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배가본드
가을날이 간다..

어젠 오랫만에 박 용선씨와 김 형욱씨 글고 강 과장님과 함께 산행했다,

깡마른 체격에 성격이 까다로워 현직에선 별로 호평을 받질 못했던 박 용선씨.

장로가 된게 큰 벼슬처럼 늘 자랑하는 김 형욱씨,

그래도 산행할땐 재밌다.

서로간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곤 그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견을 피력하지만

결국은 박 용선씨와 김 형욱씨의 언쟁으로 번진다

언쟁이라고 해도 선의의 언쟁이긴 해도 그 순간만은 심각한 상황으로 변한다

개성들이 너무 강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할줄 모르는거 같긴 한데............

 

약간의 바람은 불어 차게 느껴지긴 해도 산행하긴 너무 좋았다

하늘이 너무도 맑아 멀리 인천이 눈앞이다.

그제 비하면 어젠 그래도 좀 포근한 편

그래도 쉬는시간은 양지를 찾는걸 보면 겨울인가 보다

그 토록 알록 달록 들었던 단풍

다 어디로 갔는가?

산은 마치 겨울지난 초 봄 처럼 그렇게 싱그럽게 느껴진다.

곳곳엔 쌓인 낙엽이 가을을 말해주곤 한다,

어제 처럼 좋은 날씨가 과연 몇일이나 다가올건가...

 

키에 비해 체중이 과 체중인 김 형욱씨 때문에 가다 쉬고 가다 쉬곤 했다

산행은 늘 못 따라오는 사람에게 기준을 맞춰야 하거든........

-당신은 너무 먹어서 그래

체중을 뺄려면 먹는것을 포기해야 해

글고 운동도 하고.....

-입맛이 당기는데 어떻게 참아

난 그렇게 못하겠어.

-그러니 살이 찌지.

잘 먹고서 살 뺄려고 하는건 언어 도단이야.....

조금만 걸어도 숨이 팔딱 거리는건 분명히 체중때문인데.......

하긴 김 형욱씬 교회가 바로 자신의 삶의 모든것인데 운동을 하라고 하니

그게 잘되지 않겠지.

 

강 과장의 그 비트

우리만의 아지트엘 갔다.

각자가 준비해간 음식을 펼치고 맛있게 먹었다

뒤가 바위로 막아 천연의 요쇄같다.

앞엔 양광이 들어오고 뒤엔 바위가 막아 바람도 막아주는 이런 곳

이렇게 완벽한 비트가 어디 있을까...

 

버너에 물을 끓여 컵 라면을 먹으면 왜 그렇게도 맛이 좋을까?

매실주도 누군가가 가져와서 한잔씩 했다

도수가 높은가?

금방 취기가 돈다.

따스한 햇볕 때문인가....

-만고 강산 유람할째  삼신산이 어디메뇨?

갑자기 구성진 소리를 지르는 박 용선씨.

어쩜 모든것이 그렇게 선친의 분위기와 닮았을까?

깡마른 체격하면 카랑 카랑한 음성 등...

60대의 아버지를 보는듯한 착각을 했다.

 

이 좋은 날씨에 칩거하고 있다가 산에 오니 이렇게 좋은데..........

날아갈듯이 가볍다.

 

-너 어디야?

-이젠 퇴근하려고 해요.

-그럼 5시에 올래, 그곳으로.......

술 탓이었을까?

산행후엔 늘 뒷풀이하는 그 장소.

차를 몰고 닥달같이 달려온 그녀.

야릇한(?) 술 탓인가?

산행후에 만나 뒤풀이까지 하고 오니 기분이 좋다.

<원주추어탕>을 먹자 했지만 피곤해서 담으로 미뤘다.

산행하고 난 뒤에 뒤풀이까지 했으니 피곤한건 당연하지.

 

그래도 변함없이 보조을 맞춰주는 j

고맙다.

편안하게 다가오고 편안하게 대하는 그런 매너가 좋다.

상대에게 어떤 스트레스를 준다면 그건 만나야 할 이유가 없다

 

-나는,

내가 좋아서 만나는 거지 뭐 상대를 배려해서 만나는게 아니다

그녀의 고백은 진실일까?

날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신이 필요해서 만난다는 것

그게 진실이다

자신을 버리고 상대를 어쩔수 없이 배려해서 만난다?

그건 위선이고 허위.

 

11월도 다 가고 이젠 달력은 한장의 그림만이 남아 쓸쓸함을 더 해준다.

이렇게 쓸쓸하고 피곤해도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눌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행운이 아닌가?

 

 

 

 

 

 

 

 

 

 

 

 

 

 

 

 

 

 

 

 

 

 

 

 

 

 

 

 

 

 

 

 

 

댓글 작성

일기장 리스트

12 1859 사랑과 고독, 그리고... 6956 독백 98

히스토리

키쉬닷컴 일기장
일기장 메인 커뮤니티 메인 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