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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늘 보람찬 하루이길...

ㅊ의 사우나에서 푹 담고 쉬고 싶었는데 j의 전화.

-날씨도 좋은데 산에 가요 오랫만에...

-그래?

 

막 까치산에서 땀을 흘리고 와서 가고 싶지 않았지만 갔다.

어제 긴 시간동안 애길 했는데 가잖다.

하긴,

함께 관악산 간건 한참 만인거 같다.

지난 11월 말경인가 보다.

 

쌀쌀했다.

허나, 산에 오르면 외려 이런 날이 등산하긴 더 좋다.

땀이 났다가도 금방 말라버려 기분은 더 상쾌한거 같다

서울대 입구에서 버스 타는데 공교롭게도 함께 탔다.

이런 우연도 있군.

 

관악산엔 어제도 눈이 내린 모양이다

곳곳에 하얗게 깔린 눈들

그렇게 쌓인 눈이 더 미끄럽다.

평일인데도 등산객은 많은 편.

추운날은 추운날데로 기분은 다르다.

 

늘 우리가 가는 코스, 그 코스대로 천천히 갔다.

그렇게 울창하던 숲들은 이젠 모두 앙상한 가지로 왠지 좀은 쓸쓸히 맞는다

그게 그들의 삶인것을...

나무잎이 진다고 가는건 아니지 않는가?

더 푸르고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기 위해 겨울동안 갈고 닦겠지.

쓸쓸히 보는건 우리들 뿐..

 

바쁘게 온 탓으로 아침을 걸렀더니 배가 고팠다.

그녀가 준비해온 간식으로 아침을 때웠지만 것도 좀 그렇다.

밥이 아니면 먹은거 같지  않은걸 보면 역시 한물간 사람인가 보다

요즘 신세대가 어디 밥으로 아침을 때우던가...

 

기온은 차지만 그래도 양지바른 정자위에서 잠시 쉬면서 따끈한 한잔의 커피맛.

그 맛을 어찌 산에 오르지 않고서 음미할수 있으랴.....

 

그저 평범한 대화조차도 늘 우린 웃음으로 변한걸 보면 같은 산행이라도

맘에 맞는 사람끼린 이렇게 분위기가 다르다.

-전 이렇게 함께 산에 오면 스트레스가 확 달아난거 같아요

그래서 늘 고맙게 생각한답니다

-넌 말뿐이잖아.

그 삐짐은 알아주는 고집인데 뭐..

-것과는 다르죠.

정말로 내가 문제가 있는건 알아요 그게 고칠려고 하는데 잘되질 않아서 그러죠.

-그 소리 들은지 몇년짼지 몰라

말만 고친다함서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걸 보면 말 장난하는거 아냐?

그냥 침묵으로 고치려고 해

괜히 구두선으로 그치지 말고......

-아니요,

정말로 2009년엔 지켜 봐 줘요

-그래?

그렇게 믿고 있다가 또 실망하면?

-.......

 

2시간 30분 경과해서   그 목적지 보리밥집.

그리고 그 달디단 동동주 한되와 파전.,

이젠 우리가 앉으면 그 메뉴를 시키지 않아도 척 갔다준다

늘 그렇게 먹었으니까..........

산행후의 동동주 한잔의 맛.

그 맛을 누가 일랴..

j의 얼굴에 어느듯 홍조로 변한 모습.

그리고 늘어나는 그 수다.

이것도 주정이겠지.

수다가 많아지면 주정으로 변하고 실수하곤 하지.

단 몇 시간이지만 둘만의 시간으로 등산을 했다는 것이 좋다.

쉴새없이 소란스럽게 걸었지만 그 자체만으로 즐거웠으니...

자연속으로 들어서면 모두가 이렇게 철없어 지는지 모른다.

자연은,

이 모든것을 따스하게 감싸주고.....

 

늘 하루가 이렇게 보람찬 하루였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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