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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품에 대하여

-서울대학교 부속병원.

지난날의 악몽때문에 가고 싶지 않은 곳.

설마했었는데...

그곳에서 동생을 잃었었지.

1990년 6월 26일 저녁 8시경.

엊그제 같기만 하다.

한창 잘 나가던 놈이 병마에 결국 쓰러져 영영 먼길을 떠났었다.

동생을 잃었단 슬픔 보다도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을

위로 해주는것이 더 큰 문제였다.

-부모앞에 죽은 놈은 사람도 아니다.

헌데, 녀석도 죽고 싶어 죽었을까.

 

 

동생 입원했을때.....

어머니가 그 곁을 지키셨다.

입원해서 숨을 거둔 순간까지도...

어머니의 간절한 애원도 보람없이 간 녀석이 왜 그렇게 미웠던지...

막상 동생이 죽자 너무도 덤덤한 어머님 표정.

속은 쓰렸겠지만 태연하셨다.

-에이 이 못난 놈...

그 말씀 뿐.......

 

 

그 놈이 죽던날,

아침에 유난히 많이 몰려와서 짓어대던 까치.

-야, 오늘 반가운 소식이 있으려나 보다.

왠 까치가 저렇게 많이 왔담..

동생에게 좋은소식이 있으려나...??

-그랬음 좋겠다만.......

옆에서 듣던 누님.

헌데,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는 까치.

불길한 징조였을 줄이야...........

그 날을 넘기지 못했으니........

 

 

그 토록 오랫동안 병석에서 애 간장을 태웠던 놈.

하루도 어머니의 마음을 놓지 못하게 하던 놈.

왜 떠날땐 그렇게도 간단한지.......??

이승과 저승이 너무도 가까웠다.

이동식 침대에 하얀 보자기 쒸우니 끝.

바로 이 세상의 끝였다.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간단하고 순간적인가?

얼마나 찰라적인가?

허무했다.

숨을 거두자 너무도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한개의 값어치 없는 물건과 같았다.

어딘가로 버려야 하는 쓸모없는 물건.

 

 

며칠전에,

멀쩡한 친구가 서울대 입원했단 소식.

늘 건강을 최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몸 관리를 하던 친구.

이해가 안되었지.

어쩔수 없이 위문을 갔다.

거긴 쳐다본단 사실도 싫은 곳.

모임에서 놀러갔다가 뒤로 넘어져 며칠간 괜찮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두통이와서 입원하고 머리 수술을 받았단 애기.

뇌의 약간의 함몰이 있었고, 물이 조금 찼단애기.

 

 

반갑게 맞아줘야 할 친구.

엉뚱한 소릴 한다.

-야 너희들 어떻게 왔어.

자네 재길이 아냐?

엉뚱한 애기.

보기엔 멀쩡한데 뇌가 작동을 못한가 보다.

우리네명을 모두 재길이란다.

 

-차차 좋아질거란 애긴 하지만 너무 답답해요.

벌써 2주가 지났는데도 저 정도예요.

동안 병 수발에 지친 표정의 그의 와이프.

그럴테지.

말짱힌 시람이 어느날 갑자기 그 모양으로 변했으니........

환자도 환자지만, 그 곁에서 병 간호하는 사람의 고통.

그 심적인 고통은 누가 알랴..

나오는게 한숨이요, 답답함 뿐인데..........

 

 

오늘,

아는 분과 전화했다.

지금 많이 아픈가 보다.

전화하는 순간에도 통증을 느낄 정도면..........

긴 기간은 아니자만..

나도 그 아픔을 안다.

정상인의 대열에서 벗어나 한숨을 쉬어야 하는 처지.

-왜 나한테 이런 아픔이 온걸까?

원망과 허탈감.

비감과 모멸감.

혼자서 씹어야 하는 울분 등.

아파보지 않고선 모른다.

 

 

그 분에게 어떤 도움도 줄수 없다.

그런 아픈마음을 듣는단 것도 괴롭고....

-용기잃지 마라.

-건강을 회복할거다.

그런 입에 바른 말이 과연 도움이 될까.

 

 

아픈단것.

그런 와중에도 주위가 외롭단것.

치미는 슬픔이다.

그래도 그런와중에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육체적인 병듬 보다도 정신적인 피페.

그게 무서운 거니까.........

 

 

-힘 내세요, 당신은 능히 이겨낼수 있을 겁니다.

넘치는 에너지가 충분히 그럴수 있을겁니다.

당신의 밝은 웃음을 들려주세요.

꼭.,,, 약속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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