건 인정하지?

-주정은 무슨...........

말이 조금 많이질뿐이지.

주정이 별건가, 말이 많아지고 잔소리가 많아지고 쓸데없는 헛소리를 자꾸하면

그게 주정이고 추태지.

j도 술을 멱으면 은연중 일종의 주정을 한다.

물론 그걸 고분고분 받아주는 성미가 아니라 주접을 부리진 않지만 잔소리가

많아진건 사실이다

그게 다 술로 인한 것이 아닌가.

 

산은 아직도 여름의   풍요로운 녹음을 간직하고

산행인을 맞이하고 있지만 가을비라도 몇번내리고 기온이 강하하면 녹음은 힘없이

낙하되어 낙엽으로 변하리라

싱싱한 푸름을 잃고 병든 갈색으로 변하는 나무잎을 바라볼때 어찌 마음이 울적하지

않으랴....

시간이 가고 계절이 바뀌면 자연만이 가는건 아니잖는가..

인간들도 그렇게 낙엽처럼 낙하되어 대 자연의 자양분이 되어야 하는건

나무들 처지와 다를게 무언가...

왔다가 감이 다를게 없거늘....

 

한참을 걷다가 쉬원한 그늘에 쉬면 나른한 피곤이 졸음을 몰고 온다.

사지를 아무렇게나 펴고 단 5분을 눈을 감아도 왜 그렇게 달콤한지...

눈을 뜨면 또 하늘은 왜 그렇게도 투명하고 맑은지...?

저런 하늘에 언제 우리가 황사로 울적했던가........

황사가 몰려온다 해도 맑은 바람에 그냥 씻어내려갈거 같다.

멀리 삼막사에서 들려오는 스님의 예불소리가 너무도 평화롭게 들린다.

그 목소린 정다운 우리 조상들의 그 소리 같이 생소하지 않다.

그 누군 노래자랑 대회에 나갈려고 산중에서 연습에 여념없나 보다

철 지난 유행가를 구성지게 부른걸 보면 아마도 50 대 정도는 된거 같다.

그  연륜 아니면 누가 나훈아 노래를 그렇게 구성지게 부를수 있을가...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쁜이 곱분이 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3시간 30분 동안에 종주하여 <고향 보리밥>집 도착했다.

여기도 오늘은 손님이 별로다

-여기 동동주 한되와 파전 한 접시요

그리고 오징어를 많이 넣어 주시고 바짝 궈 주세요.

오늘도 땀 흘린뒤에 마시는 동동주의 그 맛은 별미.

이런 기분을 만끽 하기 위해 산행하는지도 모른다.

 

-어때 오늘 산행은?

-너무도 좋았어요 날씨도 좋았고 산에 사람들도 별로없어 그것도 좋았고..

여기 오지  않음 어떻게 이런 동동주 맛을 보겟어요?

-난,

동동주 맛도 좋지만 산에 오면 모든 시름과 번민 그리고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사라져 버려 너무 좋은거 같애.

-저도 동감.

 

집근처와서 가볍게 차 한잔한건 늘 있어온 것이니까.......

오늘도 그랬다.

커피 마시며 홍조띤 얼굴에서 j의 행복한 표정을 바라보는것도 즐겁다.

j도 날 바라보면 그런 생각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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