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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누나의 뒷 애기가 듣고 싶었다.

추석 무렵 갑자기 하늘나라 가버린 정자누나.

아직도 눈앞에 선한데.....

정자누나가 돌아가실때 까지 곁에서 있었던 동생 택자를 만났다.

가실때의 순간이라도 듣고 싶었다.

그녀가 사는 녹번동.

 

서대문 근무시절, 뻔질나게 출장나왔던  녹번동 사거리.

와이프와 데이트 하던 때 눈을 피해 여기서도 자주 만났었지.

녹번동 사거리도 차츰 아파트 숲으로 변해 예전의 여유있고 넉넉한 공간은

어디서곤 찾을수 없다.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여 인왕산이 보이질 않는다.

서울에서 변하지 않은곳이 있으랴....

 

정자누나완 자주 통화하곤 했지만,,,,

택자완 오랫만인거 같다.

-언니가 가 버려 너무 울었어?

얼굴이 안좋아 보여요.

-간 사람을 생각하면 뭐해, 바보같이 무정한 사람이지.

참 사람이 산단게  장난같아 요즘..

모든게 허무하게 보이고.......

-그럼 사는게 별거 아냐.

사는날까지 편하고 즐겁게 살아.

 

은평구청옆에서 식당하는 <복이>

그곳으로 갔다.

와이프를 만나게 해준 장 본인.

참으로 인연이란 묘한것

그 인연으로 부부가 되고,한 평생을 살게 될줄 알았을까?

 

정자누나가 쓰러지기 전에, 전처의 두 아들과 다퉜단 애기.

지금의 집이 재개발로 인한 보상문제와 뒷처리 문제로 심하게

다퉜단 것.

결국<돈>문제였다.

더럽고 지겨운 그 돈.

스트레스 받고 술을 너무 마신게 아닌가..

혈압이 상승하고 해서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것과 심장마비.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암튼 그런 스트레스로 해서 쓰러진거 같단 애기다.

3일간 식물인간처럼 있다가 그대로 가 버렸단 것.

 

젤로 안타까운건,

재취로 와서 고생해서 이 만큼 재산을 일궈놓고서도 후손하나 남기지 못하고

막대한 재산은 전처소생들이 갖게 된다는 것이 안타깝단다.

대지 120평이면 그 보상금도 만만치 않을건데....

 

허지만,

이게 고인의 복의 한계고 운명인걸 어떡하나...

인간이 어찌 운명을 거스릴수 있으랴....

 

-매일같이 가까운 곳에 있는 관계로 만나다가 문득 생각나고 없단 생각에 미치겠어.

거길 가면 언니가 있을거 같아..

그렇게도 건강관리에 자신을 갖고 만사를 재밋게 산다고 했는데...

왜 바보같이 그렇게 가버렷는지...

언니를 회상한듯 간간히 눈물이 맺히는 택자.

 

대 가족을 이끌고 서울에서 이 정도 살게 된건 <정자>언니 덕이란것.

가족을 위해 헌신하곤 자신은 정작 혼기를 놓쳐 혈육한점 남기지 못하고 가버려

불쌍하다는 것.

형제간에 기대고 호소할수있는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는 것.

-어찌 가슴이 뻥뚤린듯한 허전함이 없을까...

 

긴 시간을 정자누나와의 추억을 회상함서 애기했다.

-나이보담 성숙하고 알뜰한 사고.

-늘 자신보담 형제간의 일을 더 신경쓰고 화합을 위해 힘썼다는 것.

-동생들을 최고학부까지 보내 오늘날 이 정도로 살게 해준것등등..

 

셋이서 술한잔씩 하면서 오랫동안 대화한거 같다.

 

-이거 괜히 만나자 해서 잊혀진 상처를 건드린거 아냐?

-아냐, 너무 고마워..

그렇잖아도 생전에 언니가 자주 애기했어.

오붓하게 우리끼지 만나자고 그랬는데...........

-내가 너무 무심했지.

이럴줄 알았으면 진즉 찾아왔을건데....후회가 되네.

 

-언니 없다고 너무 풀죽지마.

가신분이 생각한다고 오실순 없으니까..

다 운명인거야.

-그래,

언니만 불쌍하지 뭐 우린 사는거야.

 

헤어지고 돌아서는데 찬 바람이 너무도 세차다.

<정자누나>의 해 맑은 모습을 상상하며 걸었다.

부디 편히 쉬시길...

 

-그래, 인생이란 짧아.

사는 날까지 후회없이 보람있게 살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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