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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외롭지 않은 이유

오랫만에 <강 과장>님과 산행했다.

겨우 10년차인 나에 비하면 산에 대해선 대 선배인 강 과장님.

현직때도 지금도 늘 만나면 편한 형님같은 좋은 분이다.

아무리 권한 좋은 곳에 있어도 거들먹거리거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변함없는 마음이 좋은 분.

-오랫만에 가을산에 한번 갈까요?

-그러지 뭐.

10시 반에 사당에서 만나자구...

 

사당에서 하차해서 연주대쪽으로 넘어갔다

관악산을 가도 오늘 처럼 힘든 코슨 첨인거 같다.

그것도 무려 6시간대의  강행군.

아마도 겨우 2시간 코스로 해서 자신의 비트로 간다고 내가 동안 산행을 제의하지

않은걸로 판단한건가?

사실이 그랬었다.

늘상 가면 등산은 겨우 2시간 하곤 자신만의 비트에서 모여 화투판을 벌린게 좀 마땅

찮았었지.

등산을 왔음 등산을 할것이지 무슨 고스톱인가?

것도 보통 3-4시간은 보통이니..

자기들은 하지만 그걸 아무런 재미도 못 느끼고 바라보는 사람의 심정은 얼마나

답답한데.........

-뭐했어?

이제라도 고스톱이나 배워 그래야 함께 놀지.

-전, 이제야 그런거 배우고 싶지 않아요 취미도 없고...

 

가을이 저물고 있는 산사는 또 다른 멋이 있었다.

연주암 지나서 내려오는 길에 작은 사찰.

거긴 스님들이 먹을 김장을 담그느라 분주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럴테지 스님들도 밥은 먹어야 하니까.....

그 사찰 앞엔 깊은 우물이 있었다

어찌나 물이 맑은지 글고 그 물맛은 얼마나 쉬원하던지......

 

체구도 작고 몸 무게도 나 보담 무려 10kg이 가벼운 강 과장님.

어찌나 가뿐하게 산을 타는지 따라 가느라 힘이 들었다

다른 사람에 비하면 그래도 산을 잘 탄다고 자부한 내가 막상 함께 산행을 해보니

힘이들었다

어찌나 발이 빠른지......

단순히 몸이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몇 십년을 산에 다닌 탓으로 몸에 벤 습성 같은게 아닐까..

훈련이란 것도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거 아니라서..........

 

점심은 내가 갖고간 김밥과 그분이 갖고온 빵으로 나눠 먹었다.

그리고 귤과 커피도 한잔씩 나누고.........

산에 머문시간은 6시간였지만 점심 시간과 휴식시간을 빼면 순수한 산행은

5시간정도??

너무 무리한 것일까?

지난번 정형외과 다님서 물리치료 받았던 무릎부위가 좀 부자유 스럽다.

어제도 생각보다 장거리 산행을 했거든...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은 코스를 잘도 알고 있어서 우린 우리만의 코스로

다녔다

거의 평평한 곳은 피하고 가파르고 힘든 코스를 선택했다.

-적어도 등산을 하였으면 이렇게 경사진 곳을 몇번은 다녀야 산행한 맛을 느끼거든..

너무 쉬운 코스를 가면 산책한 기분이지 어디 등산한 기분을 느껴??

-그렇긴 해요.

좀은 몸이 뻐근할 정도로 산을 타야 진정한 등산이죠.

 

이제 관악산의 나뭇잎은 온통 갈색으로 물들어 바람만 불어도 펄펄 내릴거 같다

이러다 비바람 몇번 불어오면 수북히 쌓일거고.....

매마은 가지에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쳐도 우린 산엘 오지

겨울 산은 또 다른 맛을 보여주거든.......

 

목적지에 도착해서 배도 출출하고 해서 동동주라도 한잔 하자고 했더니

고개를 절래 흔든다.

-그거 먹고 가면 저녁 밥맛이 없어

그러니 참자구.......

-그건 차후 문제고...

땀 흘린후에 한 잔의 동동주 맛은 기똥 찹니다.

-담에 하자구.

오늘은 그냥 쉬고 싶어.

아쉽다.

등산후에 파전에 한잔의 동동주 맛으로 오는건데........

남자든 여자든 한 두잔의 술은 먹어야 재밋다.

그런 중에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볼수 있고 그 사람과의 정도 깊어지는데...

 

이 좋은 가을에 산에서 머문6시간,

너무 행복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쳐다보고 계절을 음미하고 이 가을에 맞는 멋진  시를 한수 외우면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

어떤 근심도 없고 산에 취해서 보내는 시간은 어떤 순간보담도 우린 행복했다.

-어떤 것이 부러울손가, 그 순간만은.........

오랫 동안을 산행해도 외롭지 않은것은 맘에 맞는 친구가 있고 즐거운 대화가 있어

그런거다.

이 좋은 가을을 가장 뜻있게 보내는 방법은 맘 맞는 친구 몇명과 홀가분하게 가을 산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산에 들어가는 순간 부터 기분은 업되니까....

내일은 윤국장님과의 또 다른 약속이 되어있다

이러다 가을 산 사나이가 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좋은걸 어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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