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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어릴적 친구

고향엘 가선 늘 한바퀴 돈다

어느곳을 가도 예전의 추억의 숨결을 느낄수 있기에...

일찍 부모님 산소엘 갔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93세의 천수를 못 누렸습니다

전 그 몫까지 대신 누릴께요,저의 건강을 지켜주세요.

조부님이 93세였는데 그걸 못 누린다면 조상님께 면목이 없죠.

독백을 했다.

 

아버지께선 꼭 93세이상을 사실줄 알았었다.

기침은 평생동안 했어도 가장 이상적인 체질처럼 보였기에 그걸 믿었지.

아버진 절대로 무리를 하실 않으셨다.

일을 하시다가도 무리다 싶으면 중지하곤 했었다.

식사도 절대로 과식이란것을 모르셨지.

헌데,

단 한번의 겨울 감기로 그렇게 허무하게 가실줄이야......

 

부모님 산소옆에, 얼굴을 알지도 못하는 큰 아버지묘.

결혼도 하기전에 돌아가셔서 아버지께서 제사를 모셨던 분이란다.

홀로 계시는것이 외로울까봐 아버지 곁에 모셨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과연 외롭지 않으실지.......

그 아래에 외롭게 눠 있는 동생.

41세의 아까운 나이에 갑자기 떠난 녀석.

인내심강하고 공부 잘했던 놈.

한번 파고 들면 끝장을 보는 그 끈질긴 집념.

중고등 시절에 단 한번도 노친적이 없던 장학생.

그런 놀라운 실력이 다 무슨 필요있담.......

결과론적인 것이긴 하지만 시골에서 몸담고 있는 공직을 보다 못해

서울로 끌어올린 나.

-시골에서 살게했음 생존해 있으려나..??

그런 생각을 해 보고 나 때문에 죽은거 같아 안타깝다.

서울이 아니라면 그런 병에 발병할리도 없었을거 같고......

녀석의 묘를 응시하고 있으려니 지난날의 기억들이 너무도 생생하다

토요일이면 둘이서 바둑두면서 다투던 일들.

-서로 한수를 물려달라고 하던 일들.

승승장구 올라가던 승진,

그 놈의 고속승진때문에 결국은 죽은거 아닐까?

승진으로 해서 지방 발령이란 것이 그 병을 얻은결과라서..........

-신경쓰지 말고 편히 살지.

 

사춘기 시절의 단짝 친구 진남이의 집.

8순을 넘긴 진남이 어머니.

방죽옆 조용한 집에 혼자기거하고 계신다.

-나이가 들수록 소란스럽게 여럿이 모여 살아야 하는데......

나이들수록 더 외롭게 살아야 하니,이건 어딘가 잘못 되어진 것.

<왜 나이든다고 혼자 살길 좋아한 사람이 있을까?

외로운건 누구나 참기 힘든 건데...........>

 

정정하고 그렇게 부지런하시던 진남이 어머니.

세월의 무게는 어쩔수 없나 보다.

늙고 힘없어 보이고.......

-아니, 진남이 광주에 살지 말고 여기서 살자하세요

이 좋은 집을 두고 왜 광주서 산답니까?

-아니 나도 싫어.

왜 내가 늙어서 자기들하고 살아.

내가 더 불편해.

편하게 활동하고 지낸것이 더 좋아.

자식도 어려서 자식이지.

-이게 진심은 아닐거야.

간절히 같이 살고 싶을거야.

맘만 편하다면.................

그렇게 편히 모시지못한 것이 자식탓이어서 그렇지.

 

저 작은 방에서 우리 친구들 몇이 모여서 킥킥 거림서 놀았고...

동네의 여자친구들 오라고 해서 밤이  깊은줄 모르게 놀던 곳.

숱하게 세월은 흘렀지만 어젠 일처럼 그립다.

-진남이, 안석,화섭, 춘식,태선...

이놈들도 나 처럼 그 무엇을 찾을려고 다들 고향을 등졌다.

저렇게 퇴락하고 볼품없는 집엘 뭐가 좋다고 그렇게들 놀러왔던고...

저 작은 방엘.......

 

간간히 개 짖는 소리뿐..

정적에 감돈 동네.

사람모습을 볼수없다.

더 없이 외로워 보인다.

 

아침 7신데도 아직은 이른가, 농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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